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게시날짜 : 2014-07-23 20:58:54
김무성은 새누리당 대표 경선의 시작과 끝을 우파 정권 재창출로 장식했다. 우파 정권이라니? 우파 이데올로그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지만 정가(政街)의 어법은 아니다. 정치인들은 좀 더 신중한 언어를 구사한다. 그가 다소 투박하고 낯선 이 구호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김무성이 지난해 재·보선으로 원내 복귀한 뒤 결성한 의원모임의 첫 토론 주제는 이념 갈등의 최전선에 있던 현대사 교과서 문제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좌파와의 역사 전쟁’을 선언,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두 번째 토론 주제는 ‘공권력 확립’. 이렇게 그는 이념적 대치 상황을 자기의 이념적 정체성 과시에 활용했다. 그런 다음 세 번째 토론 주제로 잡은 게 ‘고령화 사회’다. 요즘에는 양극화 해소를 강조한다. 여기서 우리는 김무성의 대권 전략을 읽을 수 있다.
우파 정권 재창출론을 여권의 의제로 띄워놓으면 당내 개혁성향의 경쟁자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 프레임은 우파인지 좌파인지 모호한 인물보다 확실한 우파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개혁 경쟁도 필요할 것이다. 그걸 위해 양극화 해소와 같이 시대정신에도 충실하다는 걸 자주 강조해야 한다. 그러면 우파이면서 우파 논리에 갇히지 않는 유연성 확장성을 지녔다는 평판을 들을 수 있다. 그게 우파 이념과 얼마나 충돌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건 호사가들의 관심사일 뿐이다. ‘소신 있다’ ‘개혁적이다’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취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그게 바로 보수와 혁신을 양손에 쥐는 ‘보수혁신’을 주창하는 배경일 것이다.
☞ ‘이대근의 단언컨대’ 팟캐스트 듣기
박근혜 정권에 실패의 징후가 뚜렷하고 그로 인해 우파 정권의 지속성이 도전받고 있지 않다면 재창출론은 고개를 들지 못했을 것이다. 야당에 비해 떨어지는 여권의 대선 후보 경쟁력, 민주화 이후 10년 집권을 넘기지 않는 정권 교체 주기도 주목해야 한다. 김무성은 박근혜 정권을 바로잡아 성공한 정권으로 만들고 그걸 토대로 우파 정권을 재창출하는, 즉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3단계 구상으로 이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것 같다. 방법은 당·청관계의 수평적 전환이다.
이건 대통령에게 쓴 약을 먹이는 일인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박근혜의 관점에서 그건 창으로 자기를 찌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무성의 관점에서 박근혜 정권은 재집권의 도구다. 정권이 성공하지 못해도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면 창으로 찌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가 정권 성공을 통한 재창출이라고 했지만 그건 바람직한 상태에 관한 표현일 뿐이다. 서청원에게는 박근혜가 전부겠지만 김무성에게는 아니다. 김무성의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이 아니다. 그러나 창을 쓴다면 당·청 갈등을 각오해야 한다. 당내 계파 싸움으로도 번질 것이다. 그러면 실정에 권력투쟁까지 하는 실패한 정권이 된다. 김무성은 당대표다.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 견제를 열심히 했다는 건 평가 항목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그는 기회를 잃을 것이다.
1인 통치의 특징은 임의성이다. 언제든지 마음 가는 대로 바꾸는 게 가능한 통치다. 국가 개조라 했다가 하루아침에 국가 혁신으로 바꾸는 즉흥성을 이미 목격했다. 갑자기 유턴하기, 급정거, 급발진이 가능한 통치 구조다. 이걸 수평적 관계나 쓴소리로 고쳐 쓴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서청원의 충정 어린 조언도 김무성이 하면 권력 투쟁이 된다. 그래서 김무성은 권력을 넘본다는 의심부터 씻어야 한다. 당분간 협력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김무성의 약점이다. 이건 대통령을 향해 창을 쓰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그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걸 뜻한다. 대통령이 부적격 판정을 받은 문화부 장관 임명을 강행할 때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는 “대통령 결정이니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창을 써야 할 때 방패를 들었지만 정작 대통령은 하루 만에 그 카드를 포기했다.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 것이다. 이 롤러코스터를 탈 없이 따라갈 자는 없다.
정권이 성공해도 마찬가지다. 성공한 박근혜는 배신한 김무성을 대통령으로 밀지 않을 것이다. 견제하면 정권내분으로, 협력하면 실패 정권과의 일체화로, 정권이 성공하면 박근혜의 견제로 김무성의 미래는 없다. 이 실패의 길을 벗어나야 한다. 이명박 정권 때의 박근혜가 그런 것처럼 그도 밖에 남아 박근혜 때를 묻히지 않아야 한다. 박근혜 보다 나은 정부를 꿈꾼다면 그래야 한다. ‘미션 임파서블’에도 반전이 있다. 풍우동주(風雨同舟)? 동화속에나 나오는 이야기다. 의리? 만화 같은 소리다. 경로이탈 해야 한다.
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7232058545&code=990100&nv=stand
김무성은 새누리당 대표 경선의 시작과 끝을 우파 정권 재창출로 장식했다. 우파 정권이라니? 우파 이데올로그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지만 정가(政街)의 어법은 아니다. 정치인들은 좀 더 신중한 언어를 구사한다. 그가 다소 투박하고 낯선 이 구호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파 정권 재창출론을 여권의 의제로 띄워놓으면 당내 개혁성향의 경쟁자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 프레임은 우파인지 좌파인지 모호한 인물보다 확실한 우파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개혁 경쟁도 필요할 것이다. 그걸 위해 양극화 해소와 같이 시대정신에도 충실하다는 걸 자주 강조해야 한다. 그러면 우파이면서 우파 논리에 갇히지 않는 유연성 확장성을 지녔다는 평판을 들을 수 있다. 그게 우파 이념과 얼마나 충돌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건 호사가들의 관심사일 뿐이다. ‘소신 있다’ ‘개혁적이다’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취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그게 바로 보수와 혁신을 양손에 쥐는 ‘보수혁신’을 주창하는 배경일 것이다.
박근혜 정권에 실패의 징후가 뚜렷하고 그로 인해 우파 정권의 지속성이 도전받고 있지 않다면 재창출론은 고개를 들지 못했을 것이다. 야당에 비해 떨어지는 여권의 대선 후보 경쟁력, 민주화 이후 10년 집권을 넘기지 않는 정권 교체 주기도 주목해야 한다. 김무성은 박근혜 정권을 바로잡아 성공한 정권으로 만들고 그걸 토대로 우파 정권을 재창출하는, 즉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3단계 구상으로 이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것 같다. 방법은 당·청관계의 수평적 전환이다.
이건 대통령에게 쓴 약을 먹이는 일인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박근혜의 관점에서 그건 창으로 자기를 찌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무성의 관점에서 박근혜 정권은 재집권의 도구다. 정권이 성공하지 못해도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면 창으로 찌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가 정권 성공을 통한 재창출이라고 했지만 그건 바람직한 상태에 관한 표현일 뿐이다. 서청원에게는 박근혜가 전부겠지만 김무성에게는 아니다. 김무성의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이 아니다. 그러나 창을 쓴다면 당·청 갈등을 각오해야 한다. 당내 계파 싸움으로도 번질 것이다. 그러면 실정에 권력투쟁까지 하는 실패한 정권이 된다. 김무성은 당대표다.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 견제를 열심히 했다는 건 평가 항목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그는 기회를 잃을 것이다.
1인 통치의 특징은 임의성이다. 언제든지 마음 가는 대로 바꾸는 게 가능한 통치다. 국가 개조라 했다가 하루아침에 국가 혁신으로 바꾸는 즉흥성을 이미 목격했다. 갑자기 유턴하기, 급정거, 급발진이 가능한 통치 구조다. 이걸 수평적 관계나 쓴소리로 고쳐 쓴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정권이 성공해도 마찬가지다. 성공한 박근혜는 배신한 김무성을 대통령으로 밀지 않을 것이다. 견제하면 정권내분으로, 협력하면 실패 정권과의 일체화로, 정권이 성공하면 박근혜의 견제로 김무성의 미래는 없다. 이 실패의 길을 벗어나야 한다. 이명박 정권 때의 박근혜가 그런 것처럼 그도 밖에 남아 박근혜 때를 묻히지 않아야 한다. 박근혜 보다 나은 정부를 꿈꾼다면 그래야 한다. ‘미션 임파서블’에도 반전이 있다. 풍우동주(風雨同舟)? 동화속에나 나오는 이야기다. 의리? 만화 같은 소리다. 경로이탈 해야 한다.
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7232058545&code=990100&nv=stand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