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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8일 월요일

[단독]김경준 “ MB 측, 대선 때 오지 마라 해…朴 측, 조기 입국”

원본게시날짜 :  입력 : 2012-10-08 03:00:12수정 : 2012-10-08 10:33:23

ㆍ자서전< BBK의 배신> 출간…2007년 대선 상황 밝혀

한때 이명박 대통령의 동업자였던 김경준씨(46)가 9일 이란 제목의 자서전(사진)을 출간한다.

김씨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입국을 막기 위해 이 대통령의 측근이 가족을 찾아와 거래를 시도했다고 책에서 밝혔다. 그가 “BBK의 실소유주는 이 대통령”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측에서는 당시 자신의 입국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BBK뿐만 아니라 다스의 실소유주도 이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BBK 사건에 연루돼 김씨는 징역 8년에 100억원의 벌금이 확정돼 현재 충남 천안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BBK 사건은 투자자문회사인 BBK가 주가조작을 통해 번 수백억원의 돈을 빼돌린 사건이다.


■ “박근혜 후보 측은 입국 추진”

경향신문이 7일 단독 입수한 책의 내용을 보면, 김씨는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현 정권에서 차관급 직위를 지낸 사람이 나의 가족을 찾아와 내가 국내로 가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거래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거래 성립을 위해 일본에서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만나는 것까지 논의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서 맞붙은 박근혜 후보(60) 측에서는 반대로 자신의 입국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혜훈 전 의원은 나의 가족과 몇 달 동안 수없이 통화하고 나의 조기 입국을 촉구했다”고 썼다. 그는 “내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구치소에서 인터뷰한 언론사 기자들도 이 전 의원의 소개로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2007년 2~3월쯤부터 박 후보 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박 후보 측에서 이 대통령의 비리를 조사하면서 유영하 변호사를 내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과 유변호사는 모두 친박근혜(친박)계 정치인이다.

이 전 의원은 “야권에서 4·11 총선 당시에도 똑같은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2007년 3월 초와 중순에 (김씨를 만나기 위해) 두 번 갔다”면서 “김씨가 억울하다고 해서 뭐가 억울한지 물었지만 구체적인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받아온 자료는 범죄인 인도청구서 사본 하나뿐”이라며 “김씨는 진실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 “다스도 이명박 대통령의 것”

김씨는 자서전에서 BBK뿐 아니라 다스도 이 대통령의 소유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현대그룹에서 일하던 1987년 경북 경주에 설립된 다스는 주로 현대자동차에 자동차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다. 그는 이 주장의 근거로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회장이나 (처남) 김재정 감사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다스의 최대주주는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 회장이다. 다스의 지분을 가장 많이 가졌던 사람은 김 감사이지만 2010년 그가 사망한 뒤 지분 일부가 이 대통령 부부가 설립한 청계재단으로 넘어갔다. 

당시 재산을 상속받은 김 감사의 부인 권영미씨가 시가 100억원에 달하는 지분 5%를 청계재단에 출연하자 그의 가족이 이 대통령의 재산을 차명관리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이 대통령의 외아들 시형씨(34)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과정에서 이 회장으로부터 6억원을 빌린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과 특검은 2007~2008년 수사를 통해 도곡동 땅 매각이나 다스 운영에 이 대통령이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결론냈다.

■ “못다 한 얘기 정권 바뀌면…”

김씨는 이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들었다는 다스와 관련된 비화도 털어놨다.

그는 “다스는 현대자동차에 자동차 시트를 만들어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조건이 ‘현대차 이외에 자동차 시트를 판매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삼성자동차에도 동일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그의 지시에 따라 김 전 기획관이 ‘다스#2’를 만들었다”며 “이 사실을 알게 된 현대차가 노발대발하면서 다스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협박해 ‘다스#2’는 물 건너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해 2월 스위스 비밀계좌에 보관하고 있던 돈 140억원을 다스에 송금한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이명박 대통령이 권력을 잡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 이야기 못한 부분들이 너무 많다”며 “다스에 140억원을 송금한 이유는 이 대통령의 직이 종결된 후에 밝히겠다”고 했다.

김씨는 이 책의 집필 동기에 대해 “나는 BBK 사건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었다”며 “단 한 번이라도 진실을 내 스스로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원문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0080300125&code=9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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