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게시날짜 : 2012.02.10 03:11
당국 공개 경고 안 먹혀 - 문재인株로 떠오른 바른손
"미스터리예요. 대체 CNK는 왜 이렇게 오르는 걸까요." 9일 오전 인터넷으로 증권 시황을 확인하던 한 금융감독원 직원이 한숨을 쉬었다.
금융 당국이 이른바 '테마주'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조치권(사건 개요만 확인하고 곧바로 수사 의뢰하는 것)을 발동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지만 경고가 먹히지 않고 있다. 일부 종목은 당국이 공개적으로 테마주라고 '낙인'을 찍었지만 이를 비웃듯 연일 큰 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테마주를 퍼뜨리는 작전 세력을 걸러내겠다는 금감원 조사도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다.
◇당국의 엄포에도 계속 상한가
공개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대표적인 종목은 CNK다. 감사원과 금융 당국 발표로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매장량이 현저하게 과장됐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CNK는 최근 상한가 행진 중이다.
CNK는 감사원 발표가 나온 지난달 26일을 전후해 8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지난달 31일 2505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달 들어 7거래일 중 네 번 상한가를 기록했다. 9일은 4.1% 떨어졌지만, 4550원을 기록해 지난달 31일보다 81.6% 급등한 것이다. 감사원 발표 전후해 뚝 끊겼던 거래량도 이달 들어 하루 1000만주를 넘나든다. 증권가는 CNK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타는 것을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인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CNK는 투자 위험이 크다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혔는데도 다이아몬드가 있다고 확신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은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관련된 테마주로 떠오른 바른손 역시 한국거래소가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했지만, 상승세가 그칠 줄 모른다. 바른손은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1000원대에서 맴돌았지만, 무섭게 치고 오르더니 지난 8일 1만원대를 돌파했다. 문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이 이 회사의 법률 고문을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표적인 테마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바른손은 작년 4~9월 사이 64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저조한 실적이 주가에는 전혀 영향을 못 미치는 셈이다.
바른손과 같은 투자 경고 종목은 원래 한 달에 10개 미만만 지정됐지만,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에는 매달 13~15개 수준으로 늘었다. 올 들어서는 지난 1월 19개가 지정됐다. 김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선을 앞두고는 주식시장이 꺾인 적이 거의 없다는 학습 효과가 있어 테마주를 찾는 투자자 행렬이 줄어들 것 같지 않다"며 "특히 이번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다는 점에서 주식에 투자하려는 대기 자금이 과거 대선 때보다 많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 조사는 제자리걸음
문제는 금감원의 테마주 조사가 큰 진척이 없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테마주의 진원지로 지목된 유사 투자자문사들에 뚜렷한 혐의를 씌우기가 어려워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마주 리스트와 관련 종목 보고서를 만들어 투자자에게 공급해온 I사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적이 없고 언론 보도를 정리한 수준"이라고 금감원에 해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증 결과 I사가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퍼뜨렸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검찰에 고발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테마주 거래가 두드러지게 많은 증권사를 가려내 특별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계를 내봤지만, 특별히 혐의점을 둘 만한 증권사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테마주 작전 세력을 당국이 제대로 단속하기 어렵다는 불신감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테마주는 앞으로도 춤을 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정치인 테마주에 대해서는 거래소가 해당 기업에 정치인과 어떤 사이인지를 공시하도록 요구해서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테마주에 투자한 개인들은 '나는 손해 안 보고 빠져나올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작전 세력이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정리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원문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2/09/2012020902687.html
당국 공개 경고 안 먹혀 - 문재인株로 떠오른 바른손
1000원대에서 맴돌다가 한달여 만에 1만원대 돌파
개미들끼리 폭탄 돌리기 - 작전세력 조사 제자리걸음
소문에 혹한 투자자 몰려… 한꺼번에 물량 빠지면 낭패
기업에 정치인과 관계 공시하도록 요구해야
"미스터리예요. 대체 CNK는 왜 이렇게 오르는 걸까요." 9일 오전 인터넷으로 증권 시황을 확인하던 한 금융감독원 직원이 한숨을 쉬었다.금융 당국이 이른바 '테마주'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조치권(사건 개요만 확인하고 곧바로 수사 의뢰하는 것)을 발동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지만 경고가 먹히지 않고 있다. 일부 종목은 당국이 공개적으로 테마주라고 '낙인'을 찍었지만 이를 비웃듯 연일 큰 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테마주를 퍼뜨리는 작전 세력을 걸러내겠다는 금감원 조사도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다.
◇당국의 엄포에도 계속 상한가
공개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대표적인 종목은 CNK다. 감사원과 금융 당국 발표로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매장량이 현저하게 과장됐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CNK는 최근 상한가 행진 중이다.
CNK는 감사원 발표가 나온 지난달 26일을 전후해 8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지난달 31일 2505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달 들어 7거래일 중 네 번 상한가를 기록했다. 9일은 4.1% 떨어졌지만, 4550원을 기록해 지난달 31일보다 81.6% 급등한 것이다. 감사원 발표 전후해 뚝 끊겼던 거래량도 이달 들어 하루 1000만주를 넘나든다. 증권가는 CNK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타는 것을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관련된 테마주로 떠오른 바른손 역시 한국거래소가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했지만, 상승세가 그칠 줄 모른다. 바른손은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1000원대에서 맴돌았지만, 무섭게 치고 오르더니 지난 8일 1만원대를 돌파했다. 문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이 이 회사의 법률 고문을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표적인 테마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바른손은 작년 4~9월 사이 64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저조한 실적이 주가에는 전혀 영향을 못 미치는 셈이다.
바른손과 같은 투자 경고 종목은 원래 한 달에 10개 미만만 지정됐지만,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에는 매달 13~15개 수준으로 늘었다. 올 들어서는 지난 1월 19개가 지정됐다. 김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선을 앞두고는 주식시장이 꺾인 적이 거의 없다는 학습 효과가 있어 테마주를 찾는 투자자 행렬이 줄어들 것 같지 않다"며 "특히 이번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다는 점에서 주식에 투자하려는 대기 자금이 과거 대선 때보다 많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 조사는 제자리걸음
문제는 금감원의 테마주 조사가 큰 진척이 없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테마주의 진원지로 지목된 유사 투자자문사들에 뚜렷한 혐의를 씌우기가 어려워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마주 리스트와 관련 종목 보고서를 만들어 투자자에게 공급해온 I사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적이 없고 언론 보도를 정리한 수준"이라고 금감원에 해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증 결과 I사가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퍼뜨렸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검찰에 고발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테마주 거래가 두드러지게 많은 증권사를 가려내 특별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계를 내봤지만, 특별히 혐의점을 둘 만한 증권사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테마주 작전 세력을 당국이 제대로 단속하기 어렵다는 불신감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테마주는 앞으로도 춤을 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정치인 테마주에 대해서는 거래소가 해당 기업에 정치인과 어떤 사이인지를 공시하도록 요구해서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테마주에 투자한 개인들은 '나는 손해 안 보고 빠져나올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작전 세력이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정리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원문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2/09/20120209026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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