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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24일 수요일

북 잠수정은 물귀신인가…북 어뢰는 소리 없이 쏘나

2010.05.28 제812호

합조단 발표에도 남는 의문들… 교신기록·TOD 등 결정적 증거들은 논의도 안 돼



» “어뢰가 나왔다”는 말로 천안함 논란은 종지부를 찍는 것일까. 5월20일 윤덕용 민·군 합동조사단장이 천안함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겨레 신소영 기자

“더 이상 뭐가 필요합니까. (더 이상의 질문은) 우리를 적으로 보는 겁니다.”

생때같은 46명의 목숨이 바다에서 길을 잃었고, 한 달여 만에 뭍으로 올라온 배는 처참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50여 일 만이다. 그 배를 바다에 침몰시킨 ‘1번’ 어뢰를 쌍끌이 어선이 찾았다. ‘번’이라는 글자는 한글이다. 한글은 우리 아니면 북한만 쓴다는 말장난 같은 정부의 말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어뢰는 북한의 소형 잠수함정으로부터 발사됐다는 것 이외에 달리 설명할 수 없다”는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의 말을 지금으로서는 믿지 않을 수 없다.

의문점을 캐묻는 질문에 ‘적’ 운운하는 정부 관계자의 극단적인 언사도 심정적 측면에서는 이해가 간다. “뭘 어떻게 더 보여달란 말이냐”는 답답함이 배어 있다. 믿어달라는 부탁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사실은 드러났다. 이제부터는 믿음의 문제다.”(한 한나라당 관계자)

그래도 다시 묻는다. 




어뢰, 물기둥… 이야기는 끝난 것인가

“어뢰가 나왔다”는 말로 천안함 논란은 종지부를 찍는 듯하다. 어뢰를 발견한 쌍끌이 어선 선장까지 증인으로 등장해 극적인 순간을 떨리는 목소리로 증언했다. 그래도, 질문을 시작한다.


어뢰

북한 어뢰를 입증한다는 ‘1번’ 표시가 미사일 등 발사체에 주로 쓰이는 ‘호’와 다른 점, 어뢰 상태에 비해 글자의 파란색이 선명한 점 등이 의문으로 남는다. 여기에 자신이 드러날 수 있는 표시를 남겼겠느냐는 질문까지 이어진다.


얼굴에 튄 물방울과 100m의 물기둥

좌초설, 제2충돌설 등이 제기된 배경에는 버블제트 효과로 발생하는 물기둥을 본 사람이 없다는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지난 중간조사 결과 발표 당시 합조단이 “물기둥이 옆으로 퍼질 수 있다.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 것도 그래서였다. 하지만 5월20일 발표에서는 “높이 100m, 폭 20~30m의 하얀 섬광 기둥을 봤다”는 초병의 증언이 추가됐다. 여기에 “천안함 좌현 견시병이 넘어진 상태에서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으며, 좌현 외벽 부분에 물이 차서 (병사들의) 발목이 젖었다”고 발표했다. 앞서 언론에서 물기둥에 대한 지적이 수차례 보도됐을 때는 왜 초병의 증언이 확보되지 않았는지, 100m 높이의 물기둥 아래에서 견시병은 왜 ‘물방울’밖에 맞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버블제트

합조단은 “선체의 용골이 위쪽으로 변형되고 외판은 꺾이고 선체는 절단됐다. 가스터빈실 격벽도 뒤틀리고 훼손됐으며, 함정의 중심을 잡아주는 함안정기에도 흔적이 남아 있고, 선저 부분에도 버블 흔적이 있다”며 “이는 버블제트로 인한 것으로,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목 또한 여전히 의문은 남아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천안함 선체가 수중폭발로 훼손되는 상황까지만 보여준다. 합조단은 “시뮬레이션을 위한 계산이 너무 복잡해 아직 완전히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선체가 갈라지기 전) 중간까지의 상황만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합조단은 골절과 열창 등이 관찰된 숨진 장병들의 상태가 바로 버블제트의 방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뇌진탕이나 심한 열창 등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전히 다른 가설을 주장한다. 또 버블제트의 결과로 나타났어야 할 죽은 물고기 떼에 대한 의문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국방부는 이 의혹에 대해서는 “조류에 떠내려갔다”고 해명했지만 당시는 정조 시간대였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논의조차 되지 못한 의문점들

군사기밀이다(이전에 공개됐음에도), 자료가 없다(본 사람이 있음에도), 직접 보면 다르다(직접 본 사람이 다른 얘기를 하고 있음에도) 등 이유는 다양하다. 이는 무엇보다 어뢰의 등장 앞에 질문의 맥을 잃은 언론의 책임이 크다.


사건의 처음과 끝, KNTDS와 교신기록

한국형 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KNTDS·Korean Naval Tactical Data System). 당시 백령도 인근 우리 군의 이동 경로를 소상히 알 수 있는 자료다. 합조단은 “군사기밀이며, 일부 국회의원에게 공개한 적이 있다. 또한 민간 조사위원도 해당 분과에서는 다 확인했다”며 언론에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02년 제2연평해전의 사례에 준해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러 의혹을 일거에 일축할 수 있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이번 발표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천안함이 그날 어디에서 어디로 갔고, 어느 방향으로 어느 속도로 갔는지 등의 기록을 담고 있다. 교신기록도 공개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합조단은 “항적기록이나 교신과 관련된 내용은 전부 무선으로 보내는데 군사기밀을 보호하기 위해 암호장비를 사용한다”며 “보안을 이유로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TOD

정부가 가장 곤욕을 치른 대목이 바로 열상감시장비(TOD) 동영상이다. 봤다는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없다는 논리가 더는 먹히지 않게 됐고, 없다던 동영상은 결국 공개됐다. 하지만 때론 짧게, 그보다 조금 길게, 결국 사고 당시 장면만 빼고 존재하는 것으로 TOD 영상은 공개됐다. 언뜻 받아들이기 힘든 증거 제시 과정이었다.

합조단 발표 하루 전인 5월19일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방부는 함수·함미 분리 장면을 담은 TOD 동영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지만, 동영상이 없다고 잡아떼는 합동참모본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사고 발생 순간의 동영상을 봤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당일 TOD는 논란 없이 넘어갔다. TOD는 초병 한 사람이 봤다는 물기둥을 국민 모두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함미 절단면 옆쪽 긁힌 흔적, 안쪽으로 말린 스크루

어뢰 피격을 인정하지 않는 가설들은 대부분 천안함의 긁힌 흔적을 주요한 근거로 든다. 합조단은 천안함의 좌현은 언급하지 않고 우현을 중심으로 해명했다. 합조단 문병옥 대변인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우현의 흔적에 대해서만 “긁힌 흔적이 아니라 선체 하부의 강력한 힘이 발생해서 접힌 자국”이라고 설명했다. 합조단에 민간 조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신상철씨는 인양 뒤 인위적인 상태 변경이 있었음을 주장했다. “합조단에 가서 직접 확인해보니 인양 당시에 존재했던 좌현의 긁힌 흔적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어뢰 이외의 원인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또 다른 증거는 천안함 스크루 상태다. 스크루가 안쪽으로 찌그러진 것은 좌초 뒤 후진한 결과라는 것이다. 스크루에 대해서도 최종 발표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합조단은 스크루의 변형은 천안함 함미가 바닥에 가라앉으면서 손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크루부터 떨어지지 않고 함미의 앞부분부터 떨어진 다음 스크루가 바닥에 충돌하면서 찌그러졌다는 것이다. 신씨는 이에 대해서도 “물에 가라앉으면서 조류로 스크루가 돌다가 바닥에 충돌하면서 생긴 변형이라는 합조단의 주장은 맞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 바닥에 충돌했다면 스크루 날개 하나 정도가 손상됐을 것”이라며 좌초로 인한 변형임을 강조했다.


가스터빈실 인양

천안함에서 유실된 가스터빈실은 5월19일에야 인양돼 평택 2함대사령부로 옮겨졌다. 가스터빈실은 어뢰 공격을 입증할 만한 증거로 다른 가설까지 일축할 수 있는 사건의 결정적 열쇠였다. 가스터빈실은 좌현 3.2m, 우현 9.9m로 함수와 함미를 제외하면 천안함 유실물 가운데 가장 크다. 군 당국이 첨단 음파탐지기로 3~4mm의 초소형 파편까지 찾아냈음에도 가스터빈실을 찾지 못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가스터빈실의 뒤늦은 인양은 시뮬레이션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함수·함미 수색

천안함 침몰 직후 함수와 함미는 분리됐다. 함수는 끝이 바다 위로 노출됐지만 함미는 자취를 감췄다. 당시는 장병들의 생존 가능성이 언급되던 시기라 모두 함수·함미 확인에 눈길을 모으고 있었다. 결국 함수는 발생 지점에서 7km, 구조 지점에서 2km 떨어진 곳에서 3월29일 발견됐고, 함미는 최초 사고 지점 인근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3월26일부터 29일까지 4일 동안 1200t급 군함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이러한 의문은 백령도 인근 해도와 조류의 방향을 근거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함미가 가라앉은 지점은 사고 지점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이다. 또 함수는 7km 정도를 흘러 못 찾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흐른 궤적은 구조 당시 사고 지점에서 흘러온 궤적과 흡사하다. 사고 지점부터 흘러온 방향 그대로 2km를 더 흘러간 지점이어서 해도를 중심으로 수색했다면 어렵지 않게 발견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납득 못한다, 아니 납득하고 싶지 않다

» 북한제 어뢰라는 사실을 입증한다는 ‘1번’ 표시. 글자의 파란색이 너무 선명하다는 점 등이 의문으로 남는다. 한겨레 신소영 기자

이제 하나의 의문이 남는다. 얄궂다. 합조단의 조사 결과를 모두 사실로 인정할 때 가장 올돌하게 부상한다. 손기화 합조단 정보분석과장은 “이번 사건 2~3일을 전후해 북한군 잠수함정 두 척이 기지를 이탈했고 저희가 식별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발표했다. 사건 당시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이었다. 한국보다는 미군이 몰랐다는 게 더 정확하고, 그래서 의문을 더 증폭시킨다.

한-미 정보 당국은 미국의 정찰위성(KH-12)·정찰기(U-2) 등으로 북의 침투자산 기지를 집중 감시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잠항 이동 중에야말로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방부도 지난 4월1일 “잠수함정·반잠수정 등과 같은 북한 선박의 움직임을 철저히 추적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 감청도 활용된다.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은 지난 4월5일 “사고 당일 잠수함 1대는 비파곶 인근에서 북측 기지와 교신을 한 것으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물론 기지 감시에는 기상 상황 등 여러 제약이 있다. 그런데 3월 말부터 “북한 잠수함이 3월26일을 전후해 기지를 이탈했다 복귀했다”는 군 정보가 언론에 보도됐다. 군 정보는 사후 추적만 가능하고, 실시간으로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기지 감시를 놓쳤다면 작전구역에서의 경계가 남는다. 합조단은 잠수정이 3km 떨어져 어뢰를 쏜 것으로 발표했다. 이 조건에서 초계함 등이 적을 탐지할 수 있는 공산이 얼마나 될지는 밝혀진 바 없다. 다만 국방부는 지난 4월5일 “사건 당시의 수심 30m 해양환경을 대입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약 2km 전후에서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확률은 70% 이상”이라고 했다.

이 또한 놓칠 수 있다. 어뢰 탐지·방어가 남는다. 천안함은 특히 대잠 초계함이다.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김태욱 상무는 사건 초기 “어뢰는 맞을 때 맞더라도 ‘야, 이거 맞는구나’라는 건 알 수 있다”고,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은 “소나실에서 24시간 감시하는데 어뢰 소음이 매우 크기 때문에 분명 포착됐을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말한 바 있다. 당시 천안함 소나병은 “사건 당시 동향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소나와 어뢰의 주파수가 달랐다고 설명한다.

결과적으로 북의 잠수정은 한-미 군 당국의 예방·대응 체계를 모두 무력화한 것이다. 납득이 되지 않는다기보다 납득하고 싶지 않은 대표적 쟁점이 되는 셈이다. 오늘도, 내일도 북 잠수정이 우리 군함을 부수고 “신속하게 왔던 경로로 복귀”할 수 있다는 농담이 비극적으로 떠도는 이유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원문 :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27418.html

7시 투표율 23.5%...홍준표 "25% 넘으면 패배 아니다" - 오마이뉴스

자기 정체성 망각한시민................... [35]


11.08.24 18:11




딴나라 ...........기존의 행태로 볼때

철저하게 상위 0.3%위한 정치를 했다

그런데도 25%대의 지지율은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것이다

이건 서민들 스스로의 정체성을

망각한 때문이라 믿어진다

비싼 빽만 들고 다니면 상류층이 되리라는 착각

큰차만 타면 부자로 보이겠지하는........

정체성상실........이거 문제가 아닐수 없다...


 

기초수급자도 투표하러가는 기막힌 현실....

정체성을 망각하지말자.......절대로.......





원문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1559533&hisBbsId=total&pageIndex=1&sortKey=regDate&limitDate=-30&lastLimitDate=








1인시위 김흥국 "오세훈 눈물, 헛되지 않을 것"

11.08.22 13:33 ㅣ최종 업데이트 11.08.22 13:33

[현장] 박상원, 김동규 이어 광화문 광장서 주민투표독려... "반드시 승리할 것"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이틀 앞둔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가수 김흥국이 '민주주의 꽃은 선거 입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주민투표 독려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김흥국

박상원, 김동규씨에 이어 방송인 김흥국씨가 22일 오전 11시경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주민투표독려 1인 시위에 나섰다.

중절모를 쓴 김씨의 두 손에는 축구복을 입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든 자신의 캐리커처와 함께 '민주주의 꽃은 선거입니다', '투표짱!', '투표는...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들려 있었다. 김씨는 지난 6월 MBC 라디오 <2시 만세> '부당퇴출'에 항의하면서 MBC 본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당시 '삭발식'을 감행했던 김씨는 당분간 절에 들어가 지내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 눈물 보며 함께 눈물... "투표 거부, 맞지 않다"

2개월여 만에 다시 대중 앞에 나선 김씨의 표정은 한결 밝아져 있었다. 중절모를 벗자 머리카락도 어느새 꽤 자라나 있었다. 김씨는 요즘도 괴롭고 답답할 때면 수시로 절을 찾는다고 했다. 투표거부운동본부와 투표참여운동본부 측에서 나온 1인 시위자들과 나란히 선 김씨는 활짝 웃는 얼굴로 시민들을 향해 손팻말을 들어 보였다.

1인 시위에 나서게 된 이유를 묻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김씨는 "오세훈 시장의 어제 눈물을 보면서 (오 시장이) 저렇게까지 모든 걸 다 바칠 정도로 주민투표가 중요하구나 (라는 걸 느꼈다)"라면서 "투표를 이틀 앞두고 제가 방송을 못하니까 1인 시위라도 해서 좀 알려야 되겠다, 24일 날 반드시 투표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날(21일) TV를 통해 오 시장의 눈물을 보면서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자신은 물론이고 아내 그리고 아들과 함께 이번 주민투표에서 반드시 투표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김씨는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벌이고 있는 주민투표 거부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김씨는 "'나쁜 선거다' 이런 표현은 처음 들어본다, 왜 이렇게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면서 "투표는 권리다, 투표장에 가지 말라는 선거가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전면적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김씨는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김씨는 "어려운 사람은 당연히 도와줘야겠지만 전체적으로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국민의 세금을 받아놓고, 다른 욕심을 가지고 선거 거부운동하고, '나쁜 선거다' 이런 부분은 맞지 않다"라고 투표운동거부 진영을 비판했다.

"무상급식은 어려운 사람들만, 전체적으로 할 수는 없지 않나"

'오 시장과 사전에 조율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전혀, 전혀"라며 손을 저었다. 김씨는 "어제 오세훈 시장의 눈물을 보면서, 아무한테도 이야기 안하고 혼자 나왔다"고 말했다. 앞서 '친한 친구'인 박상원씨가 1인 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연예인도 동참하는 게 좋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는 김씨는 어제 오세훈 시장의 눈물을 보면서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김씨는 자신으로 인해 투표율이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오 시장에 대해서는 "참 어려운 결단을 하셨다, 힘내시라"면서 "그 눈물이 헛되지 않으실 거다, 24일 날 반드시 승리하실 거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다음은 김씨와 나눈 일문일답.

- 어떻게 나왔나.
"오세훈 시장의 어제 눈물을 보면서 저도 같이 울었다. (저렇게) 시장을 걸 정도로 이번 주민투표가 중요하구나. 저렇게까지 하면서 모든 걸 다 바치는 모습이... 방송을 쉬면서 재충전 때문에 조용히 쉬고 있는 상황인데, 투표를 이틀 앞두고 제가 (지금) 방송을 못하니까 1인 시위라도 해서 나도 좀 알려야 되겠다, 24일 날 반드시 투표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오게 됐다."

- 단계적 무상급식 안, 즉 오세훈 시장 쪽 안에 찬성하는 쪽인가.
"무상급식...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 (투표) 반대운동이라고 그래야 하나. 투표는 행사를 해야 한다고 본다. 자기 권리를, 투표를 해야 하지. '투표장에 나가지 맙시다' 이러면 자라나는 아이들이나 청소년, 미래한테 뭘 보여주겠나. 어떻게, 투표장에 가지 말라는 선거가 어디있나. '나쁜 선거'다. 이런 표현은 처음 들어본다. 왜 이렇게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합의를 해서 날짜가 정해지고 선거를 하고. 우리 집에 우리 아들까지 (투표공보물이) 3명한테 왔던데 반드시 투표행사를 해야지. 어떻게 8월 24일 날 정해놓고 한 쪽은 투표하자, 한쪽은 투표하지 말자. 그건 옳지 않다."

- 무상급식에 대한 의견은.
"어려운 사람은 도와 줘야죠. 당연히. 그런데 전체적으로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국민의 세금을 받아놓고, 다른 욕심 가지고 갑자기 선거 거부운동하고. '나쁜 선거다' 이런 부분은 맞지 않다. 어려운 사람은 도와줘야죠. 그건 반드시 해야죠. 그러려고 돈(세금)을 내는 건데. 좋은 데는 써야죠."

"참 어려운 결단 하신 오 시장, 힘 내시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이틀 앞둔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가수 김흥국이 '민주주의 꽃은 선거 입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며 주민투표 독려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같은 장소 뒤편에는 민주당 여성지역위원장과 여성시의원들이 서울시의 주민투표는 부자아이 가난하이 편 가르는 나쁜 투표라고 주장하며 주민투표 거부운동을 벌였다.
ⓒ 유성호
김흥국


- 나오기 전에 오 시장이랑 이야기는.
"(손사래 치며) 전혀 전혀. 어제 오세훈 시장의 눈물을 보면서, 제가 매일 방송하던 사람이 쉬고 있으니까, 나가야 사람을 만나든지 하지(웃음). 아무한테도 이야기 안하고 혼자 나온 거예요."

- 피켓 직접 만들었나.
"(옆에 있는 한 남성 가리키며) 이 후배가 만들어줬죠. 해병대 후배가."

- 나와 보니 어떤가.
"관심은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모르죠. 내일모레 투표를 다들 해줄지. 제가 나와서 투표율이 높았으면 좋겠네요(웃음)."

- 최근 근황은.
"절에 많이 가있죠. 어떤 사람은 흥국사 가있다고(웃음). 어떤 사람은 나비스님이라는 사람도 있고. 지난번에 그, 내 친한 친구 박상원 친구가 하는 걸 봐서 연예인도 좀 동참하는 게 좋지 않나. 그런 생각도 좀 했었어요. 그런데 어제 오세훈 시장 눈물 보면서 아 나도 나가야겠다 했죠."

- 절에서는 언제 내려왔나.
"아무 때나 하산해요. 하하하. 괴롭고 답답하면. 혼자 있으니까. 뭐 승려가 된 건 아니고(웃음)."

- 오 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은. 
"참, 어려운 결단을 하셨는데, 시장직까지 내놓을 정도로, 그런 눈물이 헛되지 않으실 거라고 본다. 힘내시고 24일 날 좋은 결과, 소식이 있으실 거다. 저는 반드시 승리한다고 봐요."



원문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14980&CMPT_CD=A0275




오세훈과 곽노현을 대하는 선관위의 이중잣대

11.08.23 18:38 ㅣ최종 업데이트 11.08.23 18:38

주민투표법은 공무원 투표운동 금지... '법'도 없는 이상한 투표


  
무상급식 주민투표 참여를 호소하기 위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를 돌며 일인시위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을 향해 주민투표일을 알리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오세훈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주민투표 유효 투표율(33.3%)을 넘지 못하거나, 넘더라도 원하는 결과(소득 하위 50% 학생을 대상으로 단계적 무상급식 실시)가 나오지 않으면 시장직을 걸겠단다. 

진정성은 차치해 두자. 정치인이 표를 얻기 위해서 눈물을 흘리거나 "직을 걸겠다"고 공언하는 걸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자신을 한 단계 넘어서기 위해 때로는 모험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빛이 난다.

이번 주민투표에서 오 시장은 주연이 되고 싶어 무리수를 던지고 있다. 법으로 따져보더라도 시장은 결코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걸 그는 모르고 있는 걸까. 

주민투표,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주민투표는 자치단체의 주요 정책 결정에 주민의 직접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2004년 도입됐다. 법에 따르면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으로써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사항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주민투표법 7조 1항)

주민투표를 시행하는 길은 크게 세 가지다. ①주민 청구 ②지방의회 청구 ③시장이 직권으로 실시하는 경우다. 이 중 주민은 5% 이상의 서명이, 지방의회는 재적 과반수 출석과 출석 3분2 찬성이 있어야 청구할 수 있다. 시장이 직권으로 시행하려면 의회 과반수 출석과 출석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번 주민투표는 ①번에 해당한다.

주민투표에서 시장의 역할은 무엇일까. 주민투표법 제4조(정보의 제공 등) 1항에 나와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주민투표와 관련하여 주민이 정확하고 객관적인 판단과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공보, 일간신문, 인터넷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하여 주민투표에 관한 각종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여야 한다."

결국 단체장인 오 시장은 주민 청구에 따라 실시되는 주민투표가 진행되도록 중립적인 입장에 서 있어야 한다. 게다가 오 시장은 법적으로도 투표 운동을 할 수 없는 자리에 있다. (참고로 투표 운동이란 주민투표에 부쳐진 사항에 관하여 찬성, 반대하게 하거나 두 가지 사항 중 하나를 지지하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투표참여 운동이나 불참 운동도 유권자라면 가능하다. 다만 현행법상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는 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  

오 시장은 '투표운동'을 할 수 없는 공무원이다

주민투표법은 공무원(시의원, 구의원은 제외), 언론인, 선거관리위원 등의 주민투표운동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은 물론, 오 시장도 투표운동을 할 수 없다. 이와 구별할 게 주민소환투표가 있다. 주민소환제는 독단적인 행정운영과 비리 등을 저지르는 자치단체장 등을 제재하기 위한 제도로, 여기서는 투표대상자(소환된 자치단체장)도 자유로운 투표 운동이 가능하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밤 SBS <시사토론>에 출연해 무상급식 주민투표 논란에 대해 맞짱토론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오세훈 곽노현

한편, 오 시장의 시장직 결부를 반대했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도 22일 "남은 이틀 동안 투표참여 운동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는데, 역설적이게도 법적으로는 홍 대표 자신도 투표 운동을 할 수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한 듯,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관련법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어쨌거나 현행법상 시장은 주민투표를 발의하는 일만 할 수 있을 뿐 투표운동에 적극 나설 수 없다. 그런데도 오 시장은 지난 15일 서울광장에서, 17일은 을지로에서 주민투표 안내판을 들고 직접 투표 홍보에 나섰다가 한 단체에게 주민투표법 위반으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무상급식 반대를 자신의 운명과 결부시키며 대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시장 자리까지 걸겠다고 했다. 주민투표는 오 시장의 인기투표가 아니고, 재신임 투표는 더더욱 아니다. 무상급식 실시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의 본래 취지는 오간 데 없고 오 시장의 모험에 여야 정치권까지 대거 동원되는 형국이 돼버렸다.

문제는 선관위의 모호한 태도다. 선관위는, 이해관계인이지만 투표운동을 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는 오 시장과 곽노현 교육감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먼저 오 시장이 주민투표와 시장직을 결부하겠다는 21일 기자회견에 대해 선관위는 법 위반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렸다. 중앙선관위 이종우 사무총장은 국회 행안위에 출석해 "거취 표명이 기자를 상대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투표운동을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시 선관위도 "기자회견은 취재보호차원에서 허용되는 사안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오 시장 기자회견문의 몇 구절을 보자.     

"8월 24일 치러질 이번 주민투표 결과에 제 '시장직'을 걸어 그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씀입니다."
"매년 몇천 억을 필요하지도 않는 넉넉한 분들에게까지 항구적으로 나눠주어 어려운 분들의 희망을 꺾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33.3% 투표율을 넘겨 시민 여러분의 엄중한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이쯤 되면 투표 적극 독려에 특정안을 지지해달라는 읍소로 들린다. 선관위는 언제부터 '현행법'보다 '취재보호'를 중시했을까. 선관위는 불과 며칠 전 ´8월 24일은 주민투표일´이라는 피켓을 든 오 시장에게 "투표안내 행위라도 반복적, 계속적이 되면 법을 위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노골적이고 파급효과가 큰 '투표운동'에 대해서는 기자회견이라는 이유로 눈을 감고 있다. 

오세훈과 곽노현을 대하는 선관위의 이중 태도

반면, 서울시 선관위는 19일 서울시 교육청 공보담당관을 고발하고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수사 의뢰했다. 선관위는 그 배경에 대해 "투표불참을 유도하고 편향된 정보를 게재한 메일을 교사와 학부모에게 보내 주민투표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에 대해서는 관여 여부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닷새 앞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 횡단보도 앞에 서울시의 무상급식 지원 대상과 범위에 관한 주민투표를 찬성하는 현수막(위)과 반대하는 현수막(아래)이 걸려 있다.
ⓒ 유성호
무상급식

같은 날 선관위는, 사내 통신망에 2회에 걸쳐 주민투표 참여를 유도하고 무상급식을 '거지근성'으로 매도한 글을 올린 귀뚜라미그룹 최아무개 회장도 검찰에 고발해 균형을 갖춘 듯 보였다. 하지만 오 시장과 곽 교육감을 비교할 때는 형평성에서 문제가 있다.

오 시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D-9, 8월 24일은 '주민투표의 날'입니다)을 통해서도 "저와 서울시는 단 한 번도 무상급식을 반대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저소득층'을 우선 챙겨가면서 점진적,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의 혜택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라거나 "민주당과 진보진영을 중심으로는 벌써 주민투표 불참운동까지 이뤄지고 있는데 말입니다"라는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 왔다.

주민투표법은 선거금지 공무원의 투표운동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투표 막판에 허위 사실을 담은 문자메시지나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선관위는 "정보제공을 빙자하여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두 가지 사항 중 어느 하나에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비겁한 투표방해 세금폭탄 불러옵니다' '투표하면 매년 3조 원이 절약됩니다'와 같은 문자나 현수막도 방치되고 있다. 주민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는 법 조항이 무색하다. 

그러는 사이 주민투표일은 다가오고 있다. 주민투표는 주요 정책 결정에 주민이 자유의사로 직접 참여하는 행사다. 그런데 지금 중립적으로 주민투표를 잘 관리해야 할 시장이 사활을 걸고 전면에 나서고 있다. 법 위반 여부를 떠나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번 투표는 주민이 아닌 시장이 주인공이 된 '이상한' 주민투표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오 시장뿐 아니라 선관위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원문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15338&CMPT_CD=A0275

독일교수의 눈물 "MB, 정말 유명해질 거다"

11.08.21 14:42 ㅣ최종 업데이트 11.08.22 10:30

베른하르트 교수 준설지 현장조사..."4대강사업은 라인운하보다 어리석다"



독일의 노 교수가 방한했다. 국제적 하천 전문가인 베른하르트 교수이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의 모델로 삼았던 곳이 바로 독일의 라인강이다. 바로 그 라인강의 나라에서 온 학자의 눈에 4대강사업은 어떻게 비쳐졌을까.

베른하르트 교수는 8월 18일 국회에서 열리는 4대강 국제심포지엄을 앞두고 12-15일 3박4일동안 남한강과 낙동강의 현장을 직접 조사했다.

전 카를스루에 공대교수이자 하천정비와 재자연화 분야의 전문가인 베른하르트 교수가 한국에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 5월이다. 당시 4대강사업을 녹색성장의 모범사례로 평가한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낸 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다. 그는 이 서한에서 "하천복원이란 강을 자유롭게 흐르는 상태로 되돌리는 조치"라며, "공사를 당장 중지하는 것만이 유일하고도 옳은 결정"이라고 일갈한 바 있다.
 
순탄치 않은 첫 조사일정

베른하르트 교수의 현장조사는 첫 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조사 첫날 남한강에서의 방한 기자회견이 계획되어 있었지만 그를 처음 맞이한 이들은 4대강 사업 찬성 단체의 회원들이었다. 녹색성장실천연합이라는 이름의 단체회원 30여 명은 베른하르트 교수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며 위협을 가했고, 동행하던 환경단체 활동가와 변호사들에게 "매국노"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신륵사의 기자회견장 진입을 막은 그들은 "라인강 운하 만들어서 독일은 잘 사는 나라가 되지 않았냐"하고 교수에게 물었다. 그들은 이 학자가 라인강의 잘못된 과거 경험을 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는 사실을 알기나 하는 것일까.

  
남한강 강천보를 찾은 베른하르트 교수 일행
ⓒ 녹색연합
베른하르트

  
베른하르트 교수의 기자회견을 방해하는 4대강사업 찬성 단체 회원들
ⓒ 녹색연합
베른하르트



조사를 시작하며 기자회견 장에서 베른하르트 교수는, "과거 라인강에서 했던 하천 사업은 많은 문제를 일으켜 이제 독일에서 다시는 하지 않는다"며, "IT나 자동차와 같은 좋은 기술을 많이 가진 한국이 50년 전의 과거지향 정책을 시행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사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단순히 4대강 사업의 공학적 평가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는 "강은 홍수 등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살아있는 시스템"임을 강조했다.

"강의 자갈과 모래가 사라지면 강의 생명체들에게 치명적인데, 인간에게 강의 생명을 죽일 권리가 있는가?"

이 질문이 베른하르트 교수가 공학자 관점을 떠나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었다. 

"살아있는 강의 시스템" 강조

그는 스스로의 전공분야를 기술적인 하천공학(technical river engineering)이 아닌 생태적 하천공학(ecological river engineering)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공학자이면서도 생태시스템의 관점에서 강을 이해하는 것이다. 베른하르트 교수가 4대강 현장을 다니면서 계속해서 강조한 것이 "living river system"이었다. 보 건설과 준설이 어떻게 전체 살아있는 살아있는 하천의 역동적인 시스템을 파괴하는지가 초점이었다.

  
남한강 이포대교 부근에 조성한 공원. 자연습지는 인공공원으로 바뀌고, 준설로 하천변은 직선화되었다.
ⓒ 녹색연합
이포보

12일 하루동안 베른하르트 교수가 많은 시간동안 살펴보았던 것이 이포대교 부근 하천변에 조성된 인공공원이었다. 자연습지가 파헤쳐지고 준설로 직선화된 모습에 베른하르트 교수는 "매우 충격적(very shocking)"이라는 느낌을 밝혔다. 얼마 전 4대강 사업본부의 차윤정씨가 "한국의 강은 수천년된 늙은 강이라서 준설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한 베른하르트 교수의 의견을 물었다.

"강에 쌓이는 것은 항상 새로운 것이다. 홍수로 인해 매년 새로운 모래가 쌓인다. 퇴적된 모래와 자갈은 강물과 함께 흘러간다. 강에 배를 띄우고 강물 속의 소리를 들어보면, 모래와 자갈이 굴러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낙동강의 준설현장에서 분노한 베른하르트 교수

강의 모래와 자갈의 가치에 대해 역설하는 베른하르트 교수와 함께 3억입방미터가 넘는 모래를 퍼낸 낙동강을 찾았다. 낙동강 조사는 내성천, 병산습지 등 아직 훼손되지 않은 한국의 강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영강, 내성천, 낙동강의 합수부를 보고 난 뒤 베른하르트 교수의 평가는 "국립공원감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런 자연 그대로의 강의 모습과 비교되어서였을까.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영강과 낙동강 합류부분에서 베른하르트 교수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에 게시된 홍보판의 공사 전후 비교사진을 보면서, "이런 자연상태의 강을 왜 준설하고, 왜 하상보호공을 설치하는 일을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격해진 감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덧붙인 말이 "이건 좋은 수업 소재(lecture material)이다." 아마도 4대강 사업이 해외 대학의 강의실에서 다루어지고, 그만큼 대통령의 바람대로 덕분에 한국이 국제적으로 더 유명해질 듯싶다.

  
낙동강의 지류인 영강을 조사중인 베른하르트 교수.
ⓒ 녹색연합
베른하르트


영강 둔치에는 거대한 모래산이 만들어져 있다.

"외국에서는 준설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 설사 공사 등의 필요때문에 일부 할 수는 있겠지만,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모래를 준설해서 왜 저렇게 쌓아놓은 것인가? 어쨌든 그러함에도 (일부 준설해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준설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다.(Nevertheless, dredging is totally wrong)."

준설토 적치장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한 말이다.

 "비가 오면 모래는 다시 쌓일 것이고, 준설은 매년 계속될 것이다. 끝낼 수 없는 사업. 시지푸스 신화와 같다."

  
낙동강 병성천 부근의 준설토 적치장. 하천변을 따라 모래산이 쌓여있다.
ⓒ 녹색연합
준설토

"Unbelievable"
 
준설만이 아니라 대형 보 건설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보 건설이 살아있는 강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파괴할 것을 경고했다. 14일 오전, 상주보를 찾았다. 지난 6월말 수문 앞 제방이 붕괴한 곳이다. 상주보 부근에는 시공사에서 설치한 공사 전후 사진이 설치되어 있었다. 공사 후 조감도를 보며, 베른하르트 교수는 "뭔가 믿기 어려운 모습(someting really unbelievable)"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4대강 현장 곳곳에서 사용한 표현 중에 가장 많이 쓴 것이 "unbelievable"이었다.
 
세계 곳곳의 강을 다녀본 전문가의 눈에 4대강사업은 믿기지 조차 않는 사업이었다. 상주보 건설 현장에서 공사관계자가 상주보에 관한 브리핑을 하였다. 10분 정도의 브리핑 직후 베른하르트 교수는 별다른 질문도 없이 주변 현장을 사진 촬영했다. 그러면서 혼자말처럼 한 말이 "저 관계자는 그냥 토목공학자이지 하천전문가는 아닌 것 같다." 그렇게 강에 대해 무지한 이들이 만드는 4대강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 것일까.
 
"이제 공사가 거의 끝난 상태에서 강은 이미 죽은 것 같다. 보가 완공되면 호수로 바뀐다. 물론 호수에도 물고기들이 산다. 하지만 호수와 강은 전적으로 다른 시스템이다. 살아있는 강 시스템은 매우 독특한 것이다. 물을 가두는 것은 문제만 일으킬 뿐이다."

  
상주보 부근에 설치된 안내판. 공사 이전 모래톱과 습지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 녹색연합
상주보


  
상주보 근처 홍보게시판. 공사 후 조감도이다. 모래톱과 습지는 사라지고 하천변은 인공공원으로 바뀌어 있다.
ⓒ 녹색연합
상주보



왜관철교 붕괴는 4대강사업 때문

베른하르트 교수는 4대강사업을 라인-다뉴브 운하보다 더 어리석은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이 어리석은 사업이 일으키는 폐해는 명확하다. 지난 6월 붕괴된 왜관철교가 그 사례다. 정부는 4대강사업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환경단체에서는 4대강 준설이 일으킨 인재라는 입장이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15일 현장조사단은 왜관철교 붕괴현장을 찾았다. 무너진 다리의 모습을 보자마자 베른하르트 교수는 "저것의 원인은 명확하다. 교각 아래 침식때문이다"고 말하면서, 그림을 그려가며 무너진 원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였다. "물살이 교각에 부딪히면 소용돌이가 생기면서 침식이 일어나게 되고, 상류쪽으로 교각은 쓰러지게 됩니다." 쓰러진 2번 교각아래는 준설하지 않아서 4대강사업과 무관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설사 부러진 교각 아래를 준설 안 했다해도 그 옆을 준설하면 침식은 발생하게 마련이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 대답이다.

  
왜관철교를 조사중인 베른하르트 교수 일행. 이곳에서 그는 그동안의 논란을 종식시키는 설명을 하였다.
ⓒ 녹색연합
왜관철교


  
왜관철교의 부러진 교각은 베른하르트 교수의 설명대로 물이 흘러오는 방향으로 넘어져 있다.
ⓒ 녹색연합
왜관철교



파괴된 강의 모습에 눈물 흘려

현장조사의 마지막 지점은 해평습지였다. 세계적 철새 도래지라는 홍보판이 무색하게 습지의 대부분은 준설로 사라진 상태였다. 교사는 홍보판에서 한 군데 잘못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철새도래지입니다(This is the wintering site.....'가 아니라 '철새도래지였다(This was ...)'로 바뀌어야 합니다."

사라진 습지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는 지적이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바닥에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4대강 사업으로 직강화된 하천과 제방의 모습을 그리며, 이것은 "운하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하천 복원도 아니고, 하천 정비도 아닌 하천 운하화입니다(not river-restoration, not river-regulation, but river-canalisation)."

  
창원에서 열린 "강의 눈물"공연 모습.
ⓒ 녹색연합
강의 눈물


  
"강의 눈물" 관람 직후 무대에 올라 인사하는 베른하르트 교수. 그는 눈물을 참느라 인사말을 잇지 못했다.
ⓒ 녹색연합
베른하르트


현장조사를 마치며 일행은 강가에서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는 노래를 불렀다. 독일 노학자의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사실 전날 저녁 창원에서는 "강의 눈물"이라는 공연이 있었다. 강의 죽음과 생명을 표현하는 바디페인팅 퍼포먼스였는데, 이 공연이 끝난 후 무대 위에 올라 인사말을 했다.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며칠 동안 한국의 강이 파괴된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눈물을 참느라 말을 잇지 못했다.

  
파헤쳐진 해평습지에 설치된 철새도래지 안내판. 베른하르트 교수는 "is"를 가리키며 "was"로 바뀌어야 된다고 지적했다. 철새도래지는 과거형이라는 것이다.
ⓒ 녹색연합
해평습지


한국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생전 처음 한국을 찾은 독일의 노학자를 눈물 짓게 했다. 그는 "제가 한국에 2년 늦게 온 것 같습니다"라며 그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동시에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복원을 위해 애써 주십시오. 그 첫걸음은 보의 수문을 닫지 않고 물이 흐르게 하는 것입니다."

막힌 강을 흐르게 하는 것, 바로 노교수의 눈물, 시민의 눈물, 그리고 강의 눈물을 멈추는 길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황인철은 녹색연합 4대강현장팀 소속입니다.




원문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13786&cmpt_cd=A0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