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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7일 월요일

새누리당, 외신에 ‘독재자의 딸’ 쓰지 마라

원본게시날짜 :  2012-12-16  18:27:02

대선날 당사 ‘취재 제한’ 조치 논란… “벌써 대통령 된 줄 알아”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새누리당이 외신기자들에게 '독재자의 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한국주재 외신기자들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외신기자들을 만나 박 후보를 '독재자의 딸'이 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표현할 것을 요청했다. 
 
외신기자들을 담당하는 박 후보 측 선대위 국제부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외신기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이와 같은 내용의 문서를 전달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일부 외신들이 부정적인 내용이 함축된 '독재자의 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며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표현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박 전 대통령이 국내외적으로 가장 훌륭한 한국의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조선일보, 국민일보, KBS의 2008년 여론조사를 인용했다. 또 새누리당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긍정적인 평가를 첨부한 후, 박 후보는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박 후보에 대한 설명을 열거한 후 "이같은 이유를 고려해서 '독재자'라는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 새누리당이 '독재자의 딸'이라는 표현의 자제를 요청하며 외신기자들에게 전달한 문서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신기자들은 박 전 대통령은 독재자가 맞다며 새누리당이 이 표현에 너무 집착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국 경제지인 이코노미스트의 다니엘 튜더 기자는 16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독재자라는 표현의 사용여부는 기자가 판단할 일"이라며 "군사정권의 장단점은 따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역사인식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일본 외신기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좋은 평가가 있는 것도 맞지만, 독재자인 것도 맞지 않느냐"며 "한국 언론에도 이렇게 (자제 요청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그런 내용의 문서를 전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국제부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독재자라는 표현을 자제해 달라는 메모를 전달한 적이 없다"며 "후보의 일정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새누리당의 외신기자 '취재 제한' 조치도 논란이 됐다. 새누리당은 대선 당일날 외신기자들의 당사 취재를 불허했다가 풀(Pool) 기자단 취재로 전환했다. 
 
  
▲ 새누리당이 지난 14일 외신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새누리당은 지난 14일 외신기자 300여명에게 단체 문자를 보내 "12월 19일 대통령 선거 당일, 외신사의 새누리당사 내부 취재는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불가능함을 알려드립니다. 많은 양해 바랍니다."라고 공지했다. 
 
그러나 외신기자들이 항의하자 새누리당은 곧 한국외신기자클럽(SFCC)와 협의를 통해 대표로 선정한 기자의 취재 내용을 나머지 기자들이 공유하는 풀 취재로 전환했다. 새누리당은 사진 기자 4명과 TV카메라 기자 3명의 자리를 외신에 확보해주기로 했다.  
 
외신기자들은 "대선을 취재하는 외신기자의 취재를 불허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경악된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신기자는 "문자를 받고 (박 후보가) '벌써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언론 취재를 오지말라는 건 오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이나 외빈이 왔을 때나 하는 풀 취재로 전환한 것도 웃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국제부 관계자는 "기자실이 좁아서 그런 문자를 보냈던 것"이라며 "조금 오해의 상황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같은 조치는 종합편성채널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시아 출신의 한 외신기자는 "종편이 많아지면서 TV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해서 외신 기자들을 배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원문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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