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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6일 수요일

‘전여옥 폭행’ 들끓던 언론, 박원순은 해프닝?

원본게시날짜 : 2011-11-16  11:04:19


[비평] ‘백색테러’ 방치하는 언론의 두 얼굴…동아일보-KBS, 폭력보도 ‘이중잣대’



“전여옥 의원 국회 안에서 피습”


동아일보 2009년 2월 28일자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폭행당한 법치>라는 제목으로 전여옥 의원이 눈에 안대를 한 채 병상에 누워 있는 사진기사도 곁들였다. 동아일보는 3면 전체를 털어서 관련 기사를 전했다.

메인 기사 제목은 <“이건 나라도 아니다”>라는 제목이다. <“국회 안에서 무자비한 폭행 믿기지 않아 대한민국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나” 울음>이라는 부제목을 곁들였다. 동료의원들에게 부축을 받는 전여옥 의원 사진을 내보냈다.



동아일보 2009년 2월28일자 1면.





동아일보 2009년 2월28일자 3면.


동아일보는 <대낮에 국회 안에서 국회의원이 테러당하는 나라>라는 사설을 내보냈다.

 
당시 언론은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국회 본청 복도에서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폭행을 당했다면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도 1면에 <국회의원이 국회서 집단폭행 당해>라는 기사를 내보냈지만 이날 1면 머리기사로 전여옥 의원 폭행 사건을 다룬 주요 신문은 동아일보가 유일했다.

동아일보가 왜 ‘전여옥 의원 폭행’ 사건을 부각시켰냐고 지적하려는 게 아니다. 동아일보 입장에서 국회의원이 당한 사건을 “이건 나라도 아니다”라는 제목을 뽑을 만큼 심각한 사건으로 바라보고 있다면 그 엄정한 잣대는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적어도 이념에 따라 폭력에 대한 비평의 태도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1년 11월 15일 민방위훈련이라는 공무수행 중에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여옥 의원이 국회 복도에서 폭행을 당한 것과 달리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무수행 현장에서 서울시 관계자와 기자들이 뻔히 보는 앞에서 폭행을 당했다.

전여옥 의원 폭행 사건에 대해 “이건 나라도 아니다”라는 제목을 뽑을 만큼 심각한 사건이라고 판단했고 1면과 3면 사설을 통해 보도할 내용이라면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무수행 중에 폭행을 당한 사건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한나라당 의원의 폭행은 엄정하게 대처해야 하고 야권 서울시장은 맞아도 된다는 단순 무식한 사고가 아니라면 잣대는 동등하게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동아일보의 11월 16일자 지면에서 1면은 물론 3면에도 사설에도 박원순 서울시장 폭행 얘기는 담기지 않았다.



동아일보 11월16일자 12면.


전여옥 의원 사례와 똑같은 편집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문제의 심각성을 담은 편집을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동아일보가 보도를 하기는 했다. 12면 사진기사를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관계자들이 멀뚱멀뚱 지켜보는 가운데 손찌검을 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을 뿐이다.

 
동아일보는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 동아일보가 사건 내용을 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목이 엉뚱했다. <박원순 “등록금 인하 대신 철폐투쟁 나서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고 이 기사 내용 중에 폭행 사건을 담았다.

동아일보는 “이회창 지지자인데 좌파 때문에 대선에 져서 억울했다” “좌파세력이 득세하고 있어 경고 차원에서 (박 시장을 폭행) 했다” 등의 폭행 당사자 얘기를 기사에 내보냈다. 전여옥 의원 사례처럼 폭행사건 자체에 대한 동아일보의 분노를 담은 내용은 기사에서 발견하기 어려웠다. 동아일보는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일까.

그나마 보도라도 한 동아일보는 다행인지도 모른다. KBS ‘뉴스9’를 보면 말문이 막힌다. 전여옥 의원 폭행 사건 당시 KBS는 2009년 2월 27일 <전여옥 의원 폭행 당해…민가협 ‘부인’> 2월 28일 <전여옥 의원 피의자 영장…민가협 강력 반발> <‘전여옥 폭행 사건’ 배경은?>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무수행 중에 폭행을 당했던 2011년 11월 15일 KBS ‘뉴스 9’에서는 관련 보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뉴스 사이에 꼭꼭 숨겨서 찾기 어려웠던 걸까. 설마 진짜로 보도를 안 한 것인가.

설마 공영방송 KBS가 서울시장이 공무수행 중에 폭행을 당한 사건을 보도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KBS는 언론 아닌가, 그것도 공영방송 아닌가.

아니었나….






원문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492

사진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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