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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6일 화요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정부에 특별법 제정 촉구

원본게시날짜 :  2014-05-06 22:54:41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 요구
남은 실종자 가족 위해 ‘구조 촉구’ 집회도




▲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5일 오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가족을 잃은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정부의 투명한 사건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6일 정부가 진상조사를 하려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일부 유가족의 뜻에 따라 ‘특별법 제정’을 정부에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지난 3일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조문객들에 배포한 호소문에서 ‘특검’과 ‘청문회’를 요구했지만, 권한이 제한적이며 재발 방지 대책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선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유가족들은 수정 배포한 호소문에서 “전국 분향소 설치에 이런저런 햇빛 대안을 내놓고 생색을 내는 사고대책본부 및 관할 정부의 행태에 엄청난 사기극을 보는 것 같다”면서 “사고 첫날부터 회의와 브리핑만 하고 사진만 찍어대는 정부였지만 우리는 믿고 기다렸다. 그러나 현장에서 우리들이 두 눈 뜨고 보고 있어도 정부는 아무 것도 안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졸지에 유가족이 된 저희들에게 심리 지원이니, 생활안정 대책이니 언론에 유포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이들에게 나머지 애들을 수습하는 것은 뒷전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아이들을 버려두고 탈출해서 나타나지 않는 교사와 길 잃은 학부모들에게 위로조차 건네지 않고 책임 회피만 하는 단원고 교직원들을 보면 비통한 마음”이라면서 “동료를 잃고 제자들을 잃었는데 학교 정상화를 거론하는 교육청과 자신의 고유 업무를 망각한 교직원들에게 남은 아이들을 맡겨둘 수 없다”며 호소했다.
유가족들은 안산 합동분향소 앞에서 ‘제발 진실을 밝혀주세요’ ‘학생들이 죽어갈 때 교사들은 무얼 했나요’ ‘나약한 부모의 마음을 지켜주세요’ 등의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대책위는 지난 4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번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게 돼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사과한 것에 대해서 “5000만 국민이 있는데 박 대통령 국민은 국무위원뿐인가. 비공개 사과는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으며 실천과 실행 없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희생자 장례를 마친 일부 유가족들은 지난 1일 진도 팽목항을 다시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정부의 신속한 구조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유가족들은 이날 40인승 대형버스 5대를 타고 팽목항 가족대책본부 앞에 도착해 미리 준비한 피켓을 들고 정부의 늑장 구조를 규탄하고, 신속한 구조를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바다 속이 웬 말이냐. 어서 돌아와 다오’ ‘정부는 우리 아이들을 죽인 살인자’ ‘오늘은 부디 자식을 품에 안고 돌아가게 아이들을 찾아주세요’ ‘내 새끼들 살려내라’ ‘늑장대응 책임져라’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팽목항 주변을 돌았다.
다음은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 3일 정부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호소문 전문.
저희 아이를 보러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아이를 잃은 유가족입니다.
저희는 그나마 아이의 시신이라도 안아보고 보냈지만 아직도 아이를 만나게 해달라고 비통한 울음으로 진도에서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먼저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한 함께 희생당한 승무원들과 교사들 아르바이트생, 일반 승객들에게도 조의를 표하며 저희의 애절한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사고로 아이를 잃고 경황이 없는 중에 전 국민 장례축제처럼 전국 분향소 설치에 이런저런 햇빛대안을 내놓고 생색을 내는 사고대책본부 및 관할정부들의 행태에 엄청난 사기극을 보는 것 같아 자식 잃은 슬픔만을 나눌 수 있는 처지가 못됩니다.
사고 첫날부터 구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의만 하고 브리핑만 하고 사진만 찍어대는 이 정부를 저희는 믿고 기다렸습니다. 당시의 언론은 최선의 구조라고 했습니다.
현장에 저희 부모들이 두 눈 뜨고 보고 있었지만 아무 것도 안했습니다. 내 가족을 위해 일하러 나가고 꼬박꼬박 세금내고 정부를 믿고 있던 저희는 무력한 서민입니다.
자식을 잃은 엄청난 슬픔과 희생을 안겨주고 졸지에 유족이 된 저희들에게 심리 지원이니, 생활안정 대책이니 언론에 유포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이들은 나머지 애들을 수습하는 것은 뒷전이 되어버렸네요. 아직 못 찾은 시신도 있는데 …
오히려 유족끼리 위로하며, 진실 왜곡에 분노하는 국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미안하게 합니다.
동영상속의 내 천진한 아이들
“엄마아빠 사랑해요. 내 동생 어떡하지?”

“야~헬리콥터 보인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에 천진하게 “네”라고 대답하며 오히려 선생님을 걱정했던 내 새끼들!
저희는 동영상을 보며 피가 거꾸로 솟는 고통을 느꼈습니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여러분, 저희는 궁금합니다.
암초니 뭐니 하더니 선장을 제물로 내세우고, 과적이 문제라고 하시는데 대체 무엇 때문에 어른들을 믿고 기다리던 아이들을 구조하지 않고 카메라만 들이대고 언론플레이만 하셨는지…
그 아이들을 버려두고 탈출해서 나타나지 않는 선생과 길 잃은 학부모들에게 대안이나 위로조차 하지 않는 단원고 교직원들… 동료를 잃고 제자들을 잃었는데 학교 정상화를 거론하고, 저희는 아침마다 건강하게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며 비통하고 부러운 심정입니다.
재학 중인 아이들도 저희 아이들입니다. 저희는 아직도 학부모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고유 업무를 망각하고 책임회피만 하는 교직원들에게 남은 아이들을 맡겨두는 것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학교정상화는 되어야 합니다. 저희들이 항의하니 이제사 눈치 보며 진도로 향했다는 단원고 교직원. 저희는 믿을 게 없습니다. 제 아이들이 하늘에서나마 다 같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사고 진상 규명해주세요.
그럴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힘을 실어주세요. 저희는 시위하는 것이 아닙니다.
해수부 및 해경은 수사에서 빠져야 합니다. 엄중한 수사를 원합니다.
이 땅의 국민으로서 내 새끼를 잃은 유족으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아이들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리며, 국민이 주인이라는 말 지키십시오.
저희 아이들의 천진한 얼굴 하나하나 꼭 기억해 주십시오.
2014.5.3 단원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일동



원문 : http://www.womennews.co.kr/news/70912#.VA6bUXmwe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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