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도 놀랄 정도… 전여옥, 박근혜에 직격탄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한때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최측근이었던 전여옥 의원이 대선주자감이 절대 아니라며 박 위원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책을 출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가 '이렇게 너무 솔직하게 써도 괜찮은 것인지 나까지 좀 걱정이 된다'라고 말할 정도로 비판의 강도가 세다.
전 의원은 최근 출간한 'i 전여옥 - 전여옥의 사(私), 생활을 말하다'라는 책을 통해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는 안 되는 후보"라며 "내가 당에 들어와 지난 3년 동안 (박 위원장을) 지켜봐 왔다. 가까이서 2년을 지켜보았다. 그래서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대통령감은 아니라는 것을"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박 위원장이 대통령이 됐다면) 나라를 위해서 그녀가 과연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나의 답은 이미 정해졌다. '아니다. No'였다"라고 했다.
전 의원은 책 곳곳에서 박 위원장의 정치적 식견이 크게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인문학적인
콘텐츠는 부족했다.
신문기사를 보고 분석하는 능력이나 해석하는 깊이 같은 것은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박근혜는 늘 짧게 답한다. 뭔가 깊은 내용과 엄청난 상징적 비유를 기대했다. 그런데 거기에서 그쳤다. 어찌 보면 말 배우는 어린아이들이 흔히 쓰는 '
베이비 토크'와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 의원은 그러면서도 박 위원장의 권력의지가 매우 강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저렇게까지 대통령이 되고 싶을까 싶었다. 박 위원장의 권력 의지는 대단했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권력이란 매우 자연스럽고 몸에 맞는 맞춤옷 같은 것이라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그녀에는 생활 필수품이라는 것을 말이다"라고 했다. 전 의원은 "박근혜에게 한나라당은 '나의 당'(My way)이었다, 대한민국은 우리 아버지가 만든 '나의 나라(My country)'이었다. 이 나라 국민은 아버지가 긍휼이 여긴 '나의 국민(My people)'이었다. 물론 청와대는 '나의 집(My
house)'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은 바로 '가업', 즉 '마이 패밀리스 잡(My family's job)'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박 위원장의 소통 방식이 비민주적이라고도 했다. 전 의원은 "친박 의원들 사이에는 박 전 대표의 뜻을 헤아리느라 우왕좌왕하는 것이 널리 알려진 일이다. 그러면 박 전 대표는 '제가 꼭 말을 해야 아시나요'라고 단 한 마디 한다고 한다"면서 "선문답하듯 한마디씩 던지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더구나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라'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비민주적이다"라고 적었다.
전 의원은 박 위원장의 스킨십 태도에 대해서도 "매우 독특하다"면서 비판을 가했다. 전 의원은 "(박 위원장은) 잘 모르는 대중과의 스킨십은 매우 잘한다. 그러나 정작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의 스킨십은 꺼려한다"면서 대변인 시절 자신이 겪은 일화를 공개했다.
전 의원은 "내가 막 대변인이 됐을 때 일이다. 당 사람들이 대변인은 대표와 늘 차를 함께 타는 것이라고 했다. 생판 정치판을 모르는 나는 당연히 그런가보다 하면서 당시 박근혜 대표의
승용차를 탔다. 그런데 그날로 비서관이 내게 말했다. '딴 차 타고 따라 오시라'고. 나는 그때 알았다. 그녀가 불편해 한다는 것을. 그리고 나뿐 아니라 어떤 의원도 그녀의 차에 동승한 적이 매우 드물다는 것은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라고 적었다.
전 의원은 박 위원장에게 권위적인 모습이 있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2005년
대구 행사에서 박 대표 바로 뒷줄에 앉아 있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의원들이 내게 말했다. '전 대변인, 뭐하고 있나? 대표님 머리에 (우비 모자를) 씌워드려야지.' 순간 나는 당황했다. 자기 우비 모자는 자기가 쓰면 되는 것 아닌가? 나는 (모자를 씌우려고) 천천히 일어났다. 그러자
카메라 플래시가 미친 듯이 터졌다. 박 대표는 한마디도, 미동도 없었다"고 했다.
전 의원는 '나는 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을까?'라는 대목을 통해서는 2007년 대선 당시 박 지지하지 않았던 이유도 공개했다. 전 의원은 "박근혜 후보가 순발력이 부족하고 백단어 공주라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면서 "박정희 대통령 시절 핍박 받았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대항마'였다. 모든 것을 다 떠나서 가해자 대 피해자의 구도라, 나는 심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vs 한명숙' 구도가 만들어지면 박 위원장이 패배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나는 도저히 박근혜
카드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근혜가 후보가 된다면 저쪽 후보는 한명숙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것은 내게는 필패의 카드였다"고 적었다.
전 의원은 소속 당에도 쓴소리를 퍼부었다. 그는 "한나라당은 정당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며 "지금 한나라당은 '박근혜당'이며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당'"이라고 했다.
그는 "
안철수 돌풍으로 박근혜 대세론은 꺾였다"면서 "이 대통령의 아마추어 정치로 한나라당의 앞날에는 커다란 먹구름이 끼어 있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 현상은 '찻잔 속 태풍'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무능이 만든 것"이라며 "이는 기존 정당 체제의 붕괴를 예고한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정권 재창출을 해야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다. 아무리
4대강을 성공시켜도 소용없다" "그는 입으로 말하지 않고 성과로서 말하는 CEO
스타일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정치는 말과 글로 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며 전 의원이 박 위원장을 비판한 내용을 직접 읽은 뒤 "이렇게 너무 솔직하게 써도 괜찮은 것인지 나까지 좀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원문 : http://news.hankooki.com/lpage/politics/201201/h201201111749222106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