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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15일 목요일

민경욱앵커, 위키리크스 해명 "대선 정보? 세상이 모르고 있던 것 없다"

입력 : 2011-09-14  17:53:07   노출 : 2011.09.14  18:12:26

트위터에“취재 일부, 환영 술자리에서 얘기한게 문제 될까요?”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최근 공개된 위키리크스에서 미국측에 ‘대선 정보’를 전한 것으로 드러난 민경욱 KBS 앵커가 “대선 정보를 전달했다고 하는데 제가 이야기한 것 가운데 세상이 모르고 있던 것은 없습니다”라며 “다큐의 취재과정의 일부를 한국에 온 걸 환영한다고 만난 술자리에서 얘기한 게 문제가 될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민경욱 앵커는 14일 오후 5시30분께 본인의 트위터(@minkyungwook)에 이같이 밝히고,“그 문건에 있는 글들은 제가 미국 워싱턴 특파원을 할 때 이웃에 살던 사람이 주한 미국 대사관 직원으로 와있다가 제가 특파원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환영식을 해준다고 해서 나가서 나눈 얘깁니다”라고 밝혔다.

민경욱 앵커는 “그 친구는 미국 사람이었고 한국 사람과 결혼을 한 사람이었고, 당시 미국에 함께 와계셨던 저희 부모님의 친구분의 미국인 사위”였고 “그 당시 저는 대선 당선자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 민경욱 KBS앵커 트위터. @minkyungwook



민 앵커는 “저는 이 후보, 두 후배는 정동영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다큐를 만들고 있었습니다”라며 “여의도에서 밥을 먹고 맥주를 한 잔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제가 당시에 하고 있던 일에 대해서 화제가 옮아갔고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한 것들”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민 앵커는 또 “당선자를 위한 다큐니까 당선자의 공과를 살피지만 축하하는 분위기의 다큐”라며 “그 때 저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욕하는 분이 없었습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민 앵커는 미디어오늘 보도를 인용한 뷰스앤뉴스 기사 제목 <KBS 앵커 "MB는 매우 깨끗한 사람">을 염두에 둔 듯 “일부 언론에서 제목으로 뽑은 표현은 과해도 너무 과합니다”라며 “‘깨끗하다’는 것도 본문을 보시면 알지만 제가 한 달 동안 취재를 하면서 만났던 이명박 후보의 지인들의 말을 옮긴 겁니다”라며 “전문을 잘 읽어보시면 이 후보에 대한 저의 비판적인 견해도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위키리크스에 기록된 내용에 대해서도 “그들은 기자가 아닙니다”라며 “아마 자신이 아는 부분, 자신이 조사한 부분을 저의 이야기와 얼기설기 엮은 것 같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똑같은 얘기를 거듭하진 않겠습니다만 여러분께서 궁금해하시는 새로운 관점이 있으면 성심성의껏 대답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 앵커는 취재 내용 일부를 방송 전에 미대사관 관계자에게 전달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일상적인 상황에서 상식적인 내용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내비친 셈이다. 그러나 방송 전에 취재 및 방송 내용을 외부인에게 상세히 알려주는 것이 취재 윤리 등의 차원에서 적절한지는 논란의 대상이다.

지난 2003년 9월1일 제정된 KBS 윤리강령 1조 2항에 따르면, "KBS인은 본인 또는 취재원·출연자의 개인적인 목적에 영합하는 취재·제작 활동을 하지 않으며, 취재·제작 중에 취득한 정보는 프로그램을 위해서만 사용한다"고 나와 있다. 또 윤리강령은 "KBS인은 공영방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취재·보도·제작의 전 과정에서 여타 언론인보다 더욱 엄격한 직업 윤리와 도덕적 청렴이 요구된다"고 적시돼 있다.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는 이날 본인의 트위터(@sonkiza)에서 “해명과 위키릭스 전문을 모두 봤는데, 이것만으로 민 앵커가 큰 잘못이 있는 양 몰아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그의 생각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가 미국 대사관 직원을 만나서 자기 견해를 얘기한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지 않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허재현 한겨레 기자는 본인의 트위터(@welovehani)에서 “민경욱 KBS 앵커가 2007 대선 전 이명박 후보 관련 정보를 미 대사관에 몰래 전달해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라며 “기자가 미국 스파이입니까?”라고 밝혔다.

국내 팔로워수 순 상위 천명의 트윗을 통계내 1시간 간격으로 발표하는 ‘이순간 트윗 단어’(@issuenow)에서 오후 6시 현재 상위 검색 단어 1위부터 5위는 ‘앵커’, ‘미국’, ‘MB’, ‘KBS’, ‘민경욱’으로 나올 정도로 트위터에서 민경욱 앵커 관련 논란이 뜨거운 상황이다. 

한편,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가 최근 공개한 미국 국무부의 지난 2007년 12월17일자 비밀 전문<이명박 실용주의, 수줍음>(LEE MYUNG-BAK PRAGMATIC, SHY)을 분석한 결과, 민경욱 앵커(당시 뉴스편집부 기자)는 당시 12월20일 방송 예정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다큐 관련 취재 내용을 미대사관측에 상세히 소개했다.<관련 기사, KBS 임원-앵커, 미대사관에 '대선 정보' 건넸다>

미디어오늘 첫 보도 이후 관련 논란이 커지자 민 앵커는 이날 오후 트위터에 해명을 했다. 미국측에 또 다른 ‘대선 정보’를 전달한 고대영 보도본부장은 현재까지 개인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원문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7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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