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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15일 금요일

‘불법사찰 수사’ 전 사회적 반발

원본게시날짜 :  2012.06.14

ㆍ여야·시민사회서 강력 비판… 검찰 내부도 진실 규명 요구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에 “꼬리 자르기식”이라는 비판과 반발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검찰 행태를 비판하며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을 통한 진실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간인 불법사찰 은폐의혹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비상행동’은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사찰은 국가권력이 시민의 기본권을 짓밟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한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그런데도 검찰은 당초 ‘윗선’이나 ‘몸통’을 밝힐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비상행동은 “국민을 대신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실시해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사건 관련자 모두를 불러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서울지역 검찰청 한 부장검사는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에 대한 체포와 압수수색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을 수사 관점이 아니라 정무적 관점에서 바라봤고, 수사의지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훈 전 대법원장이 사찰 대상에 오른 것으로 드러난 데 대해 한 법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대법원장 소식이 궁금한 사람이 그 사람들이 말하는 VIP(대통령) 말고 누가 있겠느냐”며 “일국의 대법원장을 사찰한 사건을 내용도 없이 달랑 한 줄 언급해놓고 수사를 끝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국회 본청 앞에서 ‘MB-새누리당 정권 국기문란 사건 부실수사 규탄대회’를 열고 “19대 국회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등 국기문란 사건들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반드시 실시해 진실을 밝히고 국기문란의 뿌리를 끊을 것”이라며 “부실수사 책임자인 권재진 법무장관 퇴진에 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 장관이 정치적 책임을 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해임 문제도 “원 구성이 되면 논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권 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도 트위터에서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정권마다 행해진 불법사찰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두언 의원도 트위터에 “박종철 사건 당시 ‘탁치니 억했다’는 수사결과가 연상된다”며 “사회는 변했으나 수사기관은 30년 전 그대로”라고 비판했다.

내곡동 사저 헐값 매입, 민간인 불법사찰, BBK 등 정권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부실수사가 잇따르면서 검찰 개혁이 주요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가 열리면 반드시 검찰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면서 “검찰을 근본 개혁해야지 이대로는 국민을 보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6142157145&code=940301




2012년 5월 29일 화요일

MB 비판 육군 대위, 군검찰 조사받고 자살 기도

원본게시날짜 :  2012.05.29


육사 출신 현역 대위 최인수씨(가명-27)의 어머니 이인숙씨(가명-55)가 <시사IN>에 전화를 걸어온 것은 지난 3월14일이었다. 눈물 섞인 목소리로 아들이 육군통합수도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했다. 이틀 전 새벽녘, 아들이 수면제 10알가량을 삼켰다는 것이었다. 

병원 면회를 다녀왔다는 이씨는 기자에게 "트위터에 이명박 대통령 비판을 한 게 죄가 되냐"라고 물었다. 아들 최 대위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로 인해 3월9일 군검찰의 조사를 받은 후 자살 기도를 벌였기 때문이었다. 

군검찰의 조사를 받은 뒤, 최 대위는 상관모욕죄로 기소당했다. 군형법 제64조2항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 한다'라는 법조문이 근거였다. 

공소 사실에 들어가는 트윗은 "가카 이XX 기어코 인천공항 팔아먹을라구 발악을 하는구나" "수백억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신 분이 고작 수억 때문에 내곡동 땅을 가지고 장난을 쳤겠냐는 <중앙일보> 논평인지 사설인지를 읽고 나니 올해도 개소리가 풍년일 듯한 전망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등 15건이었다(표 참조). 이 중에는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나 IT 블로거 'doax' 등이 쓴 트윗을 리트윗한 내용도 4건 포함되어 있었다. 군사재판은 5월21일 시작되었다. 

최 대위는 현재 '기소휴직' 중이다. 기소가 된 군인을 강제 휴직 시키는 제도로, 휴직 기간에는 기본급의 절반이 지급된다. 최 대위의 심정을 어머니 이씨를 통해 들어봤다. 최 대위는 휴직 상태이지만 현역 군인 신분인지라 언론 인터뷰에 응하기를 꺼려했다. 지난 3월 중순부터 어머니 이씨와 수차례 만나며 오간 대화를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최 대위의 건강은 어떤가? 

군검찰 조사를 받던 3월과 4월에 비하면 아들의 상태가 좋아졌다. 그러나 재판이 다가오니 다시 불안해 한다. 5월21일 재판을 앞두고는 우황청심환 드링크제를 하루에 2병씩 마시기도 했다. 

익명으로 쓴 트위터가 군검찰에 알려지게 된 경위는? 

3월 초에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말이 많지 않았나. 그때 아들도 트위터에 자기 의견을 썼다. 제주 기지 자체는 찬성하는데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그러자 해군기지에 대해 뭘 아냐고 어떤 사람이 공격을 해왔고 그러다 논쟁이 붙었다. 설전을 벌이다 아들이 자기가 현역장교라 안보에 대한 고려 없이 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자 상대방이 아들의 신분을 물고 늘어졌다고 한다. 논쟁 중 상대방이 기무사에 아들을 신고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그로부터 며칠 후 군검찰의 조사가 시작되었다. 

지금 몇몇 언론에 기무사에 신고한 게 여대생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 않다. 군을 전역한 예비역이다(실제로 지난 5월24일 <시사IN>은 신고자 김아무개씨(24)와 통화를 했다. 김씨는 2010년 군을 제대한 대학생이었다. 김씨는 "원래 국방 문제에 관심이 많고 예비역이다보니 상대방이 군인 신분으로 할 말이 아니라고 봤다. 그래서 (기무사에) 신고했고 그 이후 진행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따로 통보가 오지 않아서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걸 정정해달라고 지난 주말에 한 방송국에 전화까지 했는데, 문턱이 너무 높더라. 연락처를 남기라고 해서 번호를 알려줬는데 아직도 답이 없다. 

조사 후, 최 대위가 자살을 기도했다고 했는데. 

아들은 강정마을 건으로 조사받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조사를 받을 때는, 강정마을 내용은 하나도 없고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썼던 트위터 멘션을 문제 삼았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리트윗한 내용도 있었다고 한다. 아들이 조사 받으면서 그건 자신이 쓴 게 아니라고 했는데도 군검찰이 트윗과 리트윗을 구분하지 못해 다 아들이 쓴 것처럼 기소했다. 이것이 모두 상관모욕죄로 걸렸는데, 아들의 법률대리인인 이재정 변호사 말을 들어보면 'KTX 민영화'나 내곡동 사저 논란에 대한 <중앙일보>의 사설 등을 문제 삼은 내용도 다 들어가 있다고 한다. 법에 대해 모르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군인은 정부 정책이나 신문에 나온 내용도 비판하지 못하나(이번 사건에 적용된 '상관모욕죄'에 대해 이재정 변호사는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로서의 지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정운영 전반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이 사건 트윗상 멘션에서의 대통령은 상관모독죄의 대상이 되는 '상관'이 아니라, 일반적 정책일반에 대한 국민의 정당한 비판의 대상이 일뿐이다"라고 말했다). 

심리치료를 받는다는 건 무슨 얘긴가. 

아들과 둘이서 같이 받고 있다. 군검찰 조사를 받으며 아들의 우울증이 심각해졌고, 나도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다같이 죽는 게 낫겠다'라는 마음에 유서까지 썼다. 하나뿐인 자식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기 괴로웠다. 한번은 아들 탓을 하다, 또 한 번은 이런 것조차도 죄로 만드는 정부 탓을 하다, 하루에도 마음이 수십 번 요동쳤다. 견디기 힘들어 어떻게 죽을까 고민까지 했다. 아들도 익명으로 트위터에 쓴 글 때문에 재판까지 가게 된 것에 무척 당황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시사IN> 246호( '군인은 SNS도 사용 못하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형석·김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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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3356

원문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308&aid=0000007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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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일 목요일

검찰 개혁이 필요한 이유 딱 한 가지

원본게시날짜 :  12.02.02 09:03

적어도 민주주의 하에서 어떤 권력도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은 없습니다. 심지어 대통령도 탄핵을 당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자리에 자기 사람을 쓰려고 해도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합니다. 국회의원들은 어떻습니까? 임기가 딱 정해져있고 매 임기마다 국민의 심판을 받습니다. 총리도 임기가 정해져 있고 수시로 교체되지요. 

경찰들은 검찰의 견제를 받지요. 마음대로 권력을 남용해봤자 담당 검사가 기소해주지 않으면 죽도 밥도 안 됩니다. 법원의 판사들은 어떤가요? 3심제로 되어 있는데다가 자신의 판결이 실명으로 기록되므로 권력을 함부로 남용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군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계급 지휘 체제가 있어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어차피 그 계급의 가장 꼭대기는 대통령이고, 대통령은 다시 국회와 국민에게 견제를 받으므로 결국 군대조차도 함부로 힘을 휘두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딱 한 곳, 검찰만 견제장치가 없습니다. 기소권도 검찰에게만 있고, 임명직도 아니고 임기도 없습니다. 판사처럼 실명을 남기고 판례를 기록하는 것도 아니고,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따로 취합하지 않는 이상 어느 검사가 무슨 사사로운 짓을 해도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물론 검사들도 기소 후에는 재판을 해야 하므로 법원에 견제를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문이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기소 자체가 유죄처럼 인식되는 우리나라의 정서상,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으며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고, 심지어 잘못된 기소에 대해 불이익도 받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시스템인 것입니다.

만약 어떤 고위공직자가 큰 비리를 저질렀다 칩시다. 검사가 기소 안 하면 누구도 그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됩니다. 법원에서 유무죄를 판단하는 것은 항소라도 가능한데, 검사가 무혐의라고 결론내리면 항소에 준하는 재심 절차도 없습니다. 증거가 있어도 그냥 기소 안 하면 그만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동영상 증거가 있어도 기소 안 하는" 그런 경우이겠지요. 그런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집단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하나라도 있다면 이야기를 해보시지요.

꼭 뭔가 잘못을 해서 권력을 견제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큰 권력일수록 견제장치는 무조건 필요합니다. 그런데 유독 검찰만 견제장치가 없고, 그렇게 수십년이 흘러오면서 말도 안 되는 권력남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심지어 "제 식구 감싸기" 같은 어처구니 없는 사례까지도 목격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 아닙니까. 큰 권력인데 견제장치가 없다는 것,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검찰은 개혁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딱 두 가지로 해결됩니다. 

첫째, 기소권을 가진 다른 집단이 필요합니다. 증거가 명백해도 기소를 안 하면 누구도 죄를 물을 수 없는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기소권을 가진 집단이 하나 더 있으면 됩니다. 그래서 참여정부 때 공수처 설립을 추진했던 것이지요. 고위공직자들만이라도 기소할 권한을 가진 독립단체를 두려 한 것입니다. 여기서 고위공직자에는 검사도 들어갑니다. 검사의 비리는 동료검사가 눈감아주면 그만인 지금의 현실 속에서, 검사도 기소당할 수 있는 것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면 검사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함부로 휘두를 수 없게 됩니다. 지금 특검이 그 역할을 일부 하고 있지만, 특검은 정치권에서 임명하는 것이므로 정치가 개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수처 등 대안을 갖춘다면 특검제도 자체가 불필요하게 됩니다.

둘째, 무리한 기소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하는 것입니다. 대법원 판결까지 받았는데 무죄로 확정된다면 그 기소는 잘못된 것입니다. 5년을 구형했는데 1년형으로 확정되었다, 그러면 어쨌든 죄가 있음은 인정된 것이므로 검사의 수사 자체는 문제가 없다 할 수 있겠지만, 아예 무죄로 확정 판결이 난다는 것은 검사의 수사 자체가 문제가 있음을 뜻합니다. 혐의가 있을 때 증거를 찾아서 기소해야 하는데 그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조작되지 않고는 무죄 확정은 불가능한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죄 확정이라면 검사가 자기 직무를 대충 했거나 또는 권력을 남용하여 억지를 부린 것이라고밖에 설명이 안 됩니다. 그런 검사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어 승진을 제한하고 급여를 삭감하며, 삼진아웃제처럼 이런 상황이 몇 번 누적되면 강제 퇴진시키고 변호사 개업도 금지하는 식으로 불이익을 준다면, 한명숙 기소와 같은 무리한 기소 남발은 원천적으로 차단됩니다.

이 두 가지는 절대 무리한 요구가 아닙니다. 사회적인 부작용도 전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수처 설립에 대해 검찰이 반발했듯이,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었던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검찰이 강경한 소리를 내었듯이, 검찰은 자신들의 권력이 털끝만큼도 침해당하지 않으려 버티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검찰은 개혁이 "시급"한 상황임을 만천하에 자인한 것이며,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참고로, 정치권은 검찰개혁을 원하지 않습니다. 검찰은 법무부 소속, 즉 정부의 소속이기 때문에 정권만 잡으면 검찰을 마음대로 주무르며 권력을 즐길 수 있으므로 지금의 부조리한 시스템을 더 선호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을 외치는 정치권이 있다면, 그것은 정말 칭찬해주어야 하고 그들에게 권력을 주어야 합니다.





원문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4647864&RIGHT_DEBATE=R1




2012년 1월 17일 화요일

[세상 읽기] 망나니의 칼 / 김동춘

원본게시날짜 :  20120116 19:28



정연주·한명숙·미네르바·피디수첩…
무죄로 끝날 일이 아니다
국민참여 국회 청문회를 제안한다

»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살로 몰아간 검찰의 칼이 정연주 전 <한국방송>(KBS) 사장과 한명숙 전 총리를 찌르지는 못했다. 이번에 이 두 사람에게 무죄 선고를 내린 일을 포함하여 미네르바 사건, <피디수첩> 사건에서 검찰의 칼을 거둔법원은 그래도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상식의 최저선을 지켜주었다. 그러나 애초 불법 민간인 사찰의 희생자가 되어 자신의 블로그에 촛불 동영상을 올렸다가 기소된 김종익씨는 이번에는 조전혁 의원의 막가파식의 고소를 받은 검찰의 먼지털기식 수사로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 그림 낙서를 했다고 검찰에 기소된 대학강사는 유죄판결을 받은 상태다. 정연주·한명숙 두 사람과 달리 이들은 평범한 시민이다. 그런데 이들은 지금 치명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 모든 사건은 도대체 애초부터 사건으로 성립조차 될 수 없었다는 점에서 동일한 성격을 갖고 있다. 재판부의 권고를 받아 세금 환급을 포기한 <한국방송> 사장을 배임죄로 기소한 것이나, 기업가의 신빙성 없는 진술 한마디로 전 총리를 범죄자로 몰아가고, 100만명 이상이 본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렸다는 혐의로 사기업 사장을 기소하고, 그냥 장난 정도로 봐줄 낙서사건에까지 칼을 휘둘러댄 것이다. 이들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보인 검찰의 비열함과 파렴치함을 글로 적으면 책 한권도 모자랄 것이다.

그런데 국가의 근본을 뒤흔든 중요사건이라 볼 수 있는 디도스 공격, 저축은행 사건, 효성그룹 비자금 사건, 한상률 전 국세청장 사건, 그랜저 검사 사건 등에서 검찰은 칼을 꺼내는 시늉만 했다. 사람들은 정연주·한명숙씨가 무죄가 되었으니 ‘사필귀정’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무죄’는 결코 원상회복이 아니다. 이 두 사람이 입은 개인적 상처도 크지만, 정 전 사장을 쫓아낸 이후 지난 3년 동안 <한국방송>이 공영방송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편파방송과 국민 바보 만들기 작업을 한 결과, 이 정권의 더 심각한 비리와 부정은 그대로 축소·은폐될 수 있었다. 미네르바 사건이나 <피디수첩> 사건이 무죄가 되었지만, 당사자들은 정신질환을 앓을 정도의 큰 상처를 입었고, 이 사건을 지켜본 국민과 언론인들의 입은 얼어붙었다. 국가의 근간을 뒤흔들 정도의 중죄에 제대로 칼을 들이대지 않는 것은 그런 범죄의 재발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법과 정의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일이었고, 과거 같으면 여러 번 탄핵을 당할 수도 있는 사안에 연루된 현 정권을 살려주는 일이었다.

칼을 휘둘렀던 사람들은 승승장구 출세하여 아직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옷을 벗은 사람은 연 수십억원의 수임료를 챙기는 잘나가는 변호사가 되었다. 그들은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지금도 부끄럼 없이 살아가고 있다. 과거 검찰이 그러했듯이 자신들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면 또다시 그들은 “시키는 대로 했다”며 권력 뒤에 숨을 것이다. 그래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 나라 최대의 암적인 존재는 검찰이다”라고 말했다.

망나니는 결코 스스로의 판단으로 칼을 휘두르지 않고 오직 명령에 충실하게 따를 뿐이다. 그런데 망나니의 잘못 휘두른 칼에 맞아 엉뚱한 사람이 죽거나 치명상을 입으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칼을 맞지 않아야 할 사람이 맞고, 마땅히 칼을 맞아야 할 사람이 살아남아 국민이 누려야 할 언론과 표현의 자유, 시장의 공정성, 정의가 여지없이 무너진다면, 그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질 것이며, 어떻게 망가진 사회를 바로 세울 수 있을까?

무죄로 끝날 일이 아니다. 피해자 보상과 검찰 사과로도 충분치 않다. 나는 국민참여 국회 청문회를 제안한다.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원문 :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14976.html




2012년 1월 4일 수요일

한 검사의 사직서 “양심에 비춰 이해할 수 없는 수사…”

원본게시날짜 :  20120104 14:24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일했던 박성수(48) 울산지검 형사1부장 검사가 검찰을 떠나며 검찰 내부게시판에 ‘사직의 변’을 올렸다. 박 부장검사는 이 글에서 이명박 정권 들어 무리한 수사를 벌인 검찰의 자기반성과 편향수사 논란의 중심에 섰던 대검 중수부 폐지를 주장했다.
박 부장검사는 ‘사랑받는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기를 소망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연이어 불거진 검찰 관련 문제들을 묵과하며 검사의 직분을 버티어 나가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이왕 여기까지 온 것 좀 더 참아볼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감이 떨어지기를 그저 기다리는 것도 염치없는 일이거니와 장부로서 취할 태도는 아닌 듯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검찰도 이제, 정치적 시비나 국민적 비판에 아랑곳없이 서슬 퍼렇게 질주해 나가던 집권 초중반기의 모습을 잠시 멈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힘 빠진 실세 관련 수사나 저축은행 비리·재벌 관련 비리 등 국민으로부터 그나마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사건들을 진행하면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현 정부가 임기 말에 접어든 것은 분명 사실인 것 같습니다”라며 현재 검찰의 모습을 이렇게 진단했다.
박 부장검사는 정치권과 여론이 지지하고 있는 ‘검찰 개혁’ 움직임과 관련해 “늘 그래 왔듯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국민과 국가의 장래를 위한다는 일념으로 조직의 명운을 걸고 이를 막아야만 되는 상황에 다시 직면할지도 모르겠다”며, 먼저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한 검찰의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그가 꼽은 첫 번째 방책은, ‘검찰권이 무리하게 남용된’ 사건에 대한 검찰의 자기반성이다.
“법률가의 양심에 비추어 보아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사와 기소가 이루어지고, 법원에서 여지없이 무죄가 선고되었는데도 상소권을 행사함으로써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조차 계속적인 고통을 주고 있는 사건은 없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인간이기에 실수하거나 오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당사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과 피해를 안겨주었다면 당연히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박 부장검사는 대검 중수부의 폐지도 주장했다. “(중수부가) 정치권력이나 시장권력의 부정부패를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간 무소불위 검찰권력의 상징으로서 그 정치적 편향성 시비로 인하여 검찰 전체로 봐서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많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수사권을 분산시킴으로써 권력의 사유화 및 정치권력의 개입 유혹을 방지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의의 회복과 개혁추진의 기반은 인사로부터 출발”한다며 “그동안의 검찰 인사가 말 그대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져 왔는지, 지연이나 학연 등에 의해 지나치게 편중된 인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는지, 정치적 편향성은 띠지 않았는지 등에 관하여 냉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검사장에 대한 인사는 대통령이, 검사의 인사는 대통령의 위임을 받은 법무장관이 행사하는 현실을 상기시키며 “대통령이 자의적 인사권을 통해서 검찰을 장악하려 하여서는 아니 되지만, 반대로 검찰권이 남용되는 경우 인사권을 통한 견제는 주권재민의 원리에 따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집권자로서 수사 불개입·불간섭 원칙을 지킴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되고, 선출된 권력의 인사권과 입법권을 통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들임으로써 검찰권의 남용이 견제되는데 동의할 수 있는 인물들이 선택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사를 통해 검찰을 장악하려고 드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지 말자는 얘기다.
후배검사들에게는 “‘정치검사, 편파검찰’이라는 말 대신에 ‘국민검사, 개념검찰’이라는 말이 국민의 가슴속에 자리 잡도록 모두 힘을 합쳐 혼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른 것을 얻고 제대로 보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拿得定 見得透 事無不成)”는 중국의 경구를 인용하며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함부로 검사직을 던지지 말고, 꿈과 희망을 갖고 용기 내어,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법의 지배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자유롭고 안정된 민주사회를 구현(검사윤리강령)’하는 검사 본연의 자세를 지켜나가시기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박 부장검사는 1994년 사법연수원을 수료(연수원 23기)하고 검사로 임관했고, 수원지검에서 근무하던 2005년 청와대 법무행정관으로 기용됐다. 참여정부 임기 말인 2007년에는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승진’했고, 2008년 검찰로 복귀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아래는 사직서 전문
사랑받는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기를 소망하며
- 검찰을 떠나면서 - 박성수
1. 서언
검사로서의 꿈은 꿈으로 끝나는 것일까요? 저는 이제 20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새로운 길로 나서려 합니다.
“박비서관, 나중에 검찰로 돌아가면 왕따 당하는 것 아니에요? 나를 도와준 것 때문에…·”, 2007년 6월 11일 대통령 관저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 부부와 오찬 중 대통령께서 웃으시며 하신 말씀이 문뜩 떠오릅니다.
참여정부에서 2년 6개월간 청와대 행정관, 법무비서관으로 봉직한 후, 사법연수원 교수를 거쳐 5년 만에 일선 검찰로 복귀하였지만, 연이어 불거진 검찰 관련 문제들을 묵과하며 검사의 직분을 버티어 나가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이왕 여기까지 온 것 좀 더 참아볼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감이 떨어지기를 그저 기다리는 것도 염치없는 일이거니와 장부로서 취할 태도는 아닌 듯합니다.
나가는 사람으로서 그 진정성에 의심을 받고 싶지 않았고, 오랫동안 몸담아 왔던 검찰에 누를 끼치는 것 같아 많이 저어되어 말없이 떠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말한 등애(godfly)의 심정으로, 미래의 검찰을 짊어지게 될 후배들과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직원들을 위하여 제 나름의 소회와 당부를 남겨놓는 것도 선배로서 일종의 책임이라 생각되어 몇 글자 적어봅니다.
2.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검찰을 위하여
검찰도 이제, 정치적 시비나 국민적 비판에 아랑곳없이 서슬 퍼렇게 질주해 나가던 집권 초중반기의 모습을 잠시 멈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힘 빠진 실세 관련 수사나 저축은행 비리·재벌 관련 비리 등 국민으로부터 그나마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사건들을 진행하면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현 정부가 임기 말에 접어 든 것은 분명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세 좋게 검찰권을 맘껏 휘두르면서 수사·기소했던 정치적 사건들에 대하여 법원에서의 무죄를 뒤집기 위해 공소유지에 진력하거나 애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멀어지기를 기대하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이제야말로 ‘정치검찰, 무소불위의 검찰’을 ‘확 바꿔야 한다’라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늘 그래왔듯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국민과 국가의 장래를 위한다는 일념으로 조직의 명운을 걸고 이를 막아야만 되는 상황에 다시 직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능력이 출중했든지, 배경이나 처세술이 좋았든지, 아니면 관운이 좋았든지 간에 중앙무대에서 요직을 오고가며 승승장구하는 검사들에게는 ‘최고의 사정기관, 권력기관, 무소불위의 검찰’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 실감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고소사건, 송치사건 처리와 허울뿐인 수사지휘 등에 허덕이면서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데도 별다른 관심이나 대접도 받지 못하는 대부분의 일선 지방청 검사들에게는 위와 같은 용어나 ‘정치검찰, 편파검찰’ 등이라는 말에 허탈감이나 자괴감만 느끼게 합니다.
검경수사권조정과 관련하여 총장까지 물러난 마당에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형국이고,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에 관하여는 이미 끝난 얘기라며 그와 같은 주장이 세력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검사 직접 조사 확대, 고소사건의 보다 완벽한 처리’ 등에 충실할 것을 주문하는 것 이외에 다른 해결책은 특별히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첫째, 과거부터 현재까지 검찰의 공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반성 및 사과, 둘째, 인사와 제도 혁신을 통한 검찰의 제자리 찾기, 셋째,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소통 등 민주적 조직문화와 의식의 개혁이 요구되며, 이것이 바로 우리 검찰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3대 개선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가. 검찰도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여야 합니다.
우선 검찰도 지난 시절부터 현재까지 공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통해서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냉철하게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사과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잘못이 있다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고 빨리 고칠수록 좋습니다. 어려움은 있겠지만 이제 한번쯤은 정리할 때도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국정원이나 경찰, 사법부도 과거의 잘못을 일정부분 정리하고 반성하였는데 유독 검찰만이 그러한 과정이 없었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몇 가지 정치적인 사건 처리에 있어서 검찰권이 무리하게 남용되고 무엇보다 중요한 형평성과 공정성이 확보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멀리 볼 것도 없습니다. 현 정부 들어 축소·부실·봐주기 수사라고 거명되거나 반대로 과잉·표적·보복수사라는 국민의 호된 비판을 받고 있는 사건들이 참으로 적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온 몸을 던져버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상황을 몰고 간 박연차 관련 수사에 있어서는 “해도 너무 한다”거나 “치졸하고 패륜적이기까지 하다”라는 분노어린 시선도 많았습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트위터 등 SNS에서의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마저 재갈을 물리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수사의 착수시기와 대상, 방법과 범위, 절차 등이 자의적이지는 않았는지, 합법과 법치라는 이름하에 법전을 들이대는 것만으로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졌다고 자임할 수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또한 법률가의 양심에 비추어 보아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사와 기소가 이루어지고, 법원에서 여지없이 무죄가 선고되었는데도 상소권을 행사함으로써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조차 계속적인 고통을 주고 있는 사건은 없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그와 같은 사건 중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특히 당해 사건의 수사검사들로서도 할 말은 많을 것입니다. 즉, 수사관련 정보가 독점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실 수사팀 이외에는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기에 함부로 추단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사팀도 모르게, 제공된 정보가 불순한 의도 하에 조작되거나 생산되었을 가능성도 있고, 공명심에 이끌려 성급하게 판단함으로써 일을 그르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유무죄에 관한 최종적 판단 기관인 법원의 판결이나 당사자들의 주장, 사건을 둘러싼 사회 여론이나 국민적 평가를 전혀 도외시할 수도 없는 것이겠지요. 인간이기에 실수하거나 오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당사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과 피해를 안겨주었다면 당연히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와 제도 개혁입니다.
- 정의의 회복과 개혁추진의 기반은 인사로부터 출발합니다.
“인사가 만사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국가기관이나 사회조직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검찰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검찰의 경우는 힘깨나 쓸 수 있는 요직이 지극히 한정되어 있고, 평검사나 부장검사, 심지어 대검검사(검사장급)들 간에도 보직간의 우열이나 편차가 심하고, 지방기피현상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 인사가 다른 어떤 국가기관보다 민감하고도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그동안의 검찰 인사가 말 그대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져 왔는지, 지연이나 학연 등에 의해 지나치게 편중된 인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는지,정치적 편향성은 띠지 않았는지 등에 관하여 냉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검찰 조직의 특성상 내부에서의 과거사 정리든 보직 배치든 제도개혁이든 이는 결국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 등 지휘부나 주요 보직 검사들이 어떠한 스탠스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많이 좌우되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휘부가 어떠한 정치철학이나 가치관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장관이나 총장, 대검검사급에 대한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그 이하 검사에 대한 인사권은 대통령의 위임을 받은 장관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결국은 국민이 어떠한 정부를 선택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겠지요. 대통령이 자의적 인사권을 통해서 검찰을 장악하려 하여서는 아니 되지만, 반대로 검찰권이 남용되는 경우 인사권을 통한 견제는 주권재민의 원리에 따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집권자로서 수사 불개입·불간섭 원칙을 지킴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되고, 선출된 권력의 인사권과 입법권을 통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들임으로써 검찰권의 남용이 견제되는데 동의할 수 있는 인물들이 선택되기를 바랍니다.
만일 사건처리에 있어서 국민들의 비판대로 검찰권이 남용된 과오가 있다면 일정부분 이를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순리이겠지요. 보다 근원적으로는 올바른 역사인식과 민주적 소양을 갖춘 검사들이 나래를 펼 수 있도록 시대정신에 맞는 개혁적 인사를 실시하여야 할 것입니다. 개혁추진의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그 신념과 의지가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여 검찰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때가 어서 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 대검 중수부는 폐지하고 지역검찰제를 실시하여야 합니다.
다음으로 제도개혁과 관련하여 한 말씀 드립니다. 그동안 검찰권력 견제를 위해서 대검 중수부 폐지, 공수처 신설, 검경수사권조정 등과 같은 굵직한 문제들이 거론되어 왔습니다. 현재의 검찰에서는 위와 같은 논의가 검찰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는 움직임이라 하여 논리적, 심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고,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의 문제에 불과하므로 현재의 시스템 안에서도 얼마든지 잘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공수처에 대한 논의는 별론으로 하되, 우선 대검 중수부는 한시적으로라도 과감하게 폐지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력이나 시장권력의 부정부패를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간 무소불위 검찰권력의 상징으로서 그 정치적 편향성 시비로 인하여 검찰 전체로 봐서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많았음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획·조정·지원하는 선에서 그 역할을 담당할 부서를 새로 만들고, 기존의 중수부 기능은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지검이나 고검에 넘겨야 할 것입니다. 다만, 일선 지검에 맡기는 것이 현저히 부적절할 경우, 국민적 요구가 있을 경우, 검사나 직원들 관련 사건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여 특별수사본부 형식의 예비적·임시적 기구를 설치하여 독립적으로 처리케 하는 것도 검토해볼만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권력은 나누어줄 때 더 커지고 오래 갈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수사권을 분산시킴으로써 권력의 사유화 및 정치권력의 개입 유혹을 방지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보다 용이해질 것입니다. 자칫 위임받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 위에 서서 나라를 좌지우지하려는 오만함에서 벗어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또한 지역검찰제(소위 향검제)도 이제는 점진적, 단계적으로 시행할 때가 되었습니다. 검사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여 지방고검 단위로 안정적으로 복무케 하고 가급적 해당 지역에서 오래 근무한 검사들 중에서 간부진도 배출시킴으로써 지역검찰의 사기도 진작시키고 검찰 내에서의 위상과 권한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역시 장관이나 총장에게 집중된 인사권과 수사권을 민주적으로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전문성 제고로 사정기능이 훨씬 강화되는 장점이 있을 것입니다. 시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엄정한 감찰권 행사를 통해서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검경수사권조정에도 보다 대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검찰편이라던 현 정부에서 수사권 관련 형사소송법 규정이 개정되었습니다. 검찰의 입장에서야 득 될게 없었겠지만 어찌되었든 입법권자인 국회의 권한 행사와 기관간의 조정에 의한 것이므로 마땅히 존중해야 합니다. 문제가 있다면 얼마든지 또 바뀌어 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 또한 국민의 선택이겠지요.
첨언하면, 앞으로도 수사권을 확대하고 검사로부터의 수사지휘에서 벗어나려는 경찰의 노력은 계속 진행될 것입니다. 경찰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이겠지요. 또 한편으로는 현행법상 명문화된 경찰의 수사 개시·진행권을 확대해석하거나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최대한 약화시켜 검사의 역할을 대신하려는 경찰 간부들의 움직임도 계속될 것입니다.
그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서, 우리 먼저 자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우리 스스로 변하지 않고, 국민을 향하여 경찰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니 인권보장이니 하는 말들을 외치는 것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 지 의문입니다. 국민들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왜 검찰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우군들이 그다지도 적은지 그 근본원인을 냉철하고 솔직하게 분석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설령 국민의 또 다른 선택에 의하여 경찰이 수사권을 좀 더 행사한다 해도, 대검 중수부가 폐지된다 해도, 공수처가 신설된다 해도, 현행법상 고유의 수사권과 기소권 등을 보유하고 있고, 국가를 대표하는 법률가인 검사의 역할과 존재가치가 무너지기야 하겠습니까. 국민을 상대로 실력으로 당당하게 경쟁하고 승부하겠다는 배짱도 필요합니다.
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소통 등 민주적 조직문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외부로부터의 검찰개혁에 수동적으로 반응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검찰 내부에서도 진지하게 그 발전방향을 고민해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여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수중심, 서열중심의 조직문화로 인하여 획일적이고 폐쇄적이며 권위주의적인 요소는 여전히 검찰 내에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검사 및 직원들과의 회식이나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 검찰에 우호적인 50-60세대 중심의 검찰 외곽 단체와의 만남도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 없겠지만 그것만으로 검찰내외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에 어렵습니다.
우선 이프러스나 검사회의 등을 통하여 검사나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명하고,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다 개방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 검사들도 위축되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당당하게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바른 소리를 한다면 누가 탓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일방적 지시나 형식적 토론회를 거칠 것이 아니라 쌍방향 소통을 통하여 검사나 직원들의 진심은 무엇인지, 그 의사를 어떻게 존중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급변하는 현실 속에서 검사들이 올바른 역사인식과 현실인식을 할 수 있도록, 검사이기 이전에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민주적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그에 걸맞게 검사들에 대한 교육 체계 및 컨텐츠 등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3. 국민검사·개념검찰로 거듭나야
1%를 위한 검찰이 아니라 99%를 위한 검찰로 거듭나야 합니다. 소수의 검사들에 의한, 그들만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다수의 검사들에 의한, 국민을 위한 검찰이어야 합니다. 대다수 검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그럼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일선 부장검사로 복귀한 이후 저는 검사들과 함께 부대끼고, 이프러스에 게재되는 젊은 검사들의 용기 있고 충정어린 글들을 읽으면서 검찰의 미래는 생각보다 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폼 나는 부서에 있지는 않지만 맡은 바 소임을 묵묵히 수행하고, 또 검사로서 정의감과 자긍심을 갖고 잘 해보려는 검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치관이나 철학이야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훌륭한 인품과 실력을 갖춘 선배 검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모든 사물이 변하듯이 세상도 변할 것이고, 머지않아 시대도 다시 바뀔 것입니다. ‘정치검사, 편파검찰’이라는 말 대신에 ‘국민검사, 개념검찰’이라는 말이 국민의 가슴속에 자리 잡도록 모두 힘을 합쳐 혼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역사의 시계가 일시적으로 뒤로 갈 수는 있어도 역사의 진보를 믿기에,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있기에, 안팎에서 그 뜻을 모은다면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중국의 어느 현인은 “바른 것을 얻고 제대로 보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拿得定 見得透 事無不成)”고 하였습니다.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함부로 검사직을 던지지 말고, 꿈과 희망을 갖고 용기 내어,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법의 지배」를 통해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자유롭고 안정된 민주사회를 구현(검사윤리강령)”하는 검사 본연의 자세를 지켜 나가시기 바랍니다. 머지않아 미래 검찰을 책임지게 될 여러분들의 건투를 빕니다.
돌이켜보면, 부끄러울 때도 많았지만 검사라는 신분 덕분에 국가와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과 과분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소중한 인연을 맺었던 선후배님, 동료 및 직원 여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고마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모두들 행복하시고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원문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13338.html

[단독]침묵하던 'BBK 검사' 입 열다 "촉견폐월(蜀犬吠月)"

원본게시날짜 :  2012.01.04 09:09

BBK수사당시 주임검사 최재경 중수부장, 정치권 일각 '재수사론'일축




"'촉견폐월'(蜀犬吠月)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최근 인터넷 정치풍자 팟캐스트 '나꼼수'로 유명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의 구속수감을 전후해 정치권 일각에서 'BBK 재수사'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당시 BBK사건의 주임검사였던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50ㆍ검사장ㆍ연수원17기)이 3일 어렵게 입을 열었다.

'촉견폐월'은 '촉나라(지금의 중국 사천지역)의 개는 달이 뜨면 짖는다'는 뜻이다. 흐린 날이 많은 사천지역 특성상 밤에도 달을 보기 힘들어 일단 달만 뜨면 개들이 짖어댄다라는 의미다. 식견이 좁은 사람이 현인(賢人)의 언행을 의심하는 일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최 부장은 "(BBK 수사) 그때 수사검사가 10명이었는데 모두 출신지역과 학교 등이 달랐다"며 "10명의 검사가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직 진실만을 향해 나아갔다"고 말했다.

대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수사기획관,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를 거친 '특수통' 최 부장은 지난 200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재직 당시 'BBK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의 'BBK사건 대책단장'이었던 정봉주 전 의원과 사사건건 공방을 벌이며 맞섰다.

최 부장은 "잘 모르는 사람들은 당시 수사가 이명박 정부하에서 이뤄졌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는 노무현 정부하에 임명된 장·차관이 눈을 부릅뜨고 우리 수사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BBK 재수사론을 일축했다.

최 부장은 "서울중앙지검의 최정예 수사팀인 특수1부 검사들이 동원돼 수사를 벌인데다 이후 특검까지 거쳤다"며 "(정봉주 전 의원이) 1심부터 2심, 3심까지 모두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한국사회 시스템이 그리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최근 BBK 재수사 논란에 대해 답답하고 안타깝지만 공직자로서의 처신을 생각해 그냥 이렇게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총선과 대선이 한꺼번에 치뤄지는 올해 정관계 인사의 비리를 다루는 검찰 특수수사의 사령탑인 대검 중수부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최 부장은 마지막으로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중수부는 몰라도 중수부장은 올해 많이 바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






원문 : http://cnews.mt.co.kr/mtview.php?no=2012010409018238279&type=1

2012년 1월 3일 화요일

"MB정부에서 정권 눈치보기-줄서기 부활 참여정부도 검찰의 과거회귀 예상 못 해"

원본게시날짜 :  2012.01.02

[신년 인터뷰] '정치검찰' 비판하며 사표 낸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흔들리는 점을 비판하며 검찰을 떠난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가 지난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최근 자신이 개원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주는 것은 정권의 의지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 유성호
백혜련
검찰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가 다시 접었다. 주위에서 간곡하게 말려 마음이 약해졌고, 2년 뒤면 부장검사로 승진할 수도 있다는 '현실적 유혹'도 물리치기 힘들었다. 하지만 검찰이 지난해 11월 "SNS상에서 한미FTA와 관련된 유언비어나 괴담을 유포한 사람을 구속수사하겠다"고 밝히자 다시 사퇴 결심을 굳혔다. "검찰 자체개혁 동력이 완전히 소진됐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후 그는 검찰 내부전산망 '이프로스'에 '이제 떠나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2011년 11월 21일). '정치검찰'이라는 단어가 딱 한 번 등장하는 이 글은 10년 검사생활을 끝내려고 작심한 한 현직 검사가 '정치검찰'을 향해 날린 직격탄이었다.

"현재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은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는 큰 사건,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이 고도로 요구되는 사건들의 처리에 있어 저희 검찰이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며 제대로 된 사건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란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정의롭게 보여져야 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검찰의 모습은 국민들이 볼 때 결코 정의롭게 보여지지도,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고 있다고 보여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지난 2003년 3월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의 대화' 당시 평검사들이 발표했던 글을 상기시키며 "그때의 들끊던 평검사들의 열정이 그립고, 그때의 반성과 다짐이 가슴에 사무쳐온다"고 썼다. 그의 가슴에 사무쳤던 당시 평검사들 발표문은 이랬다.

"그동안 검찰이 일부 정치적 사건을 투명하고 엄정하게 처리하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책임이 저희에게 있다는 국민의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중략) 저희들은 앞으로 정치적 사건을 포함한 모든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어떠한 압력도 거부하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며 수사과정에서 국민의 인권보장을 더욱 철저히 할 것을 국민들에게 약속드립니다."

"사회적 약자 편에 서겠다는 초심을 잃지 말자 다짐"

정치검찰을 비판하며 사표를 낸 백혜련(44)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 그는 '운동권 출신 검사'였다. 고려대 사회학과에 입학해 학생운동에 참여했고, 졸업한 후에는 안산지역에서 노동운동을 벌였다. "일하는 사람이 정당한 대접을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충만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1989년 소비에트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한국 운동그룹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백 전 검사의 '인생 전환'도 불가피해졌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혼과 동시에 '사법고시'를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1980년대 운동권출신에게 '금기'와 같았던 '고시'를 선택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29일 수원에서 만난 그는 당시의 선택을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사회변혁을 꿈꾸었던 사람들이 세 가지 길을 선택했다.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방송 등 언론계에 진출하거나 고시공부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 대학교수를 하려면 연줄이 있어야 했고, 언론계 진출에는 배경과 얼굴이 많이 작용해 저는 불가능했다. 그런 것들에 비해 고시는 자기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가장 공정한 것이었다."

백 전 검사는 "(운동 외에) 지식인이 할 수 있는 다른 영역을 생각하게 됐다"며 "나는 고시를 공부해서 법조계에서 역할을 찾아보겠다고 한 것이고, (안산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만난) 남편은 시민운동 분야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특히 '검사'를 선택한 이유는 이랬다.

"검사 시보생활을 해보니 검사 직역이 저한테 잘 맞았다. 학생운동을 할 때 (추구한 가치의) 기본골격이 사회정의였고, 검사도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직역이어서 검사가 잘 맞았다. 또 판사는 정적인 반면에 검사는 동적이다. 그런 점이 제 성향에도 맞았다."

그런데 검사 임용 등 인사를 관장하는 법무부 검찰1과에서 백 전 검사의 지도검사에게 '문의'를 해왔다. "운동권 출신인데 검사로 임용되면 문제가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지도검사였던 이경재 현 대구지검장은 "전혀 문제 없다, 검사생활을 잘 할 것"이라고 적극 추천해주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2000년 검사에 임용된 백 전 검사는 첫 근무지인 수원지검에 부임하면서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선다는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런 초심을 잃지 않았기에 삼성물산 재개발비리나 국세청 비리 사건 등을 파헤칠 수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검사 시절 <인간극장-8부의 검사들>에 유일한 여검사로 출연했고, TV드라마 <아현동 마님>에 등장하는 여검사 '백시향'의 실제모델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그는 "제가 그 드라마의 실제모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겸손해했다. 

"MB정부에서 줄서기-정권 눈치보기 부활했다"


  
한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가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최근 자신이 개원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무실 한켠에 백 변호사가 이경재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부터 수여 받은 재직 기념패가 놓여져 있다.
ⓒ 유성호
백혜련
백 전 검사는 첫 부임지인 수원지검과 대구지검 김천지청, 수원지검 안산지청, 서울중앙지검을 거친 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즈음에 미국 연수를 떠났다. 그리고 2009년 초 1년 만에 서울중앙지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검찰 분위기는 참여정부 때와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참여정부가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한 것만은 확실하다. 참여정부 때는 그렇게 검찰의 독립성이 보장됐는지 몰랐다.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미국에서 돌아와 보니까 검찰이 정권 눈치보는 분위기가 많았다. 특히 평검사들부터 부장검사 이상까지 줄서기 문화가 부활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동기인 검사가 검찰 내부게시판에 노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한다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그런데 부장이 그 글을 내리라고 했다. 그만큼 검찰이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분위기였다."

백 전 검사는 "(그에 비해) 참여정부에서는 검찰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연결을 끊는 등 검찰과 권력의 유착관계를 최대한 통제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 그런 부분을 확 끊겠다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예전의 줄서기 문화가 많이 부활했다"고 지적했다.

백 전 검사는 앞서 언급한 '사퇴의 글'에서 "사건을 처리하는 절차상 공정성의 문제"를 검찰불신의 이유 중 하나로 제시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총리 검찰수사를 염두에 둔 것이다. 

"(두 사건에서) 실체적 진실은 별론으로 하고 개인의 사생활이 무차별적으로 폭로됐다. 그것이 결국 노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갔다. 그런 점에서 검찰수사에 광징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노 대통령이 갖는 사회적 의미가 일반 형사사건과 다르기 때문에 그런 점을 좀더 엄격하게 판단했어야 했다. 노 대통령과 그의 소환조사가 갖는 사회적 의미를 생각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 그런데 검찰의 책임뿐만 아니라 언론도 그 책임을 반분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이 많이 훼손되었다는 것이 백 전 검사의 일관된 문제의식이다. 그는 "입장이 갈리는 여러 가지 사건에서 검찰의 입장은 일관됐다"며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많은 사건들이 한방향으로 치우쳤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한방향으로 치우"친 사건들 중에 "검찰역사상 가장 오욕적인 사건"으로 'PD수첩 수사'를 들었다. 

"PD수첩 사건은 기본적으로 기소되어 무죄판결이 나서가 아니라 원수사팀이 법리적으로 기소할 수 없다고 판단 내렸다. 그런데 원수사팀을 교체해 다시 수사했다는 것 자체가 가장 오욕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정권이 원하는 것을 검찰이 수용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MB정부에서 이런 정치검찰 행태가 활개를 치는 것은 '참여정부의 업보'라는 지적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면서 검찰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아 생긴 결과"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백 전 검사는 "참여정부에서도 검찰이 이렇게 다시 과거로 회귀할 거라고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검찰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있다는 측면을 예측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백 전 검사는 "문재인 전 비서실장의 지적처럼 기본적으로 검찰은 수사기관이자 행정기관이어서 정치성이나 정권과의 연관성을 완전히 탈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주는 데서 정권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디도스 공격 수사로 국민여론 차버렸다"

백 전 검사가 "검찰 역사상 가장 오욕적인 수사"라고 지적했던 PD수첩 수사의 경우 수사를 지휘했던 임수빈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지난 2009년 1월 결국 사표를 냈다. 그로부터 1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백 전 검사도 10년 검사생활을 스스로 끝냈다. 하지만 이렇게 '행동하는 검사'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 검찰조직의 현실이다. 

"많은 검사들이 정치적 중립성이 많이 훼손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표출하고 행동에 옮길 사람은 극소수다. 하지만 현재의 검찰조직 문화에서 자신의 사직을 결심하지 않고 그렇게 행동하기 힘들다. 인사라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내년 2월에 인사가 있는데 제가 이런 글을 쓰면 인사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제 경우 수도권으로 올라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먼 지방으로 발령내버릴 수 있지 않겠나. 그런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백 전 검사는 "인사가 검사들을 통제하는 핵심적인 수단"이라고 일갈하면서 "(주요보직이) 검사들로 이루어져 있는 법무부를 문민화하고, 검찰인사위를 독립적 기구로 구성하고 외부인사를 참여시켜 투명한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줄곧 제기해온 대검 중수부 폐지,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에도 찬성의견을 나타냈다. 다만 검경 수사권 조정에는 굉장히 신중한 견해를 피력했다.

"우리가 직접 경험해본 바로는 경찰이 더 청탁수사를 많이 한다. 게다가 경찰은 굉장히 큰 조직이다. 국민들은 경찰 권력이 검찰 권력보다 훨씬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경찰은 엄청난 인원을 가지고 있고, 정보력에서도 검찰을 뛰어넘는다. 그렇게 큰 힘을 가진 경찰이 통제되지 않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폐해를 생각해야 한다. 검찰이 통제되지 않았을 때의 폐해만큼 경찰이 통제되지 않았을 때의 폐해도 크다."

백 전 검사는 "경찰은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국민 여론을 얻었지만 이번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수사로 인해 (국민여론을) 차버린 측면이 있다"며 "검찰은 경찰에 실질적 권한은 주되 마지막 경찰 통제장치로써 (형사소송법상) 수사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백 전 검사는 "그동안 검찰이 상대적으로 깨끗한 조직이라며 검사 비리를 안일하게 처리해온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상대적으로 깨끗한 조직이라는 의식에서 탈피해야 하고 검사들이 부패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제식구 감싸주기가 있었다. 특수수사를 많이 했던 한 선배는 제일 하고 싶지 않는 수사가 검사를 조사하는 수사라고 했다. 무슨 사건 때문에 검사를 조사했는데 '대통령을 조사할망정 검사가 검사를 조사하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럴 정도로 검사가 검사를 수사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압박이 간다. 그래서 검사비리를 가혹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스폰서 검사나 샤넬-벤츠 검사처럼) 문제가 있는 검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감싸주기보다는 초반부터 색출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다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될 줄 몰랐다"


  
정치검찰을 비판하며 사표를 낸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
ⓒ 유성호
백혜련

백 전 검사가 사표를 낸 이후 그의 정치권 진출설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5일 <한국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지금 제가 정치에 몸을 담는다면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배신하고 왜곡하는 일"이라며 부인한 바 있다.

백 전 검사는 "검찰 자체 개혁 동력이 없고 외부에 의해서 개혁되어야 한다면 결국 사회적 힘, 정치적 힘에 의해서 개혁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점에서 저도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정치는 철저히 국민에게 봉사하고 자기를 희생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저는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며 "주변에서 나서야 한다는 얘기도 하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지금은 변혁의 시기다. 이명박 정부가 일군 가장 큰 공로가 있다면 정치에 무관심한 많은 국민들을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저도 검사생활을 했던 10년간 비정치적이었다. 그런 제가 다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될지 몰랐다. 검찰의 현실, 민주주의의 퇴보 등을 보면서 젊은 날 가졌던 변혁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

백 전 검사는 "앞으로 변호사로서 여성과 인권분야에 매진할 생각"이라며 "그와 함께 사회적 화두로 대두한 검찰개혁과 관련해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문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78931&CMPT_CD=P0000

2011년 7월 13일 수요일

언론에 잊혀진 이름 ‘김준규’를 아시나요

2011.07.13  10:27:25

[비평] 검찰총장 중도사퇴… 검새, 떡검, 색검, 견검, 썩검 '국민의 냉소'



‘검새, 떡검, 색검, 견검, 썩검….’
검찰 체면이 말이 아니다. 서슬 퍼런 검찰의 권력 앞에 고개를 숙인 이들도 뒤만 돌아서면 냉소의 웃음을 짓는다. 법과 원칙의 상징처럼 스스로를 규정하지만 국민 눈에 비친 검찰은 권력에, 가진 자에 한없이 비굴한 속물일 뿐이다. 검찰이 진정 고민할 부분이 있다. 날선 비난보다 무서운 것은 무관심이다. 아예 관심을 끊는 상황은 기대감조차 없다는 얘기다.
최근 검찰총장 중도사퇴는 중요한 시사점을 남겼다. “합의를 어긴 쪽에 책임이 있지만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검찰총장인 저라도 책임을 지는 수밖에 없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와 관련해 비장한 퇴임의 변을 남긴 채 임기 도중 중도 사퇴했다. 지난 4일 벌어진 일로 불과 일주일 지난 얘기다. 그런데 후폭풍이 미미하다. “김준규? 그게 누군데.” 국민은 관심도 없다. 검찰총장이 임기도중 물러나는 사건이 벌어졌지만 ‘해프닝’처럼 금방 잊혀지는 상황이다.

김준규 전 검찰총장. ©노컷뉴스


심지어 언론에도 점점 ‘김준규’라는 이름이 잊혀진 존재가 되고 있다. 김준규 후임이 누구인지에 관심은 있지만, 김준규 검찰총장이 왜 사퇴했고, 검찰과 한국사회에 남긴 과제는 무엇인지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언론이 없다.

김준규 검찰총장의 행동은 국민 냉소만 부추긴 어이없는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책임지는 모습을 강조했지만, 공직자로서 책임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7월 4일 물러났지만, 8월 19일이면 원래 임기가 끝나 물러날 예정이었다. 임기 46일을 앞두고 중도하차한 검찰총장의 행동을 놓고 ‘결단’ 어쩌고 하는 게 좀 민망한 모습 아닌가.
조선일보는 7월 5일자 사설에서 “검찰총장의 사퇴가 국민 박수를 받는 유일한 경우는 검찰 수사에 대한 정권의 압력에 맞서 검찰권을 지키기 위해 총장직을 던질 때 뿐이다. 김 총장에게도 그렇게 했어야 할 때가 몇 번 있었다. 이번 김 총장 사퇴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도 7월 5일자 지면에 <임기제 스스로 허문 검찰총장의 시위성 사퇴>라는 사설을 실었고, 한국일보도 이날 <명분도 실리도 잃은 검찰총장 사퇴>라는 사설을 내보냈다. 한겨레는 7월 5일자 사설에서 “김 총장의 사퇴 표명에는 결연함이나 살신성인의 분위기보다는 떠밀려 물러나는 듯한 어정쩡한 모양새가 더 도드라진다”고 지적했다.

검사들이 김준규 검찰총장의 사퇴에 관한 글을 검찰 내부 전산망에 단 한 건도 올리지 않는 등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 다른 총장들이 사퇴할 때 검찰 전체가 들썩이던 것과는 딴판이다. 사진은 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연합뉴스


김준규 검찰총장에 대한 비판 기사나 사설도 옷을 벗은 직후에나 나왔지, 일주일 지난 현재는 뉴스소재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국민은 이번 검찰총장 사퇴 파동을 보면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대한민국 검찰이 자기 조직보호를 위해 법과 원칙도, 체면과 명분도 내던지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대한민국 검찰이 누구인가. 전직 대통령 서거라는 ‘역사적 비극’ 상황에서도 당당함(?)을 견지하던 이들 아닌가. 검찰이 법과 원칙의 공정한 잣대를 적용해 권력의 부패를 파헤쳐 달라고 호소할 때 ‘살아 있는 권력’의 편에 서서 국민 기대를 무참히 짓밟았던 이들 아닌가.
검찰은 이번 사태로 너무 큰 것을 잃어 버렸다. 바로 국민의 관심이다. 이런 검찰을 향해 애정 어린 비판을 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냥 무관심의 대상일 뿐이다. 검찰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가. 검사의 수장이 임기를 남겨놓고 중도하차 했는데도 해프닝처럼 금세 잊혀지는 이런 상황이 대한민국 검찰에 얼마나 큰 위기신호인지를 검찰은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원문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6308

2011년 6월 26일 일요일

'오리발' 한나라 "중수부 폐지 합의한 적 없다"

11.06.10 15:45 ㅣ최종 업데이트 11.06.10 17:20

야당 "속기록에 다 있는데 왜 거짓말?"... 사개특위 파행 위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권 폐지 여부 등을 논의하기 위해 10일 오전 열린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한나라당의 '중수부 폐지에 합의한 적 없다'는 말바꾸기로 파행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사개특위 전체회의는 시작 뒤 1시간이 넘게 의사진행발언으로 진행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검찰관계법심사소위 합의내용에 대해 '합의가 이뤄진 바 없다'고 주장하면서 여야간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검찰소위 한나라당 간사를 맡은 이한성 의원은 "중수부 폐지에 대해 전원 의견일치를 본 적은 한번도 없고, 논의 과정에서 폐지에 동의하면서도 법률을 개정할 것인가 대통령령 개정을 권고할 것인가를 논의했지, 방법론 상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 검찰소위 위원인 손범규 의원도 "실상은 중수부 폐지를 찬성하는 의견과 반대하는 의견이 있었고, 반대하는 의견도 '중수부는 영원히 존재해야 한다'는 의견과, '폐지를 해야 하겠지만 폐지의 그 때가 언제인가'하는 신중 의견으로 분립돼 있었을 뿐이지 당장 중수부를 폐지하자는 데 찬성하는 의원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민식 의원은 이전의 '6인 소위' 합의부터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6인 소위 위원 중에서도 이 내용(중수부 폐지)에 대해 제대로 합의가 안 됐다고 한다"며 "언론에 합의가 됐다고 발표할 때엔 만장일치를 뜻하든지, 만장일치가 안 돼도 대다수가 찬성하고 적극적인 반대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 들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소위에서도 합의가 확실히 된 게 아닌데 마치 합의가 된 양 발표를 한 것에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야당 "왜 거짓말 하느냐, 속기록에 다 있다"


이에 검찰소위 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속기록에 모든 기록이 다 있다"며 "속기록과 다른 얘기들을 하신다면 민주당이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박 의원은 이어 "그런 것을 (중수부 폐지 합의)를 얘기한 적이 없는 것처럼 연극을 하게 되면 국민들이 혼란을 느끼게 된다"며 "언론에 보도된 것에도 (중수부 폐지에 합의했다는) 이한성, 손범규, 이주영, 주성영 의원님 코멘트가 다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아래와 같은 검찰소위 속기록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4월12일 회의록]
김학재 위원 : "잠깐만요, 중수부 폐지안은 합의가 됐잖아요?"
장윤석 위원 : 그러게요

[6월 3일 회의록]
김학재 위원 :  "그런데 중앙수사부 폐지안은 이미 합의가 된 건데 왜 뒤늦게… 이건 합의되고 …"
손범규 위원 :  "합의가 됐는데 아직 입법화가 안됐잖아요."

김동철 의원도 "사실관계를 두고 다툴 여지를 없애기 위해 회의록을 두고 있고, 명백히 회의록에 나와 있는데도 폐지에 합의를 했느냐 안했느냐를 갖고 논란을 하는 것은 희한한 일"이라며 "합의는 반대 의견이 있다 하더라도 소수가 다수 의견에 양해하는 수준에서 합의된 것인데, 나중에 합의가 안 됐다고 하는 것은 국회 회의관행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각 지역의 정치 지도자인 분들이 정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따졌고, 이에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은 "그런 얘기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6인 소위'에 참여한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도 민주당을 거들고 나섰다. "6인소위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만들어져서 활동을 제멋대로 하고, 합의 안된 것을 언론에 발표하고 이런 것은 아니다"며 "밀도 있고 생산적인 논의를 위해선 소위를 별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해서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6인소위가 성립된 것"이라며 "6인 소위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아무런 잘못이 없고 떳떳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소위 합의가 '발목 잡기'? 주성영 "노무현 대통령, 죄송합니다"

야당이 속기록을 근거로 공세를 펴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합의가 됐는지 안됐는지가 뭐가 중요하냐'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홍일표 의원은 "사실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전체회의에서) 결론을 합리적으로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여상규 의원은 "소위에서 합의됐는가 안 됐는가가 뭐가 중요한가. 전체회의에 넘겨서 논의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사개특위 전체회의가 시작된 지 1시간여 동안을 '중수부 폐지 합의' 사실관계를 두고 여야가 설전을 펼친 가운데, 이주영 위원장은 더 이상 의사진행발언을 허락하지 않으려고 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파행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박영선 의원은 "민주당에 이렇게 뒤집어 씌우는 상황에서 회의를 못하겠다. 어떻게 속기록에 나와 있는 것을, 눈뜨고 코 베어 가는 세상도 아니고 이게 뭐냐"며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항의했다. 김동철 의원도 "저희는 더 이상 얼굴을 맞대고 회의를 못하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 위원장은 오전 11시 13분 회의를 정회시켰다.

민주당 의원들은 약 20분 뒤에 회의장에 돌아왔고 회의는 속개됐다. 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회의록이 있으니 지금이라도 보시고, 민주당의 주장이 옳다면 (한나라당은) 사과해주시기 바란다"며 "그게 안된다면 위원장님이 회의록을 보시고 객관적 진실관계를 규명해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사과가 없으면 회의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사개특위가 언제라도 파행될 가능성이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단 '전체회의에서 특수청 설치 여부 등 대안 마련까지 포함해서 중수부 폐지 관련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선 사개특위 활동기한(현재 6월말)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은 뜬금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사과를 표하면서 현재 야당이 소위 합의를 내세워 중수부 폐지를 관철시키려 하는 상황을 참여정부 시절 한나라당이 했던 '발목잡기'와 같은 행위로 규정하기도 했다.

주 의원은 "저희들이 4년 전엔 야당 의원으로 있었다. 야당 의원을 할 때 사사건건 청와대를 물고 넘어졌던 기억이 새롭다"며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셨지만 죄송합니다. 사법개혁특위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원문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80028&CMPT_CD=P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