耽讀 2011.07.08
지난해 10월 31일 이명박 대통령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온 나라가 'G20정상회의'에 몰두하고 있을 때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주변 가판대에는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세계지도를 바탕으로 청사초롱이 그려진 G20 홍보 포스터 7장에 검은색 스프레이를 이용해 '쥐그림'을 그린 이가 있으니 대학에서 현대문학론을 가르치는 박정수씨였습니다.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풍자'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국익을 위해 중요한 국제 행사를 앞두고 국격을 높이는 국가 홍보물을 더럽히는 것이 (시민의) 정상적인 사고라고 생각하기 어려운데다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그래도 경찰은 죄목을 '재물손괴'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정부 행사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 예방적 차원에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며 사건을 공안부에 배당했습니다.
법원,'쥐'는 대통령을 상징한다?
'공안부'는 한마디로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범죄, 선거사범, 노조 관련 범죄 따위를 수사하는 부서입니다. 박씨는 졸지에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범죄자가 되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어떤 풍자도 용납하지 않는 독재정권임을 스스로 증명한 것입니다. 독재정권 망령이 지배하는 이명박 정권을 보면서 누리꾼들은 "고양이 그리면 대통령 시해음모냐", "쥐가 아닌 호랑이를 그렸어도 그랬을까? 이래서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것", "G20 포스터에 쥐를 그렸다고 구속영장을 시키다니… MB와 그의 '충견'들이 스스로 G20을 수치스러운 행사로 격하시키 것"이라며 경찰과 검찰을 비판하고 조롱했습니다.
트위터
검찰은 박씨에게 징역 10월을 구형했고, 1심 법원은 지난 5월 13일 박씨에게는 벌금 200만원, 최씨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우리 헌법 22조는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무제한적인 기본권은 아니며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해야 하는 자체적 한계가 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판사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법원 스스로 '쥐'는 어느 특정인을 상징한다고 인정하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박씨는 특정인 곧 이명박 대통령을 상상하지 않았다고 하는 데 그만 "타인의 명예"라고 하는 바람에 사람들은 '쥐'하면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더 굳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법원은 아니라고 펄쩍 뛸 것입니다.
'2MB18nomA' 차단했다가 수많은 유사 계정 양산
그리고 트위터 계정인 '@2MB18NomA'가 지난 5월 12일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유해정보로 판정해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이명박 정권들어 비판 글을 썼다가 차단 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트위터 계정 자체가 차단 된 경우는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들어가면 아래 화면이 뜹니다.
하지만 이 차단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되어버렸으니 차단 사실이 알려지자 비슷한 계정이 봇물을 이루었습니다. 정말 한심하고 어리석은 자들입니다. 차단하면 그대로 끝날 줄 알았지만 트위터는 더 많은 계정을 양산했고, 이 대통령은 더 많은 욕을 먹게되었습니다.
@Amon81BM2 @2MBILLHYHL @2MBsee8nomA @see8nomMB
@18nomMB @18nomA2MB @2MBshefollowMe @2MB2SD18nomA
@Fucking2MB @2MB2c8nom @mb18jogatnnom @2MBDog18nomA
@MBnagara @mb2c8nom @MB2c8nomA @MB18nomA @JaeOhYi18nomA
@Sangsoo18nomA @5sehoon18nomA @2MB18nimA @'218nomA'등
쥐그림도 안 돼, 2MB18nomA도 안 돼 그럼 무엇이 될까요? 그런데 박씨보다 더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들은 아직도 떳떳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최측근인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이 6일 서울외신기자클럽이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간담회에 초청연사로 참석한 자리에서 여야의 경쟁적 복지예산 증액 요구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포크배럴'에 맞서 재정건전성을 복원하고 재정지출을 지속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등 재정규율을 확립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아래사진은 <다음이미지출처>





김영삼 "박정희 같은 놈", 홍준표 "노무현 성깔 때문에 갔다"
'포크배럴'(Pork barrel)이란 '돼지구유통'을 가리킵니다. 졸지어 국회의원들이 돼지구유통이 되어버렸습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춘양전을 "변사또가 춘향이 따먹는 것"이라고 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지난해 3월 서울청장 재임시절 기동부대 지휘관 특강에서 "노 전 대통령, 뭐 때문에 뛰어내렸습니까? 뛰어버린 바로 전날 계좌가 발견됐지 않습니까? 차명계좌가. 10만원짜리 수표가…그거 때문에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린 겁니다", "특검 하려고 그러니까 권양숙 여사가 민주당에 이야기를 해서 특검을 못하게 한 겁니다. 그 해봐야 다 드러나게 되니까"라는 발언을 했다가 지난해 8월 18일 노무현 대통령 유족측에게 명예훼선 혐의로 고소·고발 당했지만 아직도 검찰은 그를 조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을 "전두환보다 나쁘다"고 했고, 서거에 대해서는 "성깔때문에 갔다"고는 망발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한나라당 대표가 되었습니다. 명예훼손은 바로 이런 것이 명예훼손인데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아참 김영삼 전 대통령은 홍준표 원내대표가 상도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박정희 같은 쿠데타 한 놈들이니까"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박정희가 미워도 대통령을 지난 분이 '놈'이라면 비난하는 것은 망발입니다.
정말 한심한 일입니다. 정치인들은 자기 마음대로 떠벌립니다. 정치인 막말 전성시대입니다. 그리고 욕 좀 먹으면 끝입니다. 그런데도 검찰은 가만히 있습니다. 생각하면 쥐그림은 풍자이고, 정치인 막말은 명예훼손에 더 가까운 것인데 말입니다. 2MB18nomA도 차단한다면 정치인 막말도 차단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원문 : http://blog.daum.net/saenooree/16885396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