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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6일 화요일

전기료 올리던 날 “물가 잡자” 외친 장관들

세계일보 | 입력 2011.07.26 18:55


첫 물가관계 장관회의
생필품 10개 시·도 가격 공개 등…충격 완화용 대책들 소나기 발표


[세계일보]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된 26일 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장관급으로 격상된 물가관계부처 첫 회의였다. 13개 관계부처 장관 중 9명이 참석했다. 전례 없이 높은 출석률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오늘 회의에서 참석률이 높아진 것은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인 데다 마침 초미의 관심사인 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되는 날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두 차례 소집한 물가 관계장관회의에서 기관장의 출석률이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회의를 주재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마디로 '물가 난국'이라고 할 수 있다"며 서두부터 분위기를 다잡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송원영 기자
이날 회의에서는 각 부처가 물가관리방식을 선진화하도록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마련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경쟁적으로 발표했다. 여기에는 담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격 인하로 위반행위를 바로잡으면 과징금을 깎아주는 폭을 늘리기로 하는 방안, 공공요금과 외식비, 채소류 등 주요 서민물가 10개를 선정해 시·도별 비교표를 공개해 지역 간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아울러 바나나와 파인애플도 할당관세 품목에 추가하고 냉장돼지고기와 함께 9월 말까지 할당관세 물량을 무제한으로 늘리는 단기 대책도 발표됐다.

높은 출석률도 그렇고, 부처별로 하나씩 마련한 물가대책은 이날 전기요금 발표와 묘하게 대비됐다. 전기요금 인상의 충격을 완충하려는 속내가 읽힌다는 평들이 일각에서 나왔다. 전기요금 충격을 줄이려고 장관들이 대거 참석해 경쟁적으로 대책을 쏟아낸 게 아니냐는 세간의 해석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체 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기요금을 4.9%나 올리는 날 공교롭게도 각 부처 장관들이 그동안 잘 참석하지도 않던 물가회의에 모습을 드러내 기다렸다는 듯 물가대책을 쏟아낸 것은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얄팍한 수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혁 기자



원문 :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cluster_list.html?newsid=20110726185504408&clusterid=386066&clusternewsid=20110726185504408&p=segye&t__nil_economy=uptxt&nil_i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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