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2012년 2월 10일 금요일

대통령 곁에는 거짓말쟁이들 밖에 없다

원본게시날짜 :  2012-02-09  21:32:12 

[미디어창] 고명진씨, 당신의 용기를 지지합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마침내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그 사퇴의 이면에는 동아일보 2012년 2월9일자에 실린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비서 고명진씨 ‘고백의 글’이 있었다는 지적에 내용을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검찰에서의 거짓 진술한 내용을 번복하고 ‘진실을 그대로 진술했다’고 합니다.

고씨가 정성스레 정리한 내용을 하나씩 확인하면서 ‘진실을 밝혀야만 하는 입장의 고민과 갈등, 용기’가 먼저 생각났습니다. 한편으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력을 꿈꾸는 준비 안 된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간과돼서도 안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저는 고씨가 비록 불법자금 전달 등에 연루된 범죄행위 혐의를 받고 있지만 국민과 진실을 위해 용기있는 결단을 한데 대해 지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는 “초심을 지키지 못하고 무너져버린 나약함과 한때 모셨던 주인을 물어뜯은 배신자가 되어야 했던 죄책감은 내가 평생 치러야 할 죗값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처절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진실을 고백하면 자신의 모신 국회의장의 거짓말을 반박하는 결과가 되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는 스스로 “이번 일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지쳤다. 나의 첫 직장이자 12년 동안 일했던 국회를 떠나려 한다”고 썼습니다. 양심적으로 일하기에는 한국의 국회, 국회의원과 그 보좌직이 어려웠던가 봅니다. 과거에는 적당한 거짓말, 진실 흐리기 등이 가능했지만 점점 어려워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도 거짓말하는 국회의원, 청와대 수석들이 있지만 이들의 종착역은 모두가 알고 있는 곳입니다. 양심적인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 더구나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윗선으로부터 지시에 따라 거짓 진술을 한다는 것은 인간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박 전 의장은 국회의장 사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검찰에서도 국회의장을 내려놨기 때문에 수사하기가 좀 더 홀가분한 입장인만큼 제대로 수사한다면 진실은 금방 밝혀질 것입니다.

심각한 문제는 김효재 대통령 정무수석의 행태입니다. 고씨는 고승덕 의원으로부터 300만 원을 돌려받은 뒤 이 사실을 2008년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현 대통령 정무수석에게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씨는 김 정무수석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에 전달한 ‘고백의 글’ 첫머리에는 “책임 있는 분이 자기가 가진 권력과 아랫사람의 희생만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그분이 처음에 고 의원에 대해 ‘일면식도 없다’고 거짓 해명을 하면서 여기까지 일이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김 수석은 이미 300만원 자금 전달의 배후로 지목됐지만 ‘절대 아니다’고 수차례 도리질을 했습니다. 물론 고씨의 고백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법적 책임 공방이 끝난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점점 거짓말쟁이로 드러나고 있는 청와대 정무수석의 언행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범죄행위에 연루된 것만으로도 국정을 수행하는데 부담을 가질 수 있는 김 정무수석을 계속 그 자리에 둔다는 것도 이명박 대통령의 윤리의식을 의심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고씨의 고백으로 김 수석의 검찰행은 불가피해졌습니다. 그의 사퇴도 시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수사결과는 이미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국민을 향해 이토록 뻔뻔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아랫 사람의 입을 비틀어 진실을 조작할 수 있다고 믿는 자를 대통령의 수석으로 끝까지 잡아두고 있는 대통령은 또 무엇입니까. 수석의 대통령인지, 국민의 대통령인지 납득하기 힘듭니다.

또 다른 부끄러운 언론인 출신 김 수석의 거짓말은 많은 국민을 혼란에 빠트렸습니다. 진실도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까짓 돈 300만원 때문에 김 수석이 무슨 큰 법적 책임을 지겠습니까. 그러나 대통령 곁에 적어도 이런 거짓말쟁이들이 진을 치고 있다는 것은 국가의 불행입니다.

고씨의 고백이 전국회의장이나 정무수석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리가 되겠지만 국민에게는 모처럼 진실을 밝혀주는 희망의 소리입니다. 고씨의 재기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4월 총선의 선량이 되고자하는 예비 정치인들에게 ‘거짓말 정치인의 말로’가 어떤가를 체험하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대통령이 거짓말쟁이를 좋아하면 거짓말쟁이는 대통령을 조롱거리로 만들어버립니다.


원문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271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