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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31일 수요일

현인택, 남북대화 한번 못한 최장수장관

2011-08-31 오후 1:46:01 게재

금강산관광 완전 중단, 천안함 연평도 사건으로 대립일관
남북관계 개선 실질시간 4개월 밖에 안남아 교체 불가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2년 7개월여의 장관직을 마치고 대북정책의 사령탑에서 내려오게 됐다. 2009년 2월, 35대 통일부 장관에 취임한 현 장관은 1969년 통일부가 생긴이래 역대 4번째, 남북대화가 본궤도에 오른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장수 장관재임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역대 통일부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은 약 1년 5개월이다.

일부에서는 그를 원칙주의자로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남북관계사에서 그의 재임기간은 대립으로 점철된 기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재임기간 중 그는 단한차례의 장관급회담에도 나가지 못했다. 2000년에 시작된 장관급회담은 8년간 무려 21차례나 열렸던데 비하면, 그가 단 한차례도 회담에 나가지 못한 2년7개월은 남북관계사에 확연히 눈에 띠는 공백기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는 또 북한당국과 공개적인 접촉도 거의 하지 못했다. 2009년 김대중 전대통령을 조문차 내려온 북한특사단을 만난 것이 유일한 기록이다. 비공개리에 어떤 대북접촉을 하였는지는 그가 입을 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2009년말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에 이어 그가 개성공단에서 북한측과 만났다는 말이 돌았으나, 공식확인된 바는 없다.

현인택 장관의 재임기간 중 금강산관광은 사실상 완전 중단됐다. 2009년 9월 박왕자씨 총격피살사건으로 시작된 관광중단조치는 지난 8월 22일 북이 우리기업의 재산권에 대해 법적처분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파국에 이르렀다. 천안함사건과 연평도포격으로 북에 대한 제재조치가 발동되면서 남북대립은 더욱 격화됐다.

냉각과 대립으로 일관한 그에 대해 북은 물론, 우리 내부에서도 경질여론이 높았다. 북은 그를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우리 내부에서 야당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대통령에게 교체를 적접 건의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신임은 여전했으나, 사면에서 고립된 그가 남북관계의 전기를 마련할 동력은 상실된 상태였다.

이명박정부는 출범초 노무현정부에 대해 임기 마지막해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한 것을 문제삼았다. 그 논리대로라면 올해 안에 남북관계에 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시간여유는 4개월여밖에 남아있지 않다.

'대북 강경원칙론자'인 그를 교체하는 것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은 최근 비핵화를 둘러싼 동북아정세를 열어가기 위해 불가피했던 조치인 셈이다.
진병기 기자 j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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