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2014년 7월 25일 금요일

[이대근칼럼]김무성의 꿈

원본게시날짜 :  2014-07-23 20:58:54



김무성은 새누리당 대표 경선의 시작과 끝을 우파 정권 재창출로 장식했다. 우파 정권이라니? 우파 이데올로그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지만 정가(政街)의 어법은 아니다. 정치인들은 좀 더 신중한 언어를 구사한다. 그가 다소 투박하고 낯선 이 구호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김무성이 지난해 재·보선으로 원내 복귀한 뒤 결성한 의원모임의 첫 토론 주제는 이념 갈등의 최전선에 있던 현대사 교과서 문제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좌파와의 역사 전쟁’을 선언,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두 번째 토론 주제는 ‘공권력 확립’. 이렇게 그는 이념적 대치 상황을 자기의 이념적 정체성 과시에 활용했다. 그런 다음 세 번째 토론 주제로 잡은 게 ‘고령화 사회’다. 요즘에는 양극화 해소를 강조한다. 여기서 우리는 김무성의 대권 전략을 읽을 수 있다. 

우파 정권 재창출론을 여권의 의제로 띄워놓으면 당내 개혁성향의 경쟁자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 프레임은 우파인지 좌파인지 모호한 인물보다 확실한 우파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개혁 경쟁도 필요할 것이다. 그걸 위해 양극화 해소와 같이 시대정신에도 충실하다는 걸 자주 강조해야 한다. 그러면 우파이면서 우파 논리에 갇히지 않는 유연성 확장성을 지녔다는 평판을 들을 수 있다. 그게 우파 이념과 얼마나 충돌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건 호사가들의 관심사일 뿐이다. ‘소신 있다’ ‘개혁적이다’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취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그게 바로 보수와 혁신을 양손에 쥐는 ‘보수혁신’을 주창하는 배경일 것이다. 

☞ ‘이대근의 단언컨대’ 팟캐스트 듣기


박근혜 정권에 실패의 징후가 뚜렷하고 그로 인해 우파 정권의 지속성이 도전받고 있지 않다면 재창출론은 고개를 들지 못했을 것이다. 야당에 비해 떨어지는 여권의 대선 후보 경쟁력, 민주화 이후 10년 집권을 넘기지 않는 정권 교체 주기도 주목해야 한다. 김무성은 박근혜 정권을 바로잡아 성공한 정권으로 만들고 그걸 토대로 우파 정권을 재창출하는, 즉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3단계 구상으로 이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것 같다. 방법은 당·청관계의 수평적 전환이다. 

이건 대통령에게 쓴 약을 먹이는 일인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박근혜의 관점에서 그건 창으로 자기를 찌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무성의 관점에서 박근혜 정권은 재집권의 도구다. 정권이 성공하지 못해도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면 창으로 찌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가 정권 성공을 통한 재창출이라고 했지만 그건 바람직한 상태에 관한 표현일 뿐이다. 서청원에게는 박근혜가 전부겠지만 김무성에게는 아니다. 김무성의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이 아니다. 그러나 창을 쓴다면 당·청 갈등을 각오해야 한다. 당내 계파 싸움으로도 번질 것이다. 그러면 실정에 권력투쟁까지 하는 실패한 정권이 된다. 김무성은 당대표다.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 견제를 열심히 했다는 건 평가 항목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그는 기회를 잃을 것이다. 

1인 통치의 특징은 임의성이다. 언제든지 마음 가는 대로 바꾸는 게 가능한 통치다. 국가 개조라 했다가 하루아침에 국가 혁신으로 바꾸는 즉흥성을 이미 목격했다. 갑자기 유턴하기, 급정거, 급발진이 가능한 통치 구조다. 이걸 수평적 관계나 쓴소리로 고쳐 쓴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서청원의 충정 어린 조언도 김무성이 하면 권력 투쟁이 된다. 그래서 김무성은 권력을 넘본다는 의심부터 씻어야 한다. 당분간 협력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김무성의 약점이다. 이건 대통령을 향해 창을 쓰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그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걸 뜻한다. 대통령이 부적격 판정을 받은 문화부 장관 임명을 강행할 때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는 “대통령 결정이니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창을 써야 할 때 방패를 들었지만 정작 대통령은 하루 만에 그 카드를 포기했다.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 것이다. 이 롤러코스터를 탈 없이 따라갈 자는 없다. 

정권이 성공해도 마찬가지다. 성공한 박근혜는 배신한 김무성을 대통령으로 밀지 않을 것이다. 견제하면 정권내분으로, 협력하면 실패 정권과의 일체화로, 정권이 성공하면 박근혜의 견제로 김무성의 미래는 없다. 이 실패의 길을 벗어나야 한다. 이명박 정권 때의 박근혜가 그런 것처럼 그도 밖에 남아 박근혜 때를 묻히지 않아야 한다. 박근혜 보다 나은 정부를 꿈꾼다면 그래야 한다. ‘미션 임파서블’에도 반전이 있다. 풍우동주(風雨同舟)? 동화속에나 나오는 이야기다. 의리? 만화 같은 소리다. 경로이탈 해야 한다.


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7232058545&code=990100&nv=stand




[서민의 과학과 사회]북한 어뢰와 유병언의 공통점

원본게시날짜 :  2014-07-24 21:01:38

2010년 5월20일,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합동조사단에 의해 밝혀졌다. 조사단은 북한이 쏜 어뢰가 천안함을 침몰시켰다고 했다. 참사가 일어난 지 55일 만의 일이었다. 그게 의외였던 건 침몰 초기 청와대가 한사코 북한의 소행임을 부인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은 사고 직후 근처에 있던 속초함이 함포사격을 한 이유가 “새떼 때문이다”라고 했고, “처음에는 나도 안 믿었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그게 맞더라”는 해설까지 덧붙여줬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으로 ‘피로골절’이 대두됐을 땐 “내가 배를 만들어봐서 아는데, 파도에도 그리 될 수 있다”고 말해 ‘저분은 대체 못하는 게 뭔가?’라는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고, 국방장관이 국회에 나가 “북한이 그랬을 수도 있다”고 답변했을 때는 쪽지를 보내 발언을 취소시킨 적도 있다.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조사단은 침몰 현장에서 발견된 어뢰 추진부를 높이 들어올렸다. 사람들은 놀랐다. 추진부 뒷부분에 ‘1번’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였으니까. 투박한 글씨체로 보건대 그 문구는 절대로 우리나라 사람이 쓴 것은 아니었다. 조사단은 덧붙였다. “1번이란 글씨는 제조 과정에서 기술자들이 써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성매직으로 쓰인 그 글자는 희한하게도 어뢰의 녹 위에 쓰여 있어 좌파들의 의혹을 불러일으켰는데, 그들은 몰랐다. 북한의 어뢰 기술이 세계적 수준이라 바닷속에서도 글자가 훼손되지 않고, 녹이 생길수록 더 진해지는 유성매직을 개발해 냈다는 것을. 그 후에도 좌파들은 수많은 의혹을 제기했지만, 국방부는 말없이 가운뎃손가락 하나만 들어올렸다. ‘1번’이란 글자는 그만큼 확실한 증거였다. 

2014년 7월21일 밤,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다. 노숙인의 것으로 생각했던 시신이 뒤늦게 유병언의 것으로 밝혀졌으니 말이다. 정부와 여당이 세월호의 진상규명에 크게 관심이 없어 보여서인지, 유병언의 체포야말로 석 달이 다 되도록 대한민국을 침울하게 했던 세월호 침몰사고의 최종판으로 인식되어 왔었다. 그에게 5억원이라는 거액의 현상금이 걸렸던 이유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그전 최고기록이 5000만원이 걸린 신창원이었으니, 유병언을 잡고 싶은 정부의 의지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간다. 연인원 130만명의 경찰병력이 투입되고, 현상금을 노린 수많은 사냥꾼들이 순천으로 몰렸지만, 유병언은 잡히지 않았다. 신도들이 목숨 걸고 유병언을 지킨다는 얘기도 있었고, 그에게 돈을 받은 정치권 인사들이 그를 비호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도 떠돌았다. 하지만 정말 허무하게도 유병언은 그보다 훨씬 전에 죽어 있었다.

발견 당시 부패가 심해서 지문 확인도 못할 정도라던 그 시체가 유병언인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 시신의 엉덩이뼈에서 추출한 DNA가 유병언의 집무실에서 발견된 유전자와 일치했고, 또 구속기소된 친형과도 유사했다고 한다. 서로 다른 사람의 DNA가 일치할 확률은 최소한 30억분의 1이니, DNA 한 방이면 유병언이 맞다고 할 수 있겠다. 4년 전처럼 좌파들은 여기에 대해 숱한 반론을 펴고 있다. 유병언은 술을 안 먹는데 왜 가방에 소주병이 들어 있느냐부터, 시체의 키가 유병언과 다르다는 식이다. 아니, 공부 안 하는 학생도 책가방에 책이 들어 있고, 가수 임창정의 키가 프로필에 적힌 대로 171㎝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좌파들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필경 ‘더운데 겨울 파카를 입은 이유’가 뭔지, ‘지문 채취가 불가능하다더니 어떻게 갑자기 지문을 채취한 건지’, ‘2주 만에 시체가 백골이 되는 게 가능한지’ 등등 또 다른 건수를 찾아내 공격을 개시하리라. 하지만 경찰은 이렇게 한마디만 하면 된다. “너희가 DNA를 알아?”

1번 어뢰와 유병언 시신 확인은 둘 다 배와 관련이 있다는 점, 과학수사의 개가라는 점, 좌파들이 결정적 증거를 믿지 않는다는 점 등의 공통점이 있지만, 둘 다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게 가장 신통하다. 천안함의 진상이 밝혀진 건 6·2 지방선거를 2주 앞뒀을 무렵이고, 이번 시신 확인은 미니총선이라 불리는 7·30 재·보선을 불과 9일 남겨둔 시점이었다. 다들 알다시피 4년 전 선거는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궁금하다. 7·30 재·보선은 공통점이 될까, 차이점이 될까?




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7242101385&code=990100&nv=stand




최강욱 변호사, 'BBK 수사' 최재경 중수부장에 직격탄

원본게시날짜 :  12.01.05 17:02

"BBK 의혹 제기 시민들은 '촉나라의 개'로 만들고, 자신은 현인 자임"
창원지방법원장이 대통령을 비하하는 패러디 라면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정렬 부장판사에게 '서면경고'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사법부 수뇌부에 "꼴값 떨지 말라"며 강하게 비판했던 최강욱 변호사가 이번엔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최 변호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재경 중수부장에 대해 조목조목 따지며 강도 높게 비판하는 글을 올리자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는 "너무 훌륭하고 멋지다", 조광희 변호사는 "품위와 기개가 있는 명문(明文)"이라는 찬사가 쏟아내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먼저 정치풍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정봉주 전 의원이 'BBK 의혹' 제기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돼 구속수감을 전후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BBK 재수사'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심지어 검사 출신인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조차 재수사의 불가피성을 거론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서인지 당시 주임검사로서 BBK 사건을 지휘했던 최재경 중수부장이 입장을 밝혔다. 1월 4일자 <머니투데이> 기사에 따르면 최재경 중수부장은 "촉견폐월(蜀犬吠月)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라며 즉 '촉나라의 개는 달이 뜨면 짖는다'는 말을 인용하며 식견이 좁은 사람이 현인(賢人)의 언행을 의심한다는 비유를 들며 BBK 재수사론을 일축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최강욱 변호사가 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유감스럽게도,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숱한 증거자료와 의혹들에 기초해 상식적 의문을 제기하는 모든 시민을 '촉나라의 개'로 만들었다. 그리고서 그 스스로 현인(賢人)임을 자임했다"고 포문을 열며 최재경 중수부장의 발언 내용을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먼저 최재경 중수부장의 "(BBK 수사) 그때 수사검사가 10명이었는데 모두 출신지역과 학교 등이 달랐다. 10명의 검사가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직 진실만을 향해 나아갔다"는 발언에 대해, 최강욱 변호사는 "본래 검찰의 수사는 검사의 출신지역과 학교가 다르면 각자 그 연고에 따라 진실을 외면하고 조작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는 뜻인가? 과거엔 그런 자세로 수사했단 말인가?"라고 따졌다. 

또 최 중수부장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당시 수사가 이명박 정부 하에서 이뤄졌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는 노무현 정부 하에 임명된 (법무부) 장·차관이 눈을 부릅뜨고 우리 수사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BBK 재수사론을 일축한 것에 대해서도 최 변호사는 지적했다.

"시민을 바보로 아는가?"라고 호통을 친 최 변호사는 "대선 때 제기된 쟁점이고 당시 (이명박) 후보가 받았던 의혹이며 대부분 해명되지 않았다는 것을 천하가 아는데, 대체 누가 그걸 이명박 정부에서 수사했다고 착각하던가? 후보자가 자신의 의혹을 수사하도록 지시하는 경우도 있는가? 아니면 당선된 후에 스스로 진실을 밝히려 했던 것으로 국민들이 착각하고 있단 말인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라고 혀를 찼다.

그는 "당시의 (힘 빠진)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법무부) 장관 정성진과 차관 정진호가 정말 진실을 위해 눈을 부릅뜨고 당신의 (BBK) 수사를 지켜보던가?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 직전 (법무부) 장관 김성호가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이라는 건 어찌 생각하는가? 또 정진호 직전의 차관 정동기는 이명박의 비서(청와대 민정수석)를 거쳐 감사원장이 되려다 낙마하지 않았던가?"라고 꼬집었다.

또 "대체 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진 누구 편이었는가? 솔직히 말하라. 다 알고 있지 않은가? 검찰에 몸담은 이들의 정치적 입장이 누구에게, 어느 편에 더 기울어 있었는지. 지금도 뻔하지 않은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변호사는 그러면서 "언제부터 검사가 법무부 장·차관을 의식하며 수사했는가? 당신들이 더 신경쓰고 복종해 마지않는 이는 검찰총장과 검사장 아니었던가? 왜 총장이 아니라 하필 장·차관을 따지는가? 총장은 너무도 무능한 이였기 때문인가?"라고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최재경 중수부장이 "(BBK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의 최정예 수사팀인 특수1부 검사들이 동원돼 수사를 벌인데다 이후 특검까지 거쳤다"며 "(정봉주 전 의원이) 1심부터 2심, 3심까지 모두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냐"고 반문하고 "한국사회 시스템이 그리 만만치 않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최강욱 변호사는 질타했다.

최 변호사는 "그래서 또 묻는다. 한명숙 총리에 대한 억지 수사는 어디서 했는가? 그 잘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아니던가? 정부가 바뀌니 최정예가 갑자기 오합지졸로 바뀐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그는 "유죄 판결이 있으면 그것이 모두 진실이 되는가? 그 안에 담긴 사실을 요리하는 것은 당신들이고, 그 사실을 판단하는 이의 오판이 개입될 여지가 너무도 많지 않던가? 아니, 대한민국 검찰과 법원은 과거 명백한 사실도 애써 외면하고 피해자의 피맺힌 눈물을 '제도와 절차의 한계'라며 외면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맹세할 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만만치 않은 시스템'을 통해 무죄가 나면, 당신들은 왜 단 한 번도 순순히 승복하며 반성하지 않는가? 그저 시스템은 강자를 위한 것일 뿐이라는 점을 사람들이 인정하라는 것인가? 주권자의 상식과 판단이 그렇게 만만하던가?"라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최근 BBK 재수사 논란에 대해 최재경 중수부장이 "답답하고 안타깝지만 공직자로서의 처신을 생각해 그냥 이렇게 있었다"고 소회를 밝히면서 "중수부는 몰라도 중수부장은 올해 많이 바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최강욱 변호사는 발끈했다. 

최 변호사는 "'공직자로서의 처신'이 무엇인줄 알긴 아는가? 진실 앞에 겸허하고 주권자인 시민 앞에 겸손하게 봉사하는 것 아니던가?"라고 훈수하며 "그 처신을 똑바로 하느라 '촉나라 개'처럼 짖어대는 시민을 그냥 놓아두고 바라봐 주는 은혜와 품위를 베풀었단 말인가?"라고 힐난했다. 

또 "중수부와 상관없이 중수부장이 바빠진단 건 또 무슨 말인가?"라며 "선거에 이르면, 힘 있고 높은 자리를 이용해 중수부라는 무기를 언제든 빼들 준비가 되어 있음을 끊임없이 협박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최 변호사는 울산지방검찰청 박성수(48) 형사1부장검사가 검찰 내부게시판에 '사퇴의 변'을 남긴 대목을 언급하며 "오늘 자리를 던진 동료 검사의 소회는 어찌 생각하는가?"라고 최재경 중수부장에게 곤란한 질문을 던졌다. 

박성수 부장검사는 "법률가의 양심에 비추어 보아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사와 기소가 이루어지고, 법원에서 여지없이 무죄가 선고되었는데도 상소권을 행사함으로써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조차 계속적인 고통을 주고 있는 사건은 없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인간이기에 실수하거나 오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당사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과 피해를 안겨주었다면 당연히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습니까?"라는 말을 남겼다.

또 "(중수부가) 정치권력이나 시장권력의 부정부패를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간 무소불위 검찰권력의 상징으로서 그 정치적 편향성 시비로 인하여 검찰 전체로 봐서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많았음을 부정할 수 없으니,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수사권을 분산시킴으로써 권력의 사유화 및 정치권력의 개입 유혹을 방지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고 고언했다.

최 변호사는 이를 언급하며 "박 부장검사의 주장이 더 공감을 얻지 않을까? 아니, (최재경 중수부장은) 이 글을 보긴 봤나? 대체 무엇 때문에 비슷한 연배의 같은 검사 사이에 이토록 넓은 생각의 간격이 생긴 것인가?"라고 씁쓸해 했다.

최 변호사는 "'정치검사, 편파검찰'이라는 말 대신에 '국민검사, 개념검찰'이라는 말이 국민의 가슴속에 자리 잡도록 모두 힘을 합쳐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라며 "'바른 것을 얻고 제대로 보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拿得定 見得透 事無不成)'는 중국의 경구를 생각하며 스스로를 성찰하고 처신을 똑바로 하는 게 더 급하고 중요한 일 아니던가?"라고 검찰을 충구했다. 

이어 "결국 나는, 그에게 가장 합당한 고사성어는 '越犬吠雪(월견폐설)'이라 일러주고 싶다. 따뜻한 월(越)나라에는 눈이 내리지 않으므로 눈을 처음 본 월(越)나라의 개는 두려워 짖는다"라며 "BBK의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아니 꼭 밝혀지고야 말 것이다. 그간 검찰이 눈을 부라리며 왜곡된 진실을 강요하던 어두운 역사는 이제 끝이다. 그러니 새로운 역사를 처음 경험하게 될 그가 두려워하는 것이 나는 그다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끝으로 "중요한 것은 언제나 진실이다. 빛은 언제나 어둠을 몰아낸다. 그리고 촉나라의 해는 검사의 위세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어느 날 갑자기 달로 변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정렬 부장판사 "너무나 훌륭하고 멋지십니다"

한편, 이 같은 최강욱 변호사의 글을 본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는 "형님. 어떻게 하면 형님처럼 훌륭한 생각을 가질 수 있고, 그것을 멋지게 표현할 수 있는지요? 특강이나 족집게 과외 한 번 부탁드립니다. 너무나 훌륭하고 멋지십니다"라는 공감 댓글을 올렸다. 

한명숙 전 총리의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광희 변호사도 5일 자신의 트위터에 "품위와 기개가 있는 명문(明文)이다"라고 찬사를 보내며 "군 검찰관 시절, 비리 장군들의 별을 수십 개나 떼어낸 강직한 법률가"라고 최강욱 변호사를 위풍을 소개했다.

또한 이기명 노무현재단 고문(전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도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최 변호사의 글을 링크하며 "BBK 최재경 통렬하게 반박한 최강욱 변호사의 사자후. 왜 그의 옆에 포청천의 작두가 보일까"라는 말을 올렸다.

최 변호사의 '페이스북 친구'들도 "속이 후련하다" "좋은 글 감사하다"라는 댓글부터 "꼭 최재경 중수부장한테 일독을 권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라는 말을 남기는 등 댓글이 65개를 넘고 공감을 표시하는 '좋아요' 버튼을 누른 경우도 396건에 달하는 등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역임한 최 변호사는 최근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피해자인 김종익 씨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동안 사법부에 대해 쓴소리를 해왔다.



원문 : http://m.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80210




최재경 지검장, 한때 ‘특수통’ 명성…요직 거치며 승승장구

원본게시날짜 :  2014.07.24 21:03

최재경 인천지검장이 24일 오후 인천지검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해 퇴임사를 마친 뒤 청사를 떠나기 위해 차에 올라타고 있다. 인천/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유병언 책임’ 사표낸 최재경 지검장은…
MB 면죄부 준 BBK사건 이후 ‘정치성’ 논란
“수사능력 탁월·소탈” 주변 평가
한상대 전 총장과 중수부폐지 대립
박근혜 정부 들어 고검장 승진 누락

‘마지막 기회’ 유병언 못 잡으며
26년 영욕의 검사 생활 막 내려

“어느덧 젊은 검사의 꿈과 열정은 스러지고 상처뿐인 몸에 칼날마저 무뎌진 지금이 바로 떠날 때임을 느낍니다.” “결국 화호성구(畵虎成狗: 호랑이를 그리려다 개를 그림)에 그쳤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4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 작전’ 실패의 책임을 지고 검찰을 떠난 최재경(52) 인천지검장이 검찰 내부 통신망에 남긴 고별사의 일부다. 그가 남긴 표현처럼, 대표적 ‘특수통’으로 대검 중수1과장-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대검 수사기획관-대검 중수부장 등 특별수사의 요직을 빼놓지 않고 섭렵한 최 지검장의 검사 생활은 영욕과 명암이 교차했다.
최 지검장은 2006년 대검 중수1과장 때 현대·기아차 비자금 사건 주임검사로 정몽구 회장을 구속했고, 이어 론스타 사건 주임검사로도 활약했다. 이듬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때는 2조원대 다단계 사기 사건인 제이유(JU) 사건과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가 연루된 비비케이(BBK) 사건을 수사했다. 대검 수사기획관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구속하며 노 전 대통령 직접 수사의 단초를 마련했다.
최 지검장은 검찰 내에서 신망이 두터운 편이다. 수사 능력이 출중하면서도 성품은 소탈하다는 게 그런 평가의 근거가 됐다. 참여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인 강금실 전 장관이 ‘눈사람 검사’라는 표현을 쓰며 일부 검사들은 순수한 열정을 지녔다고 한 적이 있는데, 당시 법무부 검찰2과장이던 그를 가리킨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정치성 논란에 휩쓸렸다. 강금실 장관 시절 대검 중수부 수사 내용 일부를 누락시키고 보고했다는 이유로 수원지검 부장검사로 ‘좌천’당한 뒤 사표를 던지자 그를 달리 보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에게 면죄부를 준 비비케이 사건 수사도 그의 ‘순수성’에 의문부호를 키웠다. 이명박 정권 초기 공기업 비리를 뒤지면서 노무현 정권 인사들에 대한 ‘먼지털기’ 수사를 지휘했지만, 나중에 무죄 판결이 속출하면서 명성에 큰 금이 갔다.
내분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는 대검 중수부장 시절 한상대 검찰총장과 충돌하며 이른바 ‘검란’의 주인공이 됐다. 김광준 부장검사 10억 수뢰 사건 등으로 궁지에 몰린 한 총장이 타개책으로 ‘중수부 폐지’ 카드를 꺼내들자, 최 지검장은 “수용 불가”를 외치며 맞섰다. 수사를 받고 있는 김 부장검사와 언론 대응책을 논의하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최 지검장에 대해 한 총장이 감찰을 지시했지만,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간부와 검사들이 되레 총장 퇴진을 요구하면서 한 총장은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최 지검장은 이때도 사표를 냈다가 반려됐다. 두번째 사표였다. 한 검찰 간부는 “결과적으로 그건 하극상이다. 하극상이 성공하려면 아래가 위를 삼켜야 하는 것 아니냐. 최 지검장은 그게 가능했던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코드 수사’ 논란이 따라붙은 것에는 검찰에서도 주류인 ‘티케이(대구·경북)’ 인맥이라는 요소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남 산청 출신이면서 대구고를 나온 그는 ‘티케이의 적자’로 간주됐다. 최 지검장이 수사한 것은 아니지만, 이명박 정부 때 검찰 티케이 라인은 요직을 독점하며 민간인 불법 사찰과 내곡동 사저 사건 등에서 인사권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수사를 이끌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최 지검장의 ‘변화’에 대해 “비비케이 사건 뒤 야당의 정치적·감정적 비난을 받고 방어 심리 탓인지 생각 자체가 여당 쪽으로 가버린 것 아닌가 싶었다”고 했다.
‘비비케이 검사’, ‘항명 검사’라는 이미지 탓일까? 동기(사법연수원 17기) 중 항상 최선두에 있던 그는 지난해 고검장 승진에서 탈락했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유씨 일가 수사를 인천지검에 맡기며 ‘마지막 기회’를 줬다. ‘퇴근 없는 철야’를 선언하며 전력투구했지만 결과는 참담했고, 검사 생활을 하면서 세번째로 낸 사표가 수리되면서 결국 명예롭지 못하게 퇴장하게 됐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원문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48452.html?_ns=c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