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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0일 금요일

[정진호]MB정부와 거짓말 정부

원본게시날짜 :  2012.02.09. 목 19:22 입력


[정진호기자] 많은 미국인들은 지금도 좋아하는 대통령 중 하나로 레이건 전 대통령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고인이 된 그는 영화배우 출신답게 수려한 외모와 화술로 국민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는 국민과의 소통에서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는 몇 안되는 대통령이기도 했다. 그는 매주 토요일 주례 연설을 했고, 국민들도 그의 말을 신뢰했다.

'제2의 레이건'으로 남길 바랬던 조지 부시 대통령도 토요일 아침마다 주례 연설을 했다. 하지만 부시 정권은 일찍 찾아온 '레임덕'으로 말년까지 고생을 했다. 이라크 전쟁, 리크게이트 사건,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응 실패, '텍사스 사단'의 정실 인사 등 때마다 말을 바꾸는 부시 정권을 국민들은 '거짓말 정권'이라며 도덕적으로 신뢰하지 않았다.

집권 말년차에 접어든 요즘 MB정부를 보면 '거짓말 정부'라는 국민적 지탄에 빠질만 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작년 9월 저축은행 비리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 CNK 주가조작에 연루된 박영준 전 차관, 측근비리로 최근 낙마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까지 MB정부 실세들의 말로가 참담하기 그지없다.

특히, 한 나라의 의회권력을 상징하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할 박희태 국회의장은 9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하는 험한 꼴까지 보였다.

무엇보다 국민들을 더욱 낙담케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아야 할 자리에 있는 이들 중에서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려고 했던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현실 그 자체다.

처음엔 '모르쇠'로 일관하며 아랫 사람들을 사지로 내몰다, 궁지에 몰리자 뒤늦게 사퇴의 변을 내뱉으며 '모든 책임을 안고 가겠다'는 아리송한 한 마디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꼼수를 부리려 한다.

더구나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박희태 캠프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고승덕 의원과는 '일면식도 없다'고 했다가 검찰조사로 '윗선'의 실체로 들통이 날 처지에 몰렸다.

과연 MB정부와 정치권이 '서민을 내몰고 골목상권까지 장악한다'며 대기업들에게 훈계하고 손가락질을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대기업들의 눈에는 과거 때마다 손 벌리며 멋쩍게 웃던 정치인들이 '우리가 언제 그랬냐'는 듯 안면을 싹 바꾸는 요즘 모습이 더 치졸하고 혐오스럽게 느껴질만 하다. 국민들 역시, 이런 형국을 놓고 '청와대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소리를 절로 할 법하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500만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출범한 MB정권은 정권 초부터 자신감이 넘쳐났다. 그만큼 자신들을 지지하는 정치적 자본을 믿고 거칠 것이 없었다. 그러나, 4년이 훌쩍 흐른 지금 이러한 자만심은 오히려 스스로에게 독이 된 듯 싶다.

머리를 숙인 MB정권 실세들의 모습 속에 과거 수 많은 권력자들과 추종자들이 거짓말과 요설을 일삼다 참담한 말로를 맞은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은 왜일까.

집권 여당이 당명까지 바꾸며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고 몸부림 치고 있다. 하지만 MB정권은 국민들의 기억 속에 '거짓말 정부'로 남을 운명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원문 : http://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635867&g_menu=0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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