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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5일 월요일

독일 전문가, “4대강 사업은 ‘미친 짓’”

기사입력시간 [206호] 2011.09.02  09:20:54

독일의 하천 전문가 베른하르트 교수(사진)는 4대강 사업에 대해 ‘끔찍’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그가 보는 4대강 사업은 독일의 라인-다뉴브 운하보다 더 잘못된 일이다.


펜이 두 개라 다행이었다.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 교수(70·독일 카를스루에 대학 토목공학과)는 번번이 기자의 취재 노트와 펜을 끌어가 그림을 그렸다. 보가 어떻게 물을 썩게 하는지, 원리와 구조를 수식까지 동원해 단번에 그려냈다. 2시간 인터뷰를 마치니 11개 스케치가 남았다.

지난 8월13일, 경북 문경시 낙동강 35공구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사 현장에서 급류를 목격한 그가 급한 마음에 나뭇가지로 모랫바닥에 그림을 그렸다. 준설 때문에 유속이 빨라지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베른하르트 교수가 8월11~20일 민주당 등 4개 야당 의원들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일정 중 나흘은 남한강과 낙동강 공사 현장 20여 군데를 둘러보는 강행군이었다. 40여 년간 하천 전문가로 활동하며, 파나마 운하에 정책 조언을 하는 등 홍수·운하와 관련한 국제 컨설팅을 주로 해온 그에게 4대강 사업은 비용만 많이 들고(cost), 끔찍하며(terrible), 미친 짓(crazy)이었다. 인터뷰하는 동안 그는 이들 단어를 세 번 이상 입에 올렸다.






ⓒ시사IN 조우혜
독일의 하천 전문가 베른하르트 교수
지난 5월, 4대강 사업을 칭찬한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비판했다. 계기가 뭔가?
한국이 녹색 뉴딜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한다는 말에 관심을 가졌다. 하천 복원사업이라고 생각해서였다. 그런데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다뉴브 강 국제 심포지엄에서 구체 정보를 접하고 의문이 들더라. 어떻게 봐도 하천 복원이 아닐뿐더러 하천 정비로도 분류할 수 없었다. 탄소 의존도와 생태계 파괴를 줄이려는 UNEP 글로벌 녹색 뉴딜 목표와도 어긋났다.

4대강 사업 현장에서 ‘Unbelievable(못 믿겠다)’을 연발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이미 모든 게 완벽한데 뭘 정비한다는 건지 모르겠더라. 한국 강의 경관과 사람들은 모두 인상적이었지만 정부 프로젝트는 끔찍했다. 아름답고 다양성이 풍부한 강이 준설 때문에 파헤쳐져 있었다. 완만하던 경사면이 급격해지고 자연제방 등이 사라졌다. 호수는 다시 만들 수 있지만, 강은 다시 복원할 수 없다. 건설이 끝나면 생태계가 완전히 바뀔 것이다. 한국 정부가 물 확보, 수질 개선, 홍수 해결을 공사 이유로 들던데 전문가로서 모두 틀렸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는 4대강 사업이 운하 건설과 다르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그런데 당신은 4대강 사업을 계속 운하(canal) 사업으로 표현한다.
독일의 마인-다뉴브 운하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연쇄적인 보 건설이 운하의 핵심이다. 4대강도 다르지 않다. 강바닥의 형태도 운하처럼 깊고 가파르다. 독일 운하는 완전한 인공 수로다.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는 구간이 없고 인공 펌프로 움직인다. 운하 건설은 독일 역사에서 가장 비경제적이고 어리석은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영장’이라고 조롱받는다. 생태계도 엉망이 됐지만 운하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끝도 없이 들어간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사업으로 배를 불린 건설업자의 돈이 아니라 세금으로 충당된다는 것이다.

독일의 운하사업보다 한국의 4대강 공사가 더 최악이라고 평가했던데.

크고 살아 있는 강을 파괴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마인-다뉴브 강 운하는 이미 파괴된 작은 강을 깎고 파내 키운 거다. 본류의 살아 있는 강과 비교할 순 없다. 무엇보다 공사 계획기간이 짧은 게 걱정스럽다. 건설을 제대로 하려면 계획에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한다는 건 기본이다. 과거에 하천 정비사업을 해본 일이 있어서 안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그 길을 접었다(독일은 운하 171㎞를 건설하는 데 32년이 걸렸다. 634㎞ 구간의 4대강 사업은 2년 내 완공을 목표로 한다).

독일에서 운하 건설 당시 문제점이 예상됐다면 왜 막지 않았나?
당연히 주민들이 반대했다. 하지만 당시 바이에른 주 수상의 의지가 강했다. 소속 정당이 다수당이었고 안건이 통과됐다. 정치 프로젝트였다. 수상과 건설업자들의 커넥션을 두고 말이 많았다.

보 건설을 막아낸 일도 있었다고 들었다.

프랑스와 협약까지 맺었던 보 건설사업을 1976년 독일 시민의 힘으로 중지시켰다(프랑스는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에 수력발전 등으로 이익을 꾀하기 위해 운하 건설을 제안했다). 내가 사는 카를스루에에서 10㎞ 정도 떨어진 나우/노이부르크 지역에 보가 건설될 예정이었다. 바로 전에 건설됐던 이페츠하임 보 때문에 자연 저류지가 없어져 홍수 피해가 심각했다. 전문가 자격으로 공청회에 참석해 보 설치 이듬해부터 홍수가 잦아졌다는 걸 수치로 보여줬다. 무엇보다 주민의 반대가 심하고 강렬해 정부가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유럽에는 강 개발을 제한하는 기준이 있나?

유럽연합의 물관리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이 있다. 강의 현재 조건과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떠한 계획도 실행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다. 그 지침 아래 각국이 보 설치를 지양하거나 없애는 추세다. 1990년대 말, 프랑스 루아르 강 유역에서는 보 2개가 제거됐다. 오스트리아 하인스부르크도 보 건설을 중지했다. 환경부가 연방정부 산하에 환경위원회를 만들어 전문가·주민 간 토론회를 마련하는 등 중재자 구실을 적극 했다. 환경부는 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기구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환경부가 4대강 사업에서 오히려 조력자 노릇을 한다고 들었는데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4대강시민조사단 제공
베른하르트 교수(오른쪽 세 번째)가 남한강 금당천의 ‘준설로 인한 역행침식’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독일에서는 하천을 다시 자연 상태로 되돌리려는 재자연화 작업이 활발하다고 들었다.

지난 100여 년간 하천 개발에 힘을 기울였다가 방향이 잘못된 걸 깨닫고 앞으로 100년은 강 복원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최근 복원된 뮌헨 이자르 강이 대표적이다. 다뉴브 강 인근에도 인공 벽을 없애고 수변 국립공원을 만들었다.

라인 강을 4대강의 미래라 일컫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뭔가?
공사가 90% 진행됐다고 들었다. 이미 늦었다. 하지만 라인 강처럼 전 구간이 인공적인 건 아니다. 아직 강의 흐름이 남아 있다. 일단 보의 수문을 열어두고 충분히 토론을 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한국에서 진행 중인) 4대강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하려 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독일에 돌아가면 이번 현장 답사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할 것이다. 그거라도 참고해주길 바란다.



원문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1044
원문 :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110902093154381&p=sisain

안철수 “한나라당 응징해야…박원순에게 양보 가능”

등록 : 20110905 10:11 | 수정 : 20110905 10:15


이번주 초 박 변호사 만날 예정…“출마 계기는 역사의 흐름”

“가장 중요한 좌표는 반한나라…윤여준 전 장관 말씀은 당혹스러워 ”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연희동 서대문구청에서 열린 ‘청춘콘서트‘ 행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5일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제일 중요한 것은 역사의 물결”이라며 “그 물결을 거스르는 집권세력(한나라당)”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출마 검토 중인 박원순 변호사에게 “출마를 양보할지가 현재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초 박 변호사를 만날 예정이다.

 
안 원장은 4일 저녁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출마 문제에 대해 현재 반반”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번주 중반까지는 출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안 원장은 ‘출마의 계기’를 묻는 질문에 “역사의 흐름”을 강조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역사의 물결이다, 저도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이라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는 “제가 생각할 때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이라며 반한나라당의 입장을 분명하게 했다. “그럼 답은 명료하다. 나는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 제가 만일 어떤 길을 선택한다면 그 길의 가장 중요한 좌표는 이것(반한나라당)이 될 것이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역사와 거꾸로 가는 행태’에 대해서 “나는 (박정희 독재정권 시대인) 1970년대를 경험했다. (현 집권세력이 하는 것을 보면서) 아! 이거 거꾸로 갈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표현의 자유 제한을 비롯한 많은 부분들에서 군사독재 시대로 되돌아가는 듯한 경향성을 읽었다는 부연이다.

그는 다만 “저주를 품고 망해라 이런 건 절대로 아니다. 거기도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오는 데 많은 역사와 자산, 경험이 있다. 그런 정당인데 잘 됐으면 좋겠다. 잘 변신했으면 좋겠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서울시장 출마 여부도 이 틀 안에서 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세훈 시장 사퇴 이후 한나라당이 다시 서울시장에 당선될 수 있다는 여론의 흐름을 보고 주변에서 걱정들을 많이 해 나라도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이 들게 됐다.” 그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한나라당이 그 문제를 촉발했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응징을 당하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래야 역사가 발전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시민사회 진영의 후보로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 “한국 사회의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라며 “워낙 그분을 존중하기 때문에 그분을 만나고 난 뒤에 나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역사의 흐름’에 대한 관점에서 “한 사람의 영웅이 역사를 만들거나 바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의 흐름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저를 희생할 각오와 준비가 돼 있다”며 “(서울시장 출마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게 희생인지, 그 반대로 박원순 변호사 같은 좋은 준비된 분에게 양보해 역할을 맡지 않는 게 희생인지, 그것이 현재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현재 백두대간 종주 산행 중인 박원순 변호사로부터 두통의 이메일을 받았다”며 “이번주초에 둘이 만나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녁 때 숙소로 내려와 보낸 장문의 이메일을 보니 그 어느 때보다도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그분의 뜻이 확고한 것 같다”며 “그 분이 원하시면 그 쪽으로 밀어드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3년 안철수연구소의 아름다운가게 참여부터 아름다운재단 이사 역임까지 반 변호사와의 오랜 인연을 소개했다. 안 원장은 ”나는 그의 동료이자 응원자인데 이번에 박 변호사의 출마 의지가 확실하다는 것을 느낀 이상 내가 어찌 고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며 ”만약 내가 출마하더라도 한나라당이 서울시장을 다시 차지하면 안 된다는 점에서 야권진영과의 단일화는 얼마든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밖에 이번 출마와 관련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서울대와의 신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전 장관에 대해 “3개월 전에야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만났다. 내가 만나 조언 듣는 300여명의 멘토 중에 한 분”이라며 “그분이 선의로 제3당 창당 등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너무 많이 해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맡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직과 관련해 “서울대로 옮겨 한 학기만 근무한 만큼 서울시장에 출마할 경우 신의의 문제가 있다”면서 “이것은 내가 그동안 인생을 살아오면서 작은 신의라도 지켜야한다는 원칙과 다른 것이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트위터 @5thsage 




원문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94858.html



MB, 캠프데이비드 가고싶어 '쇠고기개방' 약속?

등록 : 20110905 08:15 | 수정 : 20110905 09:54



위키리크스 ‘최시중·현인택-버시바우 논의’ 공개…정부 주장과 어긋나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8년 4월18일 미국 메릴랜드주의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골프 카트 옆자리에 조지 부시 대통령을 태우고 운전하고 있다. 워싱턴/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이명박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인수위 시절인 2008년 초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그해 4월 이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이 4일 위키리크스 문서를 통해 공개됐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전격 타결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과 이 대통령의 방미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정부 주장을 뒤엎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내부고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인수위에서 활동하던 최시중 현 방송통신위원장과 현인택 현 통일부 장관은 2008년 1월17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점심을 먹으면서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문제를 논의했다. 현 장관은 버시바우 대사에게 총선(4월9일)이 끝난 직후인 4월이 방미의 가장 적당한 시기이며, 또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면 이상적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 이후, 4월에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장관은 “쇠고기 이슈에 대한 정치적 민감성을 이 당선인이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한국 시장이 개방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뒤에 쇠고기 개방이 이뤄질 경우 한국 내에서 반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이 당선인 진영과 미국 쪽이 공유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은 4월19일(현지시각)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해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한-미 두 나라 협상팀은 이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하기 직전에 ‘30개월령 이상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재개한다’는 데 전격 합의했고, 이 합의는 그해 5월 대규모 촛불시위 사태를 불러오는 단초가 됐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전문에 대해,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2008년 이 대통령의 방미와 쇠고기 시장 개방은 별건이다. (현인택 장관의 발언은) 아마 개인의 생각이나 추측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안창현 기자 ho@hani.co.kr



원문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94847.html










[정치자금 겉과 속-(1) 후원금 걷어 골프치나] 이종구 의원 식대 96만원, 알고보니 골프비

2011.09.04 22:15



국민일보, 18대 국회의원 전체 정치자금 사용내역 첫 분석·공개

한나라당 이종구(서울 강남갑) 의원은 올 초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지난해 11월 20일 ‘식대’란 항목으로 96만5000원을 썼다고 신고했다. 식대를 지출한 장소는 경기도 남양주의 근영농산㈜이란 곳이었다.

국민일보 탐사기획팀이 취재한 결과 근영농산은 ‘양주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업체였다. 토요일이었던 이날 골프장에서 밥값으로만 100만원 가까운 돈을 썼다는 보고서의 내용은 믿기 어려웠다. 탐사기획팀이 “밥값이 아니라 골프비 아니냐”고 확인을 요청하자 이 의원 측은 “지인들과 운동했다”고 골프 친 사실을 시인했다. 정치자금으로 골프비용을 지불한 뒤 이를 감추기 위해 골프장 이름 대신 운영업체 이름으로, 골프를 친 비용을 밥값으로 각각 표기한 것이다.

같은 당 구상찬(서울 강서갑) 의원은 지난해 3월 13일(토요일) 경기도 안산의 제일컨트리클럽에서 100만3500원을 결제했다.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에는 ‘정치활동-정책 관련 자문’이라는 애매한 항목으로 신고했다. 취재 결과 정책 자문의 실상은 골프로 드러났다. 구 의원은 “골프를 치고 밥을 먹은 비용”이라고 털어놨다.

구 의원은 며칠 후 전체 금액 중 86만8500원에 대해 ‘결제 실수’라며 해당 금액을 정치자금 계좌로 다시 입금했다. 전체 비용 중 그린피(골프 비용)만 다른 자금으로 결제했다. 구 의원은 “그린피는 (정치자금으로 쓰면) 안 된다는 지적을 받고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당초 골프 친 사실을 감췄던 이 의원도 뒤늦게 그린피를 반납하기는 했다. 이 의원 측은 올 초 그린피로 지출했던 비용을 다시 정치자금 계좌에 입금했다고 밝혔다. 골프치고 난 뒤 두 달여가 지나고서다. 이 의원 측은 “착오로 잘못 결제한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의원의 개인 카드로 지불하려고 했는데 지갑에서 ‘실수로’ 정치자금 카드를 꺼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 측은 올해 말 선관위에 이 같은 내용의 사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골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정치자금을 쓴 정치인은 민주당 김영환(경기도 안산 상록을)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10여 차례, 적게는 9000원부터 많게는 40만5000원까지 모두 135만1500원을 경기도 안산의 제일컨트리클럽 등 골프장 2곳에서 사용했다. 김 의원 측은 “지역구 내에 호텔이 없어 차를 마시거나 식사하는 등 손님 접대를 위해 가끔 (골프장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의 후원금으로 조성된 정치자금은 공적인 돈이다. 특히 정치자금은 공적인 정치활동에 국한해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본보 탐사기획팀이 선관위로부터 국회의원들의 지난해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제출 받아 분석해 보니 기대와는 동떨어진 지출이 퍽 많았다.

많은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유권자들의 후원금으로 조성된 정치자금을 정치활동과 무관한 용도로 지출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 내역을 보고서에 기록했다. 일부 의원들은 사적 용도로 지출한 뒤 몇 개월 후 해당 금액을 다시 입금하면서도 “바로잡았으니 문제될 게 없지 않으냐”는 반응을 보였다. 정치자금 사용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인식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본보는 한국 정치의 맨얼굴을 들여다보기 위해 시리즈로 의원들의 정치자금 지출 내역을 상세히 보도하기로 했다. 의원들의 정치자금 지출을 항목별로 분석하는 한편 적절치 않은 지출로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서도 낱낱이 지적할 예정이다.

탐사기획팀 indepth@kmib.co.kr

정승훈 차장(shjung@kmib.co.kr) 김지방 차장(fattykim@kmib.co.kr) 정동권 기자(danchung@kmib.co.kr)



원문 :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pol&arcid=0005320864&code=11121100
원문 : http://media.daum.net/politics/view.html?cateid=1020&newsid=20110904184616943&p=kukmin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