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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7일 월요일

박근혜 대세론 무너지면 개헌으로 간다

원본게시날짜 : 2011-11-06 오전 11:25:49


[인터뷰] 남재희 전 장관 "안철수 백지위임장은 위험"


"권력독점이 문제다. 그래서 내가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권력을 독점적으로 유지하면서 성공한 대통령은 없다. 정책적인 면에서는 몰라도 한 대통령의 역사적 면에서 그 끝은 아름답지 못하다. 분권형 대통령제를 해야 한다. 10·26 재·보궐선거가 끝나고 여야가 마지막 선택을 하라고 내가 제언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내놓으려 한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권력 2인자'라는 말을 듣는 그이지만, 임기를 1년 남기고 국정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진 정권이 개헌을 추진한다고? 대개는 '개헌 전도사'의 우악스러운 고집 정도로 넘긴 이 말을 예사롭지 않게 보는 눈이 있다.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그는 "박근혜 대세론, 승리 가능성이 무너지면 이원집정부제 개헌으로 갈 것"이라고 봤다. 내년 대선 정국과 개헌,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기에….

이유인즉슨, 여야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논리, 안정적인 권력 분점의 욕심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무너진 한나라당은 권력을 내주느니 분점을 하는 게 살아남는 길이요, '안철수 외풍'에 휘청거리는 야당은 굴러 온 돌(안철수)에게 권력을 헌납하느니 개헌으로 기득권을 보장받는 길을 택하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내내 들썩인 개헌론은 여야 의원들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라는 강력한 차기 주자에게 가로막혀 옴짝달싹 못했다. 만약 '박근혜 걸림돌'이 빠진다면? 여야의 '개헌 카르텔'은 빠르게 구축될 수 있다.

권력욕에 의한 개헌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추진되기 어렵다. 국민적 동의를 얻기는 더욱 어렵다. 실제로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지고 개헌 정국이 열릴지는 가봐야 알 일이지만, 이런 '비상한 상황'까지 염두에 둔 남 전 장관의 지적에 의한다면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교수의 향후 움직임이 더욱 주목될 수밖에 없다.

남 전 장관은 우선 '박근혜의 변화'에 주목했다. 복지를 비롯해 남북관계 문제는 색깔론에서 자유로운 박 전 대표가 변화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지금 이대로는 지는 싸움이다. 변하지 않으면 박근혜는 존립을 못 한다"며 변화의 당위성을 지적했다. 남 전 장관은 총선이 있는 내년 4월까지 박 전 대표의 상당한 변화를 예견했다.

한나라당의 화두가 변화라면 야권의 화두는 '통합'. 남 전 장관은 "모든 세력이 통합된다면 대단한 힘이 생긴다. (대선에서) 한번 해 볼 만하다"고 했다. 통합 과정에서 안철수 교수의 역할론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남 전 장관은 "안철수는 통합 후 추대 형식으로 모실 때까지 구름 위에서 내려오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인 정책이나 정치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은 안 교수에 대해 "안철수를 지지하는 것은 일종의 백지 위임장을 주는 것이다. 위험하다"는 경고와 함께.

남재희 전 장관과의 인터뷰는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와 임경구 편집국장이 진행했다.



▲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안철수 풍선, 언제든 꺼질 수 있다"

프레시안 : 10.26 서울시장 선거는 무소속 후보가 야당 후보와 여당 후보를 차례로 이긴 선거였다. 새로운 야권 통합의 불씨, 혹은 한국 정치가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가 있다. 이번 선거의 의미는?

남재희 : 이번 선거를 보면서 처음부터 '박원순이 된다'고 판단했다. 왜 보궐선거가 됐는가.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이 발을 헛짚어서다. 출발에서부터 한나라당이 불리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거부반응이 셌다. 그래서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박원순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박원순이 무소속으로 남아 선거를 치르느냐, 민주당에 입당하느냐가 문제였다. 박원순이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는 것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상당히 냉소적이었다. 일장일단이 있었을 것이다. 민주당에 입당했다면 호남 세력을 묶는 효과가 있었겠지만 민주당의 모든 부채를 떠안은 채 선거를 치렀을 것이다. 그러나 입당하지 않고 선거를 치른 것은 결국 박원순이 전략을 잘 짠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한나라당에서 박원순을 공격할 것이 없어 네거티브 공격을 하게 된 것이다. 미시적으로는 1억 원 피부 클리닉과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가 큰 타격이 됐다.

프레시안 : 지난 10월 18일자 <프레시안>에 칼럼에서 '준혁명적 열기'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번 선거에서 그걸 느꼈나? (☞'남재희 칼럼' 바로가기)

남재희 : 그렇다. 준혁명적 열기가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불만을 가진 국민이 많으니까. 불만을 가진 민중은 선거철이 되면 나타난다. 그래서 준혁명적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명대 이봉수 교수가 <한겨레> 칼럼에서 지적했듯 요즘 젊은 세대는 안철수를 닮고 싶은 사람으로 생각한다. '나도 안철수처럼 됐으면 좋겠다', '안철수를 닮고 싶다'는 데서 인기가 있는 것이지, 안철수가 제시한 방향 정책대안에 대한 지지가 아니다. 이 분석이 참 탁견이다. 안철수가 아직 이 나라의 정책 대안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다만, 안철수가 재벌에 대한 상징적 표현으로 '삼성 동물원'이라고 했다. 재벌의 먹이사슬, 중소기업 수탈구조에 대한 비판이다. 그러나 그 이상의 정책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 객관적으로 볼 때 안철수는 일종의 백지상태다. 어떤 정치를 할지 모른다. 재벌 비판 안 하는 사람 누가 있나. 재벌 비판은 누구나 다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안철수를 지지한다는 것은 일종의 백지 위임장을 주는 것이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안철수는 앞으로도 장기간 구체적인 정책을 이야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정책을 얘기하다 보면 보수 언론의 공격을 당할 것이다. 색깔 공세부터 나올 것이다. 지금 상당히 인기가 있으니까 공격을 덜 받기 위해 정책 제시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구체적 정책을 내는 것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지금은 판단하기에 이르다.

그리고 안철수가 독자 정당을 만드느냐, 민주당을 비롯한 여러 세력과 통합하느냐가 문제인데, 독자 정당은 못 만든다고 본다.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그렇게 독자 정당을 만든 예가 없다. 기존 정치 세력하고 이합집산, 통합 등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결국 독자 정당보다는 통합 정당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

만약에 그가 대권 생각이 있다면 처음부터 (야권 통합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개입해서 상처를 입을 필요가 없다. 구름 위에 떠 있다가 일련의 논의가 모두 끝난 후 추대받는 형식으로 지상에 내려올 것이다.

프레시안 : 박원순 현상은 기존 정당이 힘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안철수 없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단일 야권 세력을 만들어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은?


ⓒ프레시안(최형락)
남재희 : 안철수 없이도 모든 세력이 통합된다면 대단한 힘이다. 꼭 안철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요새 5:5로 통합하자란 주장도 있듯 안철수가 없어도 통합이 되면 한번 해 볼만 하다.

하지만 대통령제에서는 어쩔 수 없이 '대통령 감'이란 문제에 부딪힌다. 안철수 없는 야권에 국민이 기대를 걸고 밀어줄 대통령 감(구심점)의 부상이 가능하겠는가. 안철수 외 인물이 없다는 게 아니라, 다른 대통령 감 부상이 상당히 어렵다고 본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개인적으로는 괜찮다고 보는데, (대중적) 지지를 못 받고 있다. 문재인 이사장도 정치 신인으로서 경상도 표 일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 후광만 가지고 되겠는가. 김두관 한명숙도 있긴 한데, 국민들이 집결할 수 있는 후보는 없다.

하지만 안철수 없는 야당이 작심하고 '한번 해보자'해서 누군가를 후보로 밀고 간다면 또 힘이 생긴다. 안철수가 없더라도 야당에서 누군가 한 명을 결정해서 추대하면 힘이 생긴다. 그러면 국민은 또 밀어주게 되어 있다. 그렇게 돼도 한번 해 볼 만하다. (진보정당을 뺀) 야권이 통합된다는 전제하에서다.

이번 선거로 한나라당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진보정당이다. 완전히 위축됐다. 우리 동네만 하더라도 박원순에게로 표가 갔지, 진보정당에는 안 갔다. 2.2%밖에 안 나왔다. 만약에 진보정당을 뺀 나머지 정당이 전부 집결해서 안철수가 아닌 다른 후보를 내세워도 대통령선거는 치열할 것이다. 막상막하로 치러질 것이다. 꼭 안철수가 아니어도 세가 있으니까. 안철수는 금상첨화고.

야권의 변화, '온건 개혁'이 최대치

프레시안 : 많은 사람들이 안철수가 대권도전에 의사가 있다면 내년 4월 총선에 나와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하는데.

남재희 : 안철수가 정치권에 들어가서 그렇게 성공적으로 역량 발휘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의 안철수는 일종의 신화다. 현실 정치에 들어오면 안철수도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통합이 돼서 추대 형식으로 (안철수를) 모실 때까지 구름 위에서 내려오지 않으려 할 것이다. 통합 과정에서부터 내려오면 상처투성이밖에 될 게 없으니까.

프레시안 : 대선 같은 경우, 장외에서 자기 관리하다가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지 않나.

남재희 : 미국 예를 들자면 아이젠하워 방식이다. 아이젠하워는 2차 대전의 영웅이었다. 그래서 공화당이 전혀 당과 관계없는 사람을 마지막 순간에 추대한 것이다. 그런 방식이 외국에 있긴 하다.

프레시안 : 그런 방식이 유리할지는 모르겠지만 검증되지 않는 상태에서 지도자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남재희 :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다. 너무 정책 방향 제시가 없다. 안철수가 구름 위에 있다고 했는데, 풍선 같은 것 아닌가. 풍선은 바늘 한 번만 찔러도 푹 꺼지는 것이다. 만약 인격적인 결함 같은 게 나오면 꺼질 수 있다. 그리고 정당은 조직 사회인데 조직에 속한 것도 아닌 안철수는 지도자로 상당히 위험하다.

아이젠하워는 그래도 몇 백만 명의 군대를 거느렸던 지휘관 아닌가. 조직관리의 경험이 있었던 반면, 안철수는 조직관리 경험이 없지 않나. 단순히 성공 신화지. 성공신화로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일 뿐이다. 그래서 풍선처럼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야권에서는 통합과 연대 작업 외에도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을 발굴하는 것이 큰 과제겠다.

남재희 : 아니다. 지금 거론된 인물만으로도 뭉치면 힘을 발휘한다. 선거의 역학이라는 것은, 예를 들어 문재인이 통합 야권에서 후보가 된다고 하면 힘을 발휘한다. 김두관이 통합 야권에서 후보가 된다고 해도 힘 발휘한다. 또 이번에 무죄 판결 난 한명숙이 된다고 해도 힘 발휘한다. 국민들이 다른 것 안 따진다. 'MB 물리치자, MB에 대한 재판이다'라고 하며 힘을 싣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 지금 야권은 통합이냐, 연대냐 논쟁이 많은데 어떻게 보는가.

남재희 : 진보정당하고는 연합이겠지만, 나머지는 같은 사람들 아닌가. 크게 보면 전통적으로 모두 민주당 사람들인데 통합해야 한다. 연합(연립)이라는 게 이상한 것이다. 다만 진보정당하고는 연합(연립)이다. 다 같은 민주당인데 통합될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세의 합산만으로는 도로 열린우리당, 도로 민주당이라는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려울 텐데.

남재희 : 볼거리로 앞에 많이 차려놓는 '윈도우 드레싱(window dressing)'이라는 말이 있다. 옛날엔 재야인사라고 했는데, 요즘은 시민 운동하는 사람, 종교 세력 등이 윈도우 드레싱을 할 것이다. 그 사람들이 본질적인 힘을 발휘한다기보다는 윈도우 드레싱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니 단순히 도로 민주당이 뭉쳤다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프레시안 : 장외에 있던 힘까지 통합야당이 끌고 나갈 수 있는가의 문제 아닐까.

남재희 : 안철수는 중도개혁 노선 정도밖에 못 할 것이다. 집권 플랜을 짤 때 중도개혁 이상 나갔다가는 우리나라 언론 구조를 봤을 때 상당한 역풍을 맞을 것이다. 결국 안철수가 집권 한다고 해도 중도개혁 정도가 아니겠느냐고 본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국민들의 기대는 크게 충족을 못 시킬 것이라고 본다. 정권을 바꾼다는 데는 의미가 있지만 정책적으로는 큰 기대를 못 걸 것이다. 안철수의 생성과정을 보면 드라스틱한(급격한) 개혁을 할 사람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박원순도 마찬가지다. 박원순도 상당히 중도적 인물 아닌가.

프레시안 : 소위 진보-보수 정부를 거쳤는데 자본의 지배, 시장의 지배, 99대1로 대표되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문제에 두 정부 모두 대응을 못 했다. 그런데 지금 그 부분에 대한 논의가 없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여든 야든 과연 지금 양극화 문제를 제대로 대처할 사람을 뽑을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없다.

남재희 : 우리사회 구조의 분포가 급격한 개혁을 할 분포가 아니다. 그래서 약은 사람들은 온건 개혁 정도로 끝날 것이다. 그 이상은 안 될 것이다.

'월스트리트를 장악하라' 분석 기사를 보면,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월스트리트의 정치자금 손바닥 안에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오바마가 (정치자금을) 더 받았다는 것 아닌가. 오바마의 개혁도 약간의 개혁이지 과감한 개혁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도 과감한 개혁이 필요한 시대인데 그렇게 나가기에는 우리나라 힘의 분포가 부족하다. 그러면 역풍을 만나니까. 당선을 생각한다면 역풍을 맞을 일을 안 할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안철수 현상, 박원순 바람이 아쉬울 수 있다는 것인가?

남재희 : 국민들은 한나라당 정권을 바꾼다는 것만으로도 큰일이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것이다. 그래서 안철수에 대해서도 그렇게 큰 기대를 안 할 것이다. 정권을 바꾼다는 차원이지, 준 혁명적인 것은 누가 정권을 잡아도 못할 것이고 사람에 따라 중도 개혁 정도는 할 것이다.

프레시안 : 야권에서 통합 정당이 나온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한 대중들의 열기를 수렴해 정치의 쇄신으로 이어질 수 있겠느냐인 것 같다.

남재희 : 국민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을 불신하고 있다는 이유로 완전히 새로운 세력이 나타나서 정국을 주도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랬으면 좋겠는데, 어려운 일이다.

"박근혜, 변하지 않으면 어렵다"

프레시안 : 여론조사에서 제3세력에 대한 지지도가 상당히 높게 나오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남재희 : 부분적인 개혁이 나타날 것이다. 일반이 생각하는 '기존 정당은 불임이니까 준혁명적인 형태의 정당이 나타나서 집권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 아닌가. 비관적인지 몰라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안철수가 그런 이미지가 전혀 없다. 그런 이미지 보여준 게 있는가. 박원순도 마찬가지다.

박근혜가 한쪽의 대항마인데, 지금 상태로는 가망이 없다. 박근혜도 변할 것이다. 내년 대선까지 엄청난 변화를 보일 것이다. 그걸 한꺼번에 하면 남 보기에 이상할 것 아닌가. 서서히 변해서 내년 4월 총선이 되면 '서서히 변했는데 지나고 보니 이렇게 많이 변했구나' 소리를 들을 정도로 변해야만 한다. 박정희 시대도, 이명박 시대도 아닌 새로운 시대를 맞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박근혜가 대단한 변화를 할 것 같다는 느낌이다.

만약에 박근혜가 변하기로 하면, 야권에 비해서 더 개혁적으로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대중국정책 변화는 공화당이 했다. (반공 태도가 확고한) 닉슨이 중국 외교의 길을 열었다. 민주당은 역풍 때문에 어렵지만 공화당이 했기에 반발이 적었다.

변화할 것은 단순히 복지 차원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복지와는 담쌓은 사람들이다. 완전히 대기업을 위한 정부다. 그런 차원의 변화 말고도 중요한 것은 대북관계에 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것도 안철수가 변하는 것보다는 박근혜가 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만약 안철수가 변하려고 하면 '빨갱이' 소리 바로 나온다. 엄청난 색깔 공세에 시달릴 것이다. 그런 변화는, 하려고 한다면 박근혜가 더 유리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나라를 위해서는 안정 속의 변화로 (박근혜의 변화가)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볼 때 정당이 바뀌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 변화가 더 중요하다. 박근혜가 변한다고 하면 그 변화가 더 바람직하다. 박근혜는 또 그렇게 변해야만 지금 분위기에서 통합 야당 후보와 경쟁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변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박근혜 세력 중에도 변화하고자 하는 이들도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박근혜 개인의 변화만으로 충분한가, 한나라당이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남재희 : 아직은 대통령제다. 대통령 후보가 변하고, 대통령이 변하면 당도 변한다.

프레시안 : 일부에서는 당장에라도 박근혜가 한나라당을 접수해서 당을 바꾸면서 4월 총선 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하는데 가능할까.

남재희 : 박근혜가 작심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당을 끌고 가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여당 총선은 박근혜가 일선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아직 시간이 있다. 당권 차지하고 나서야지, 그렇지 않으면 총선 이길 수 없다. 박근혜가 최전선 사령관, 실권 사령관이 돼야만 총선을 치른다. 지금 홍준표 대표 체제로는 못 치른다.

내년 총선이 대선의 승부가 갈리는 일인데 박근혜가 최전선에 나서 당권 차지하고 뛰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보는 것 아니겠는가. 지금 당장 홍준표 체제를 바꿀 필요는 없다. 내년 4월까지는 아직 시간 있다. 적당한 때 당권 차지하고 바꿀 것이다.

"박근혜 대세론 무너지면 반드시 개헌론 나온다"

프레시안 : 지금까지 이명박-박근혜 관계를 보면, 박근혜가 총선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경우 이명박 계가 가만있지 않을 것 같은데.

남재희 : 박근혜가 '안철수의 유일한 대항마다', '안철수랑 한번 해 볼 만하다'가 유지되면 반발을 못한다. 흔들린다면 반발한다. '박근혜가 되겠어? 질지도 몰라'가 되면 흔들린다.

마샬 맥루한의 '미디어는 메시지다(Media is meaasge)'라는 말을 빗대어 나는 '집행이 정책이다(Operation is Policy)'라는 표현을 쓴다. 미디어가 곧 메시지는 아니지만, 결국은 메시지가 되듯이 정책이 중요하다지만 집행, 운영 또한 그 이상 중요하다. 집행만 잘해도 정책을 바꾼 효과가 있다. 그것이 박근혜 측의 강점일 수 있다. 정책을 바꿔서 혼란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집행을 책임감 있게 하면 정책을 바꾼 효과가 나타난다. 그런 점에서 국민이 보기에는 한나라당이 강점이 있다.

세 번째 단계로, 박근혜의 주도성이 요새 좀 흔들리는데, 만약에 무너진다고 가정하자. 통합이 잘 진행되면 (박근혜 측이) 무너질 수 있다. 그렇게 무너지면 개헌론이 반드시 나온다.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이재오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개헌론이 계속 나왔다. 그런데 전혀 통하지 않았다. 야당이 반대해서가 아니라 박근혜 세력이 엄존하기 때문에 이재오 측의 개헌론이 통하지 않은 것이다. '확실한 대통령 감이 있는데 왜 김빠지게 장난질이냐'는 것이었다. 그런데 박근혜의 주도성이 무너지면 개헌론이 통하게 된다. 박근혜 측도 박근혜 주도성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굳이 현 제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 그러면 이재오를 중심으로 한 이명박 측과 같아진다.

민주당도 가령 안철수를 후보로 내세우면 '이질분자가 와서 대통령 하느니 우리끼리 하자'는 쪽이 많아진다. 기존의 민주당 내 개헌 지지 세력도 많다. 그래서 민주당도 내각 책임제 개헌론이 강해질 수 있다.

따라서 박근혜 주도성만 무너지면 (국회 의결정족수) 2/3가 간단하다. 그동안 개헌 문제가 논의되지 못했던 이유는 박근혜가 1/3의 비토 파워를 가지고 있어 이재오가 맥을 못 춘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가 무너지면 틀림없이 이원집정제 개헌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

이원집정 개헌안이 근사하게 성안된 것도 있다. 개헌에 대한 한나라당 지지자들 많다. 민주당은 과반수 정도다. 내년 4월 총선 전 또는 12월 대선 전에도 개헌할 수 있다. 개헌하더라도 이원집정제가 될 것이다. 안보를 고려할 때 또 국민들이 갖고 있는 대통령 직선의 욕구에 비춰볼 때 대통령은 직선하되 외교, 군사적인 것만 관할하게 하고 권한 대부분을 내각에 주는 것이다.

국회의원 입장에서도 '서울시만 해도 4월 총선에 7,8할이 낙선될 판인데 개헌하자',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의원이 주도권을 갖자'고 하면 국회의원 선거가 쉬워지지 않겠는가. 안철수 풍선을 놔둔 채 선거를 하면 역풍이지만, 개헌 후 선거를 치르면 순풍에 돛달고 나가는 격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가 안철수에 대한 경쟁력이 없어지면 바로 개헌정국으로 들어간다고 본다. 이런 상황이 좋다든가, 바람직하다든가 하는 얘기가 아니다. 그럴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희망 사항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10년-20년 안에 내각책임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대 대통령 중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이 있었는가? 이명박도 시원치 않다. 그럴 바에는 내각책임제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내각제의 유일한 문제는 정당의 규율이 약해진다는 점이다. 대통령제는 대통령이 버티고 있어서 정당의 규율이 있지만, 내각제에서는 국회의원들의 규율이 없어진다. 국회의원이 최고란 인식 때문에 더 부패할 수도 있다.

또 내각책임제는 재벌의 희망 사항이다. 일본 내각제 초기에는 재벌이 당을 갖고 있었다. 미쓰이당, 미쓰비씨당이 있었다. 국회의원이 300명이라고 하면, 30-40명씩을 재벌이 관리했다. 내각책임제가 되면 우리나라도 삼성과 현대, 엘지 같은 재벌이 국회의원을 관리하는 일이 없겠는가. 국회의원 선거에 10억 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돈은 재벌만 있다. 물론 요즘은 옛날보다 정치자금이 덜 들지만, 재벌들이 후원해서 돈이 들어간다는 것은 다른 얘기다. 그러면 정치부패가 더 심화된다. 이게 내각책임제에 대한 거부감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바로 서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벌에게 계속 후원금 받았다는 것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도 재벌 감세만 했다. 대통령도 재벌에 흔들리는데 국회의원 몇 명이 기업에 흔들리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해 볼 수 있는 일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이자 18대 국회의 임기 말, 혹은 갓 출범한 19대 국회가 오로지 권력 연장을 목적으로 추진하는 개헌이 국민적 동의를 받기는 상당히 어려울 텐데.

남재희 : 개헌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국회와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본다. 국민의 힘이 실린 안철수와 박원순이 '권력유지를 위한 방편으로 개헌하자고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박해도 국회의원 대부분이 좋아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투표에서의 과반수, 힘이 들긴 하지만 가능하리라고 본다.

프레시안 : 국회의원들은 좋아하겠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권력을 분점, 유지하기 위한 야합이라고 보지 않겠는가.

남재희 : 물론이다. 그러나 개헌을 반대하는 강력한 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도 찬성하기 때문에 시민사회 말고는 반대하는 쪽이 많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안철수를 대통령에 앉혀 놓고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는 것 보다 낫지 않겠나. 자신을 내칠지 모를 사람을 대통령에 앉혀 놓고 사랑방 손님 하는 것 보다 내각책임제로 국회의원 자신이 주인 하는 게 낫지 않겠나. 기성정치인 중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다만 이 모든 것의 전제는 박근혜의 대세론, 승리 가능성이 무너졌을 때다.

서울시장 선거 직전 이재오가 개헌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재오에게는 명운이 달린 거다. 이명박 계를 대변하는 사람 아닌가. 박근혜가 대통령이 돼서 좋을 게 없다.

프레시안 :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나.

남재희 : 안철수나 통합야당 후보에 대한 우위를 유지한다는 것은 국민의 지지를 얻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는 지는 싸움이다. 박근혜는 틀림없이 내년 총선 전까지 환골탈태, 변화할 것이라고 본다. 변하지 않으면 박근혜는 존립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 권력 교체기에 개헌은 가장 극단적인 선택이 될 것 같다. 박근혜 대세론이 무너지면 한나라당 내에선 인물로 대안이 구축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인가.

남재희 : 김문수는 어렵다. 적당히 진보 페이스를 유지했어야 하는데 너무 극우로 가버렸다. 개헌이 좋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그런데 (박근혜가 무너지면) 대세가 개헌론으로 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가 안 무너지려면 민심의 변화를 알아야 한다. 이명박 프레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이명박은 부자만을 위한 정책을 펴고 토건 세력 위주의 정책을 폈다. 대북관계도 강경론이었다. 그런데 박근혜는 대북 노선에 온정적으로 지원도 하며 인도적 차원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렇다고 박근혜를 빨갱이라고 할 사람은 없다. 그러니 대북 관계 전환에 박근혜가 더 유리하다. 김정일도 만났었고.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가 출신이라 대북관계에서는 실용적이지 않겠느냐, 박근혜보다는 진보적이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았다. 박근혜도 극우 보수층을 의식하면 또 달라지지 않겠나.

남재희 : 통합야당 후보가 됐든 안철수가 됐든 야권의 사람보다는 박근혜가 용이하다. 크게 보면 정국 전환의 결정적은 것은 복지와 대북이다. 미국도 일반 금융기관과 투자 은행 사이의 벽을 무너뜨려 문제가 되지 않았나. 결국 벽을 다시 살리자는 것이다.

부자에게 세금 더 걷고 복지 정책하고 재벌을 반대한다는 게 아니라 재벌을 좀 규제하고 대북관계 개선하면 된다. 그러면서 중국을 덜 자극하며 미국 주변에 있으면서 대중, 대북관계를 전환해야 한다. 전환에 한계가 있지만, 그렇게라도 전환해야 한다.

프레시안 : 대중과의 소통 문제를 보면, 이명박과 박근혜는 닮은꼴이 많다. 최근 화두가 된 소통이라는 건 결국 이번 정부에서 무너진 민주주의나 절차의 문제인데, 박근혜 대표도 소통의 캐릭터는 아닌 듯 보인다. 또한 이명박 정부 실정의 부채를 박근혜가 피해 갈 수 있을까.

남재희 : 박근혜는 이명박이 대통령 시켜주는 것 아니다. 제힘으로 되는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는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세를 쫓을 수 있다. 탈 MB를 할 것이다.

언론에서 소통을 문제 삼는다. 소통으로 문제를 돌리면 '이지고잉(eagy going)'이다. 정책으로 하면 결론이 있는데, 소통으로 하면 결론이 없다.

'격동의 시대는 갑자기(suddenly) 시작된다. 그리고 종말은 진부하게 끝난다'는 말이 있다. 지금 격동의 시대인데 결론은 또 진부하게 끝날 수 있다. 역사가 꼭 유종의 미로 끝나지는 않는다.

ⓒ프레시안(최형락)



원문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11104150924&section=01&t1=n

롯데 놀이터, 수도방위 비행장 초토화하다

원본게시날짜 : 2011-11-06 오후 3:29:05



[윤재석의 '쾌도난마'] MB 정권 3대 비리 의혹 ②-上 '저주의 바벨탑', 제2 롯데월드



민주 사회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성향을 지닌 이들로 구성돼 있다. 꼴통 보수(일명 꼴보), 극우 보수, 온건 보수, 중도 보수, 중도, 중도 진보, 온건 진보, 극좌 진보, 좌파 빨갱이(일명 좌빨) 등.

안보(安保) 팔아먹는 정권, 그리고 매판자본(買辦資本)

그런데 이걸 못마땅해 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주로 우익, 또는 보수를 자처하는 이들. 그들은 "좌우 대립이 너무 첨예하고 사회가 너무 혼란스러워 큰일 났다"고 개탄하곤 한다.

과연 그럴까?

하긴 두뇌회로 용량이 트랜지스터 급(級)밖에 안 되니 그럴 만도 하다. 그 같은 다양성이 사회의 건강지수(health index)를 높이는 증좌(證左)라는 걸 알리없으니까.

그런데 이념 성향을 막론하고 우리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 딱 하나 있다. 바로 안보다.

왜? 안보는 국가 존립의 으뜸 조건이니까. 더욱이 최후의 스탈리니스트 정권과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안보는 국가가 견지해야할 최우선 순위 과업이다.

그런데 '멍청한' 정권과 '사악한' 매판자본에 의해 대한민국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면? 그리고 그들이 평소 입만 열면 "안보"와 "공산당 타도"를 외치는 수구 세력의 핵심이라면?

지금 서울 잠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또 하나의 대규모 국토 파괴 행위를 보면, 쓴웃음보다 피눈물이 나오려 한다.

'저주(咀呪)의 바벨탑' 쌓는 롯데

오늘(11월 6일) 낮. 잠실 롯데캐슬골드(이름처럼 slick gold 빛 고층 주상복합 빌딩) 지하 교보문고에 책구경하기 위해 강동 우거를 나와 올림픽대로를 타고 가다 잠실대교 남단 주공 5단지 쪽으로 접근했다. 그런데, 도대체 엑셀러레이터를 1초 이상 밟을 수 없었다. 차량들이 앞에 줄줄이 사탕으로 정차하고 있었기 때문. 가뜩이나 교통지옥인 그 곳, 휴일이라 그야말로 쨈(traffic jam)이 장난 아니었다.

'번거로워도 지하철로 오는 건데.' 뒤늦은 후회를 하면서 10여분을 지체해 겨우 사거리를 좌회전하는데, 앙각(仰角)에 들어오는 괴이한 풍경. 거대한 고공 크레인(tower crane)의 부산한 움직임이었다.

아! 그 이름도 위대한 '제2 롯데월드'(일명 롯데수퍼타워 123) 신축공사장. 마침 그 위로 국방색 C-130 허큘리스 수송기가 배 바닥을 보이며 랜딩기어를 내리고 있었다. 성남 비행장(본명: 공군 제15혼성비행단)에 착륙을 시도하는 중이었다.


▲ 주춧돌 공사가 한창인 제2롯데월드 ⓒ연합

그 모양을 보니 문득 그림 한 점이 뇌리를 스쳤다. 2009년 2월 4일자 국민일보 22면(오피니언 면) '그림이 있는 아침'에 실린 작품이다.

'symbolism-탑, 전투기'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당시 서울 팔판동 갤러리 벨벳 인큐베이터에서 열린 '이유선 개인전' 출품작. '하늘을 찌를 듯 오만한 마천루 주위로 붉은 전투기(F-15)가 폭격 대상을 찾아 배회하고 있다. 이미 인간을 위한 공간이 아닌 바벨탑, 도시는 전쟁이다'는 설명이 붙어 있는 그림이었다.

제2 롯데월드 건설 허가 여부를 놓고 전국적인 쟁론이 벌어진 직후라 작가의 혜안과 기지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국민일보

2009년 빼빼로 데이는 '롯데의 날'

2015년 9월 여름 완공 예정인 123층(555m)짜리 이 괴물은, 올 6월 4일 본격적인 기초 공사를 시작했다. 롯데물산이 시행사, 롯데건설(당근 4대강 참여 건설사다)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는 제2 롯데월드는, 2009년 11월 11일 송파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장을 받았다.

▲ 제2 롯데월드 조감도
그날 롯데그룹 경사났었다. 롯데제과의 빼빼로가 가장 많이 팔리는 날, 절묘하게도 제2 롯데월드 건축허가를 받다니! 1995년 11월 지상 100층 규모의 도시설계안을 송파구청에 제출한 지 15년 묵은 숙원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성사된 거다.

롯데물산과 롯데건설, 대대적인 기공식 준비를 했다. 하지만 기공식은 '도둑 담장 넘어가듯' 조용히 해치웠다. 총괄회장으로부터 무슨 지시가 있었나?

그 후, 1년 6개월 후인 6월 4일. '저주의 바벨탑'은 드디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터파기를 완료하고 기초 콘크리트 타설(MAT) 공사를 개시한 것이다. 행정당국은 친절하게도 4일 오전 6시~6일 오후 2시, 무려 56시간 동안 석촌호수와 공사부지 사이 500m구간에 대해 교통통제를 실시했다. 하긴 시민 편의보다 재벌 공사가 더 우위에 있는 자본주의 사회니까.

롯데건설은 행정당국의 전폭적인 배려에 힘입어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하 6층 최하부부터 시작된 기초공사는 5,300대의 레미콘 차량이 운반하는 3만 2,000㎥의 콘크리트를 투입해 올해 말까지 지하 공사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지상 공사에 돌입해 2015년 9월 준공될 예정이란다. 들어가는 돈 약 3조 원.

배알없는 참새들, '魔天樓 찬양' 합창

기껏해야 광고 한 두 꼭지 +알파의 푼돈으로 매수 가능한 언론들,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롯데물산 대표 이원우, 6월 1일 각사 경제부 기자 불러 기자회견을 갖는다. 배알도 없는 한국 언론의 마천루(魔天樓)-摩天樓가 아님-찬양, 이어진다. 몇 개만 예를 든다.

6월2일자 <동아일보> 경제면 기사. '123층 롯데수퍼타워 기초공사 본격화' 제하의 기사는 이렇게 적고 있다.

2015년 말 준공을 목표로 추진돼온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롯데수퍼타워)의 건설공사가 본격화된다.

시행사인 롯데물산의 이원우 대표는 1일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일과 5일 이틀 동안 전체 건물을 지탱할 콘크리트기초(MAT·건물 전체의 하중을 지탱하는 일종의 바닥판) 공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롯데수퍼타워의 콘크리트기초 공사의 규모는 말 그대로 초대형이다. 전용면적 기준 132m² 이상 아파트 450채를 지을 수 있는 콘크리트를 3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쏟아 붓는다. 서울시내의 웬만한 아파트 한 동(棟)에 투입될 물량이다.

(중략)

롯데물산은 콘크리트기초 외에도 롯데수퍼타워에는 최첨단 공사방식이 다양하게 적용될 것으로 밝혔다. 강풍과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내풍 내진 설계방식이나 3일에 한 개 층을 올리는 '3일 순환' 공정기술, 500m 상공까지 콘크리트를 쏘아 올리는 콘크리트 압송 기술 등 국내 순수기술의 최신식 공법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롯데수퍼타워는 올해 말까지 지하 공사를 마치고 내년부터는 지상 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 기자
같은 날 서울경제 기사.

'롯데수퍼타워 기초공사 진기록들 화제' 제하로 '넓이 축구장의 80% 달해 기초공사 규모 세계 4번째, 투입 콘크리트만 7,700톤… 국내 첫 5.1㎝ 철근 사용'을 부제로 진행되는 기사는 다음과 같다.

서울 잠실에 들어설 초고층 빌딩 '롯데수퍼타워'가 시작 단계부터 갖가지 기록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롯데물산에 따르면 회사 측은 오는 4~5일 이틀간 잠실제2롯데월드 부지에 지어지는 롯데수퍼타워의 기초 콘크리트(MAT)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오는 2015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롯데수퍼타워의 건물 높이는 123층 555m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160층, 828m)에 이은 두 번째이다. 그러나 전망대는 부르즈 칼리파(452m)보다 43m 더 높은 495m로 세계 최고 높이다. (하략)
맞다 "상상 초월하는 어마어마한 공사?"

6월 4일 상업방송 <SBS> 8시 뉴스.

<앵커> 지상 123층으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건물이 될 롯데 초고층 빌딩 기초공사가 오늘(4일) 시작됐습니다. 투입된 재료와 장비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오늘 낮,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레미콘 차량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며 콘크리트를 부어넣습니다.
555미터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떠받치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제작하는 기초공사입니다.

건물 무게는 74만 t, 1,000만 서울 시민이 모두 올라설 정도의 무게인데 이를 버텨낼 만한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선 레미콘 차량 5,300 대 분량의 콘크리트가 필요합니다.
8개 레미콘 회사의 전 차량이 동원됐습니다.

(중략)

16년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말 최종 승인된 롯데 초고층 빌딩.
오는 2015년 완공되면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 됩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떠오르겠지만, 공사 중에는 물론 완공 뒤에도 교통대란이 가장 큰 골칫거리일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5공 이후 최대의 언론 학살이 벌어졌던 보도채널 <YTN>의 6월 5일 방송 내용.

지상 123층으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건물이 될 '제2 롯데월드'인 '롯데 수퍼타워'의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시행사인 롯데물산은 어제 새벽 6시부터 서울 잠실동 롯데 수퍼타워의 콘크리트 기초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공사에 들어가는 콘크리트는 모두 7,700톤으로 대형 아파트 450채를 지을 수 있는 양입니다. 롯데물산은 오늘 오후까지 32시간 동안 주변 교통을 통제하고 모두 5,300여 대의 레미콘 차량을 동원해 콘크리트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는 2015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되는 제2 롯데월드인 롯데 수퍼타워는 555m 높이에 지상 123층으로,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건물이 됩니다. (하략)
외국 언론도 칭송, 국제 유명세 타다

외국 언론까지 가세한다.

뉴욕타임스는 3년 전, '상암 랜드마크타워, 제2 롯데월드 등 한국에 일고 있는 초고층빌딩 건설 붐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려는 욕망의 표현'이라는 긍정적 논조를 펴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의 다른 일간지는 제2 롯데월드의 건축공법에 최첨단기술이 총동원되고 있다고 찬양을 늘어놨다.

외국언론은 그나마 논조나 있지. 우리 애들은 그저 보도자료 배낀 앵무새 수준. 교통 등 주위환경이나 안보에 대한 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삼전도(三田渡)의 굴욕, 청(淸)

본격 담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역사적 측면에서 보면, 이 지역은 우리 역사, 치욕의 현장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송파구 삼전동은 조선시대 굴욕의 역사가 새겨진 곳이다. 1636년(인조 14년) 병자년 12월 초, 청(淸) 태종은 군사 12만을 직접 끌고, 조선을 침략한다. 이름하여 병자호란(丙子胡亂). 조선은 청군을 맞아 결사항전을 했지만, 전황이 불리해지자 왕은 세자와 함께 남한산성에 숨어든다.

이듬해 1월 초, 청의 12만 대군이 남한산성을 포위한 가운데, 조정은 나중에 청으로 끌려간 삼학사(三學士) 홍익한, 윤집, 오달제 등 결사항전을 주장하는 척화파와 최명길을 중심으로 화의를 하자는 주화파로 나뉘어 극심한 쟁론으로 날을 지샌다. 그 사이 강화도로 피신했던 세손과 왕자들이 청군에게 모두 포박되자, 1월 30일 인조는 삼밭나루(三田渡)로 나아가 청 태종 앞에 무릎을 꿇는다.

청 태종은 조선에 와서 공덕을 베풀었음을 널리 알리라며 인조에게 비석 제작을 명령한다. 비명은 '대청황제공덕비(大淸皇帝功德碑)'. 한자와 만주어, 몽골어로 등 3 개국어로 쓰여진 이 비엔 인조가 청 태종에게 무릎 꿇고 용서 비는 모습이 부조돼 있다. 원래 있던 자리가 상습 범람하자, 석촌호수 인근으로 옮겨졌다.

일명 '삼전도비'로도 불리는 대청황제공덕비는 공교롭게도 석촌호수 서호(西湖) 쪽 잠실 롯데월드, 그리고 석촌호수 동호(東湖) 쪽 타워 크레인이 분주하게 돌아가는 제2 롯데월드를 바라보고 있다. 그곳은 대한민국 현대사 치욕의 현장이다. 이제부터 이유를 설명하겠다.

송파(松波)의 굴욕, 일(日)

흔히 롯데를 재계 순위 5위의 국내 재벌로 분류한다. 하지만 그건 그른 분류다. 롯데는 엄연히 일본 기업이다.

총괄회장 신격호(89)를 정점에 둔 롯데그룹은, 장남 동주(57)가 일본롯데를 맡고, 차남 동빈(56)이 한국롯데를 맡고 있는 분점(分占) 구조다. 규모 면에선 한국롯데가 일본롯데보다 훨 크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롯데는 정확히 일본 기업이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holding company)는 호텔롯데다. 2008년 기준으로 호텔롯데는 롯데쇼핑(9,29%)을 비롯, 롯데제과(3.21%), 롯데캐피탈(27.33%), 롯데산업(36.82%), 롯데물산(29.62%), 롯데리아(20.2%), 롯데기공(17.38%), 호남석유화학(13.64%)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삼성에버랜드처럼 순환출자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근데,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동주가 최대주주이자 부사장으로 있는 일본롯데다.

뼈(骨) 속까지 일본인 신격호(辛格浩) 가(家)

여기서 롯데그룹 사주 신격호의 신상을 살펴보자.

1922년, 경북 '포항'에서 그리 멀지않은 울산에서 태어난 그는, 울산농림을 나와 일본으로 건너간다. 닥치는 대로 일해 모은 돈으로 48년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한다. 상호는 요한 볼프강 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여주인공 '샤 롯테'로부터 땄다고 한다. 일단은 문학적.

1965년 굴욕적으로 이뤄진 한일국교정상화는 신격호에겐 행운의 여신이었다. 그는 재일교포의 모국투자라는 미명으로 67년 롯데제과주식회사를 설립한다.

어린애 콧물 묻은 돈 빼앗는 '껌 장사'로 국내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 그는, 왕성한 식욕으로 문어발 확장을 진행한다. 굵직굵직한 것만 챙겨도 롯데상사(74년), 호남석유화학(76년), 주식회사 롯데삼강·롯데햄·롯데우유(이상 78년) 등. 79년엔 당시 최고층 호텔인 38층 호텔롯데와 국내 최대 백화점인 롯데백화점을 세우고, 국내 최초의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롯데리아를 남한 땅 전역으로 퍼트린다.

그 후 위락 산업체 롯데물산, 롯데건설(7월 28일 국토해양부 발표 2011년 종합건설사 시공능력평가액 7위) 등을 세운다.

여기선 잠깐, 팁(tip) 하나. 전 세계에서 현지에 진출한 맥도널드(McDonards) 꺼꾸러트린 패스트푸드 체인은, 롯데리아가 유일하다. 그 여세를 몰아 중국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대단한 승리!

하지만 우리 젊은이들이 제국주의 자본과 매판자본이 만든 정크 푸드 번갈아 먹으며 돌아다니는 거 보면 가슴 아프다.

백화점과 호텔, 위락시설 등 서비스 위주의 3차 산업에 치중하면서 몸집을 불려온 롯데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 순위에서 연간 매출 77조 원, 78개의 계열사를 거느려 재계 순위 5위에 랭크됐다.

신격호는 첫 부인 노순화와 사이에서 난 딸 영자(69), 재취 시게미츠 하츠코(重光初子, 84)와의 사이에선 장남 동주(시게미츠 히로유키, 57)와 차남 동빈(시게미쓰 아키오-ㆍ重光 昭夫, 56)을, 1977년 제1회 미스 롯데 출신 서미경(52)과의 사이엔 유미(롯데호텔 고문, 28)를 뒀다.

그 중 동빈(시게미쓰 아키오)은, 1985년 6월 일본 타이세이(大成)건설의 부회장을 지낸 귀족 오고 요시마사(大鄕 淡河)의 둘째딸 오고 마나미(大郷 真奈美)-지금 이름은 시게미츠 미나미(重光 真奈美)와 결혼한다. 중매와 주례를 제 67대 일본 총리를 지낸 후쿠다 다케오(제 91대 총리 후쿠다 야스오 부친)이, 축사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가 맡아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결혼식 역시 장장 7시간에 걸친 일본 전통 혼례로 치렀다. 그건 신격호 가(家)의 일본 귀족층 진입 신고식이기도 했다. 당시 결혼식에 쓴 돈은 100억 엔으로 알려졌다.

슬프지 않은가!

지금 석촌호수는 청 태종의 오만한 공덕비와, 일본 국적의 매판자본(comprador capital)이 세운(또는 세우고 있는) 두 개의 거탑(巨塔)에 갇힌 불쌍한 형국이다.

그 형국은 수도권 방위의 보루인 공군 제15혼성비행단이 처한 신세와 절묘하게 일치한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이여!

롯데리아에서 햄버거 먹고 히히덕거리며, 롯데월드에서 자이로드롭 타고 오줌 지릴 때, 그대들이 낸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라!

* 다음회는 MB 정권 3대 비리 의혹 ②-下 '정권, 매판자본 합세해 安保 능욕'

*<윤재석의 '갑론을박'>이 <윤재석의 '쾌도난마'>로 거듭났습니다. 우리사회의 부조리한 구석구석을 명쾌하게 짚어내겠습니다. 필자의 이메일 주소는 blest01@daum.net입니다. 




원문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11106121828&section=02

MB, 방미때 의회 연설문, 미 전문업체 의뢰해 작성

원본게시날짜 : 20111107 08:34


4만6500달러 지급…“국익 담겨야 하는데” 부적절 논란




» 지난달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미 의회 상하원합동연설 뒤 한국전 참전 의원들에게 다가가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연설문의 초안을 미국의 연설문 작성 전문 업체가 작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워싱턴/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국빈방문 때 의회와 상공회의소 등에서 했던 연설은 워싱턴에 있는 연설문 전문회사가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 비용으로 이 회사에 4만6500달러(약 5100만원)가 지급됐다.
주미한국대사관은 이 대통령의 지난달 11~15일 미국 방문을 앞두고 연설문 작성 전문회사인 웨스트윙라이터스에 의뢰해 이 대통령의 의회 합동연설문 등의 초안을 잡고 수정하게 했다고, <세계일보>가 최근 공개된 미 법무부의 외국로비공개법(FARA) 자료를 입수해 6일 보도했다.
정치계·기업체 등이 필요로 하는 연설문 작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업체인 웨스트윙라이터스는 주미한국대사관과 이 대통령의 △미 상공회의소 연설문 △미 의회 합동연설문 △국빈방문 관련 발언문 작성 등 크게 3건의 계약을 맺었고, 이런 내용을 지난달 19일 미 법무부에 신고했다. 계약서를 보면, 이 회사는 3개 연설문 초안 작성 및 초안에 들어갈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는 메모를 주미한국대사관에 제공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 대통령은 이 회사가 작성한 초안을 토대로 연설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 대통령이 의회 합동연설 때 6·25 참전 의원들을 거론하며 이들의 희생에 감사를 표한 것도 이 회사의 충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 연설 뒤 참전용사 출신 의원들에게 거수경례를 해 박수를 받았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양정철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의 연설은 외교에 대한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뿐 아니라 국익이 담겨야 하는데, 이를 외부 영리업체에 의뢰해 초안을 작성하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웨스트윙라이터스에 의뢰한 것은) 주미한국대사관이 청와대 안팎의 여러 의견을 듣는 한 과정이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도 2009년 미 의회 연설 당시 이 회사에 4만달러를 주고 ‘맞춤형 연설문’을 받았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정애 안창현 기자 hongbyul@hani.co.kr




원문 :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504263.html

MB 방미연설은 美업체 작품

원본게시날짜 : 2011.11.07 00:32:31


6개 연설문 작성 웨스트윙라이터스에 4만6500불 지급 논란
외국로비 공개법 따라 주미대사관과 계약 드러나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월13일미국 국빈 방문 당시 워싱턴미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 후 기립박수를 받고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백악관, 의회, 상공회의소에서 행한 연설은 미국 연설문 전문 작성회사인 웨스트윙라이터스가 4만6,500달러를 받고 초안을 마련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윙라이터스가 지난달 19일 미 법무부에 신고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9월 말 이 대통령의 연설문과 관련된 3건의 계약을 주미 한국대사관과 체결했다.

웨스트윙라이터스가 외국로비공개법에 따라 신고해 공개된 계약서는 연설의 초안 및 전략적 방향, 의원 등 청중의 성향 분석을 제공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계약서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미 상공회의소 연설문 초안 작성 및 수정 비용은 1만달러였으며, 미 의회 합동연설문 초안 및 의원 성향 분석과 전략적 충고에 대한 계약에는 1만8,500달러가 책정됐다. 또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 연설문에 6,000달러, 조 바이든 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주최한 오찬 연설문에 6,000달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최한 백악관 국빈 만찬 연설문에 6,000달러가 각각 배정됐다.

웨스트윙라이터스는 모두 6번의 공식 연설문 초안 등을 마련해주고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모두 4만6,500달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주미 한국대사관 측은 이 같은 계약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다.

웨스트윙라이터스 측이 제공한 연설문 초안이 그대로 이 대통령의 연설에 반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미 의회 합동연설 당시 한국전쟁 참전 의원들을 직접 거명하고 거수경례를 해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워싱턴에 소재한 웨스트윙라이터스는 빌 클린턴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하던 보좌진 등이 2001년 세운 연설문 작성 전문 회사다. 이 회사는 미 의회, 상공회의소는 물론 다보스포럼, 하버드대학 연설, 뉴욕타임스 기고문 등에 대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의 한 인사는 "대통령 연설문은 사전에 각계 의견을 수렴해 작성되며,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수정하는 게 관례"라고 전했다. 하지만 법에 따라 모든 것을 공개할 수밖에 없는 미국 로비 관련업체와 대통령의 연설문 초안에 대한 계약을 맺은 것은 외교적 실수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미국의 기관에 연설문을 의뢰한 적은 없다며 다만 주미 한국대사관 측에서 사전에 다른 기관에 자문을 구했는지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미 대사관에서 보낸 의견을 참고하지만 그 의견을 그대로 최종 연설문에 채택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문 : http://news.hankooki.com/lpage/world/201111/h2011110700323122450.htm

MB 연설문, 미 로비업체에 의뢰

원본게시날짜 : 2011-11-07 08:24:56


【서울=뉴시스】김재현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방미 당시 미 의회와 상공회의소 등에서 행한 연설문 초안을 미국의 로비업체가 작성한 것으로 7일 드러났다.

최근 미 법무부의 외국로비공개법에 따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연설문 작성업체인 '웨스트윙라이터스'는 주미 한국대사관의 의뢰를 받아 이 대통령의 연설문 초안을 만들고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미 상·하원 합동회의(1만8500달러), 미 상공회의소(1만달러), 백악관 환영행사(6000달러), 국빈 만찬(6000달러), 국무부 오찬(6000달러) 등 5개의 연설문 초안 작성을 의뢰하고 그 대가로 4만6500달러(약 5200만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연설문을 작성할 때 주미 대사관의 도움을 받지만, 그대로 최종 연설문에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웨스트윙라이터스는 빌 클린턴 정부 당시 대통령 연설문 작성을 담당했던 보좌진 등이 2001년 만든 연설문 작성 전문 회사로, 미 의회 연설을 비롯해 뉴욕타임스 기고문, 다보스 포럼 연설문 등 서비스제공하고 있다.

123123@newsis.com





원문 :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pID=10300&cID=10301&ar_id=NISX20111107_000968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